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七言四首
京洛趨塵誤汝期。
祗今歸對舊氷姿。
淸香滿樹空相惱。
多病其如廢酒詩。
서울의 풍진 속에 너와의 기약 어기고
이제야 돌아와 청아한 자태 대하니
나무에 어린 맑은 향기 마음만 설레네
어이하랴 병이 많아 시주를 폐했으니
京洛경락=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곳
趨=빨리갈 추. 이체....趍 .
趍 달아날 추, 재촉할 촉, 느릴 치
誤=그릇할 오. 그르칠 오.
汝期여기=너와의 약속.
祗今지금=오늘날. 祗삼갈 지(다른 표현: 다만 지, 공경할 지, 땅 귀신 기)
冰姿빙자=깨끗한 모습. 단아한 자태.
空相공상=[불교] 온갖 법이 모두 공한 모양.
공이 지니는 특징을 말한다.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를 조건으로 하는
인연의 화합체이므로, 자체의 독립적인 성품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惱=괴로워할 뇌, 괴로워할 노(다른 표현: 번뇌할 뇌)
廢酒詩폐주시=술과 시를 끊다.
梅下開尊愜素期。매하개준협소기
最憐煙外偃風姿。최련연외언풍자
徘徊不覺衣沾露。배회불각의점로
一盞傾來一首詩。일잔경래일수시
매화 아래 술자리 열어 평소의 기대 흐뭇한데
사랑스럽네 안개 밖 바람에 쓸린 그 자태
이슬에 옷 젖는 줄 모르고 배회하며
술 한 잔을 따르고 시 한 수를 짓노라
開尊개준=술자리를 열다. 尊=높을 존, 술통 준(다른 표현: 술그릇 준)
고대에 술을 담던, 아가리가 큰 구리로 만든 단지로서,
신분이 높은 사람이 사용했다.
두 손으로 단지를 들어올려 바치는 형상이다. 왼쪽의 기호는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 헌상(獻上)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원래는 술을 담던 술 단지가 나중에는 지
위가 존귀한 사람을 상징하는 글자가 되었다.
오등작(五等爵), 즉 공작 · 후작 · 백작 · 자작 · 남작으로 나뉘는
귀족들의 등급은 원래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술잔의 등급이었다.
愜협=쾌할 협. 번체... 愜 이체... 㥦 1.만족하다 2.흐뭇하다3.성姓
素期소기=본래의 기약. 最憐최련=가장 좋아함.
烟=안개 연. 偃=누울 언(다른 표현: 쓰러질 언)
風姿풍자=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사람의 겉모습.
徘徊배회=목적 없이 어떤 곳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님.
盞=잔. 옥으로 만든 술잔.
粲粲枝頭春有期。찬찬지두춘유기
黃昏獨立淡瓊姿。황혼독립담경자
相知已撥形骸外。상지이발형해외
何似閒吟處士詩。하사한음처사시
粲粲枝頭春有期(찬찬지두춘유기) 산뜻한 가지 끝엔 봄날 기약이 있는데
黃昏獨立淡瓊姿(황혼독립담경자) 옥 같은 맑은 자태로 황혼에 홀로 섰네.
相知已撥形骸外(상지이발형해외) 이미 형체를 벗어난 것을 서로 아나니
何似閒吟處士詩(하사한음처사시) 한가로이 읊는 처사 시와 같지 않은가
가지 끝의 선명한 꽃 봄날의 기약 있는데
황혼에 우뚝 섰네 옥같이 맑은 자태
내 알겠어라 이제 하마 형해를 벗어났으니
한가로이 처사의 시 읊는 것이 으뜸일레
粲粲찬찬=1.선명하고 빛나다2.눈부시다3.뚜렷이 아주 분명하다
瓊姿경자=옥과 같이 아름다운 자태.
已撥이발=이미 벗어나.
撥(다스릴 발)은 형성문자로 拨(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發(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撥(발)은 ①다스리다 ②제거하다 ③휘다 ④치켜들다 ⑤가지고 놀다
⑥파내다 ⑦일으키다 ⑧빚다 ⑨휘저어 뒤섞다 ⑩현악기를 타다 ⑪배를 젓다
⑫방패(防牌) ⑬활(현악기의 줄을 켜는 도구) ⑭상여(喪輿) 줄(관棺을 끄는 줄)
⑮배 ⑯채 따위의 뜻이 있다.
海山深處似相期。해산심처사상기
竹外亭亭立瘦姿。죽외정정입수자
待得月明交送影。대득월명교송연
不妨吟罷數篇詩。불방음파수편시
산해라 깊은 곳에 나와 서로 기약한 듯
대밭 너머 꼿꼿하게 야윈 자태 서 있네
밝은 달밤 기다려 그림자 서로 보내며
두어 편의 매화시를 읊조림도 무방하리
亭亭정정=우뚝하게 높이 솟은 모양.
瘦姿수자=여윈 자태.
吟罷음파=시를 읇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장순범 이성우 (공역) |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