올 여름은 정말 짧았습니다.
8월 2일 부터 9일까지 8일 동안을 두꺼운 옷을 입고 다녔어요.
1일 부터 10일까지 연수를 위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가장 궁금한게 무엇이었는지 아나요?
우리 까페였어요. 모두들 평안한지 어떤 친구들의 소식이 있는지 어떤 삶의 모습들이 올라와 있는지...
모두들 여전히 행복하고 건강하죠?
뉴우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학교에 가서 그들의 수업장면도 보고 교사들과 이야기도 해보고 아이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럽더군요. 그들의 교육현실이.
물론 그들은 우수하고 우린 열등하다는 얘긴 절대로 아니고.
한교실에 3명의 교사가 들어가 있고 아이들은 불과 15명내지 20명.
교사에게 주어지는 교육과정에 대한 재량권하며(그들은 교과서가 없음)
교장 선생님도 수업을 하시고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고
자유스러운 가운데 지켜지는 질서하며...
그래도 교육과정이나 교육 방법(실천 여건이 문제이긴 하지만)면에서만은 우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우린 아직은 투자면에서(인적 자원) 부족하고 또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그리고 알고 있는 것도 적용할 수 없다는 현실.
그러나 우리도 가까운 시간 안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육 현장을 만들 수 있으리란 기대만은 가지고 왔습니다.
첫날과 둘째날의 일정들만 올려볼께요. 셋째날부터는 시간이 없어 정리를 못했거든요.
시간이 있으시면 읽어보시고 그리고 소감도 주시면 더욱 고맙겠고...
축복 받은 땅 뉴우질랜드여!
-첫날에서 둘째날-
대전석교초등학교 교사 성열순
길위에 빨간 물고추가 곱다. 어느새 고추 말릴 때가 되었네? 계절에 너무 무심하게 사는 나를 발견하곤 슬며시 웃어버린다. 걸음을 재촉하여 예정 시간보다 훨씬 빨리 집합 장소에 도착했다. 옛날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수학 여행을 기다리던 설레임 그대로를 안고 우리의 연수 여행은 8월 1일 오후 2시 10분 시교육청에서 출발되었다. 인천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리며 가이드는 숙련된 말솜씨로 여행 중의 주의사항을 얘기한다.
3쾌 즉 쾌식 쾌면 쾌변이 중요하다고, 이어 과장님 말씀 "지구 상에서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히는 나라를 가고있고 연수 주제인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교육」「환경교육 프로그램 및 실천사례조사」를 위한 여행인 만큼 개인관리를 잘 해서 멋있는 연수여행이 되도록 해 달라"는 말씀으로 여행준비는 완료 되었다.
날이 뜨겁고 후덥지근하더니 기어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창에 부딪쳐 흘러 내리는 빗물에 비춰지는 두고 온 그리운 얼굴들...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지만 많이 보고 느끼고 체 험하고 돌아와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할 밖에...
차창너머 멀리 산자락과 사이사이로 피어오르는 구름들이 한 폭의 한국화를 연출해 준다.
인천공항! 저녁 8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우리는 한국을 떠났다. 커다란 설레임과 기대를 가슴에 안고. 밤 새워 긴 시간 비행하는 동안 불편한 대로 눈을 붙이고 나니 아침이었다. 기내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세계 지도 태평양 가운데 작은 점으로 그려져 있는 피지 난디 공항에 도착해 한시간 쯤 공항에 머물렀다. 환상의 섬이라 불리는, 원시의 아름다움이 고 스란히 남아있다는 남국의 섬 피지는 '남태평양의 십자로'라 불리울 만큼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남태평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단다. 우리를 반기는 판매원들의 까만 얼굴에, 하얀 이, 까만 곱슬머리가 이국땅임을 실감케 한다. 의사 소통이 안되면 어쩌나 조금쯤 두려움을 가지고 공항에 들어섰는데, 이 까만 사람들이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우리와 모습이 다른 사람들이 우리말을 하는 것이 매우 신기하고 조금은 우쭐하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나 외국어를 배우기에 바빴으니까. 뿐만 아니라 매우 친절한데다 선망의 눈으 로(느낌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를 바라보며 "예뻐요, 담배" 등 간단한 말을 쉽게 구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얼마나 한국 여행객이 많은지를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제 적인 위치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우리들 옆으로 어느 피지의 뚱뚱하고 작달막한 젊은 부부가 아기를 유모 차에 태우고 다가왔다. 들여다 보니 까만 피부에 커다란 눈이 너무 예뻤다. 애기가 매우 귀엽다고 말해 주었더니 엄마가 5개월 되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피부색깔에 관계없는게 모성애인가 보다.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승무원에게 창가 쪽 빈자리를 부탁했다. 어제는 가운데 좌석이라서 전혀 창 밖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열심히 잠을 청했었으므로...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마침내 창가 쪽 좌석을 찾았고 자리를 옮겨 앉았다 비행기는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저만큼 아래로 방금 전까지 잠시 머물렀던 피지라는 조그만 땅에 남국 특유의 식물들과 낮으막한 집들이 공항주변에 보이고 벗겨진 채로 낮으막한 산들 이 보인다.
비행기는 구름보다 더 높이 올라갔다.
