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가뭄은 없으려나
일부 땅이 드러나 밭에 내려가보니
털신바닥에 온통 진흙이 달라붙어
발걸음 떼기가 어렵다
몇걸음 떼지못하고 올라왔다
이어 날린 폭설이 20센티는 넘게 쌓였다
안마당 오갈 때는 지붕쪽 낙숫물에
여기저기 밀어놓은 눈까지 질척거리는데다
녹았다 얼었다하는 통에
혹시 넘어질새라 초집중하며 조심조심
화장실 오가는 길목은 재에 톱밥에
밭에 내야 할 아까운 퇴비감들을 뿌려주었다
최근 방문객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하다는
멋진 맨트를 선물하고 갔다
초가만 올리면 60년대 생활모습 그대로
용인 민속촌이지 ^^
신혼을 시작한 강남 한신아파트에 놀러왔던 조카는 아파트 있는 신랑에게 시집간다더니
오십대가 되가는데 아직도 미혼이다
동절기 골짜기 생활은 힘겹지만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서바이벌
주물난로 장작 넣고
아궁이 불지피고 물 길어오고
피죽 잘라 지어 나르는
여섯꺼풀 옷 끼어입는 혹한
와 이제야 겨울은 내년에 다시 오마고
길을 떠난다
늦추위는 두고간다고라?
남향 바른 사랑방앞에 벗어놓은 털신이
햇볕에 따듯이 데워지는 계절
이제 봄이다
수선화 잎촉이 트고
마늘밭이 푸르러지는 계절
구름밭의 온갖 산나물이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계절이 온다
#아직은 겨울
#질펀한 산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