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장날
박병금
읍내 닷새 장날이라
이웃집 정신지체 생보자 아주머니
목에 때 빼는 날
딱히 볼 일 없어도 몸치장하고
시끌벅적한 장터에 나서면
구경거리 이만저만 아니거늘
빨갛게 연지곤지 바르고 펭귄처럼
얼굴 분장한 엿장수 아저씨
음악 장단에 맞춰 북 치는 솜씨 하며
닷새 만에 문 연 포장마차에 무럭무럭
김이 솟아오르면 널찍한 간장 항아리 통에
오뎅 하나 푹 찍어 먹는 그 맛이야
어느 호텔레스토랑의 음식 맛만 하리오
장터 바로 옆 고층 건물에는
냉기가 싱싱 도는 진열대에 조목조목
먹기 좋게 담아 눈길 끄는 할인점이 즐비하지만
어둠이 허기져오는 저녁 김해 장터에 가면
손두부 막걸리 한 잔에 나도 취하고
장터 사람들이 취하는 기분 좋은 날이다.
첫댓글 시댁인 유성에는 4일, 9일이 장날이라서 늘 어머니의 외출날이었는데 지금은 거동이 불편해서 아프네요.
국제시장 골목에 쪼그리고 앉아 충무김밥 먹고 싶다. 삶은 오징어 무침에 굵게 썰은 깍둑김치맛이 죽였는데..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