아래로 보이는 구름들이 햇빛을 받아 마치 하얀 설국처럼 보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하얀 나라, 슈크림으로 빚어 놓은 예술품, 동화 속의 헨델과 그레델이 무척이나 좋아 했을 그런 나라. 어찌 인간이 이 아름다운 하나님의 신비를 모방할 수 있을까? 옛날 이야기 꾼들은 이렇게 신비로운 하늘 나라를 알고 이야기를 썼을까? 창밖으로 보이는 비행기 옆 날 개가 정지한 듯 싶다. 여기가 곧 천국인가? 사랑하는 나무꾼을 두고도 하늘로 올라간 선녀 를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내가 지금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니까.
웅녀를 취해 단군왕검을 낳은 천자, 그리고 천황이 어디엔가 있을 듯하다.
예쁜 목소리의 승무원이 30분후 오클랜드에 도착할 예정이란 안내 방송을 한다. 구름 아래 로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바다만 있는 것보단 섬이 그리고 육지가 있어주는 편이 바 다를 훨씬 서정적이게 한다. 음양의 이치일까?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구는 기독교인의 하나 님께서 6일 동안 지구를 만드시고 충분히 만족해하시며 하루를 쉬셨다는 만큼 지구는 아름 다웠다. 꿈의 땅 설레임 속에 기대하던 땅에 내리려 한다. 햇빛이 너무 좋다. 이제 구름이 하늘로 올라갔다. 햇빛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한다. 한방울의 물까지도
8월 2일 오후2시 12분. 오클랜드 공항! 가방을 끌고 환영홀로 나오니 현지 가이드가 기다 리고 있었다. 출입문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은 춥다는 느낌이 전혀 없어 망설이다 두꺼운 상의를 꺼내 입고 가이드를 따라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랐다. 우린 처음 일정 이 시작되는 로토로아로 출발했다.
차창밖으로 보여지는 풍경 모두가 진기한 풍경들이었다. 겨울인데도 팬지꽃이 피어있고 풀들이 파랗다. 여기의 겨울은 우리의 겨울처럼 얼어붙는 겨울은 아니란다. 계속 보여지는 초지위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양,젖소,말의 모습이, 가끔씩 보여지는 담이 없는 하얀 나무로 지어진 집들이 어린 시절 즐겨읽던 동화 속의 그림같다.
가이드의 이야기.
뉴우질랜드는 별명이 푸른색 일색이라서 초질랜드라고 한단다. 원주민은 마오리라고 하는 데 이 나라는 영어와 마오리 말을 같이 쓰고 있고 마오리는 문자가 없어 영어로 소리를 표 기해서 쓴단다. 마오리들은 인사를 "기아오라" 하면서 코를 두 번 상대방과 부딪친다고. 세 번 부딪치면 결혼하자는 뜻이란다. 또 여기서 들을 수 없는 두가지 소리는 '자동차 크락숀 소리'와 '큰소리'라고- 큰소리를 내는 사람은 합리성이 없는 사람이라서- 한다. 가장 잊혀 지지 않는 이야기는 이 나라는 여인 천하라는데 이유인즉 총독이 여자이고 장관도 여자이고 거기다 이혼을 하게 되면 양육권이 엄마에게 있음은 물론 모든 재산도 여자에게 주게 되어 있단다. 여성의 참정권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정이 되었을 만큼 여성의 권리가 마음껏 보장되는 나라! 하고 싶은 말은 단 한마디 "부럽다."
로토로아에 들어서자 짙은 유황냄새가 진동을 한다. 명실공히 온천도시답다. 여기저기서 김이 연기처럼 펑펑 솟아오른다. 한식집에 가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몇끼를 기내식 으로 때운 탓인지 절실하게 김치가, 된장국이 먹고 싶었는데 김치는 그런대로 괜찮고 된장 국은 버터 냄새 때문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대로 불고기도 맛있고 괜찮은 식사 였다. 식사후에 호텔로 가서 체크 인 하고 폴리네시안 온천욕을 하러 나왔다. 하늘을 올려 다 보니 둥근달이 높이 떠있다. 우리 집에서도 보던 낮익은 달, 달위로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겹쳐진다.
온천욕장은 노천탕이었다. 달빛 아래 물속에 있으니 우리 모두 선녀 같았다. 옷을 잘 두고 올걸 그랬네? 혹 나무꾼이 있을지 모르는데... 아, 나무꾼도 모두 물속에 있지?
잠을 청해보았으나 잠을 이룰 수 없어 호텔 로비에 내려오니 일행 여러분들이 내려와 계셔 서 맥주 한잔으로 집 떠난 쓸쓸함을 달래고 호텔앞 호수가를 선배 선생님들과 같이 나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김이 솟아오르고 오리들이 한가롭고 그 때 까지도 물새들이 잠들지 못하 고 자기대로의 소리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림같다라는 표현은 이런 때 적절한 말이 아닐까? 그런대로 시간이 오래되니 몸이 노곤해져 호텔로 돌아와 잠을 청해 보면서 어제 오늘을 정리해 보았다.
어제도 그제도 보던 해가, 똑같은 바로 그해가 새롭게 보이고 새롭게 느껴지는게 여행아닐까? 하물며 우리와 너무 다른, 멀리 이국땅을 여행함에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돌아가면 눈에 귀에 가슴에 담겨진 모든 것들을 내게 맡겨진 모든 아이들에게 그리고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리라.
또 덤으로 이번 여행을 통해 얻어진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것으로 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모성애가 아니라 경제가 허락하는 한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모성애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