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서(迂書)』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유수원(柳壽垣 1694~1755)이 18세기 조선의 시대상을 통찰하고, 그에 부응하는 전진적인 개혁안을 제시한 저술이다. 당시 정조에게도 소개될 정도로 지식인들의 관심을 끌며 널리 유포되었으나 그가 대역부도의 죄목으로 사형되고 이를 주도한 노론(老論)의 집권이 계속되자 이 책도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18세기 조선 사회의 국허민빈(國虛民貧)의 현실이 사민불분(四民不分), 즉 국민 모두가 각자의 생업에 전업적(專業的)으로 충실하지 못한데서 말미암았다고 보았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민일치(四民一致), 즉 신분제 질서의 파기를 통한 국민의 평등·일원화, 다시 말하면 각자의 능력과 취향에 따르는 하나의 직업인으로서의 국민의 평등적 개편을 우선의 과제로 하였다. 그리고 이에 바탕하는 온갖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방도를 종결의 과제로 하는 부국안민(富國安民)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우서(迂書)』의 마지막 부분[摠論法度可行與否]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가를 다스리는 체제에는 본시 완급(緩急)과 선후(先後)의 차례가 있다. 오늘날의 일로 말한다면, 당연히 수십 년 동안 내려온 규모를 가지고 그대로 따라서 시행하되, 국가의 체제가 어느 정도 존중되고, 백성들의 뜻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사대부들의 염치(廉恥)가 지나치게 전도된 처지에 이르지 않고, 장상(將相)이나 유사(有司)가 대체로 그 체통을 각기 지켜서, 모든 정치 체제가 너무 흔들리거나 전도된 처지에 이르지 아니하여야만, 비로소 말단을 다스릴 처방을 낼 수 있는데, 그 요체는 다음 조목에 불과하다. 노성(老成)한 사람에게 위임하고, 옛법을 준수하여 신기하고 듣기 좋은 의논에 동요되지 말며, 유명무실(有名無實)한 일도 저지르지 말아서, 조정의 체통으로 하여금 차츰 옛모습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말단만을 다스리고 근본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옛날 그대로 침고(沈痼)해질 뿐인데 이것은 이른바 치표(治標)일 뿐이다.
註: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과 고전번역원의 『우서(迂書)』역문을 참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