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어르신께서 통증발작으로 발목이 붓고
약이 떨어져 통증이 심해 며칠 동안 탁구를 치러 오지 않았는데
며칠 만에 탁구장 청소를 하고 있는데 반가운 얼굴로 탁구 가방을 들고 왔습니다.
그 동안 탁구를 굶어서인지
탁구를 대하는 자세가 완전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은 공원의 운동기구 시설과 걷는 것 밖에 없는데
탁구의 취향은 청춘을 불태우는 운동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르신과 탁구를 칠 때면 건강을 위한 최선이라 생각하고
건강의 노다지를 캐는 열정으로 넘칩니다.
며칠 동안 열심히 탁구를 치다가
내일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진주에 간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진주에 한 번 가보았는데
대구에서 진주까지는 왕복 6시간 쯤 소요되는 아주 먼 거리입니다.
어제는 다른 아파트에서 오신 어르신과 두어 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탁구를 치고 있는데 저녁 6시가 넘어 탁구장을 찾아왔습니다.
친구들과 모임을 서둘러 마치고
진주에서 대구까지 탁구 머신을 타고 날라왔습니다.
그래서 탁구 치자고 하였더니
집에 가서 탁구 가방을 가지고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호박 어르신은 집에도 들러지도 않고
혹시나 싶어 탁구장을 먼저 찾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6시가 넘었는데도
탁구 치는 광경을 보고 너무나 해맑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른 아파트에서 오신 어르신의 탁구는 4부에 가까운 탁구실력인데
롱탁구를 하면 호박 어르신에게 밀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호박 어르신의 탁구 실력은
실전 탁구로 몰아쳐도 온 몸을 받아 낼 정도입니다.
가끔씩 들어 오는 물제비 같은 파상 공격은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빠릅니다.
테니스의 스트로그로 치는 포핸드의 스매싱과 드라이버는
일반 탁구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파상공격입니다.
탁구의 열정으로 하나된 탁구장의 열기는
추운 겨울을 지나고 새봄을 맞았습니다.
저와 탁구를 치고 한 사람이 쉬면 거의 의자에 앉아 스마트 폰을 보는데
두 분이 탁구를 치면 저는 항상 중앙에 서서 탁구를 관람하며 탁구공을 주워줍니다.
최근 신입은 며칠 동안 탁구장을 찾지 않았는데
아마도 펜홀드의 매운 맛을 보고 어디 가서 탁구 실력을 더 갖춰서 탁구장을 찾을 것 같습니다.
탁구를 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데
호박 어르신께서 공원 광장 한 모퉁이에 있는 트램플린 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트램플린은 지난 여름 아파트 쓰레기 장에서 주워 호박 어르신이 가지고 와서
운동하기 위해 공원 광장 한켠에 갖다 놓았는데 아직까지 무사합니다.
트램플린은 아이들만의 놀이가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최적의 운동입니다.
81세 어르신도 산행하고 난 후
트램플린 운동을 하고 갑니다.
탁구장의 광경을 카페의 글로 쓰면서
오늘의 역사를 기록하여 그 행복한 순간을 삶의 일기로 남깁니다.
어제 "탁구로 열린 전도의 문"을 카페의 글로 포스팅하였는데
2015년 10 년 전 그 때도 탁구 이야기를 글로 쓴 역사의 순간을 스크랩하였습니다.
카페의 글을 쓰지 않았다면 지난 세월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알 수 없었을 텐데
삶의 무대를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제작하며 후회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작은 일도 글이 되면
일기가 되고 습작이 되고 언젠가 작품이 될 것입니다.
훗날 탁구 치는 어르신들이 제 글을 읽게 되면
소스라치게 놀랄 것입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직접 저를 만나니까 카페의 글을 모르지만
온라인에서 저의 글과 사진과 영상을 만나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저를 시간이 아닌 공간으로 만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