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부산 오륙도가 보이는 병원입니다.
병원이 크진 않지만 작지도 않아요.
10층이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현재 환자는 열아홉분 계십니다.
거의 매일 한분씩은 하늘 길로 떠나십니다.
때로는 바로 옆 병실 환자분과 동무해서 가시기도 하세요.
요즘은 비가 오고 태풍이 불어대니... 더 심하신 듯 합니다.
오늘도 오륙도가 해무에 가려서 잘 안보이네요.
아름다운 곳이지요.
안타깝게도 우리 환자분들은 응급차로 이 곳 병동으로 바로 올라오셔서
끝내 저 유명한 오륙도를 살아서는 못 보시네요.
하지만 저는 믿어요.
우리 환자분들이 마지막 숨을 내 쉬시고는...
(하느님이 불어넣어 주신 숨을... 마지막엔 바로 그 숨을 내 뱉으시네요)
그리고는... 이 아름다운 오륙도바다를 휘 휘~~ 둘러보시고
참 아름다운 곳이었네!!!
아주 흡족하게 하늘 길 밟으신다 ... 믿어요.
다들... 그렇게들... 가시네요.
아주 조금밖에 열리지 않는 작은 창문 너머에
빗가루가 촉촉 떨어지고 있네요.
바람과 손 잡고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꽤 소리가 크네요.^^
다을~~ 오감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시다.
노도로님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숨을 받고 기를 받아 한껏 살다가
기 빠지고 마지막 숨을 내쉬고 가는 것이 인생의 길인것 같습니다.
영원한 이승의 이별은 아쉽고 슬프지만,
믿는 이들은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가는 기쁨으로 생각하고 싶네요.
계신 곳에 대한 설명 글을 읽고 보니,
바로 바다하늘 그리고 사람이 떠올려집니다.
바다하늘님의 닉네임 다운 표현. ㅎ
제가 살던 곳은 대구입니다.
사방 팔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덥고.. 춥고...
부산으로 시집(?) 왔죠.
부산와서 처음으로 안 것이 있습니다.
바다의 그 푸름의 빛은 바로 하늘빛이 풍~ 덩 바다에 빠진 덕분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 하늘의 이름은 바로.. 바다하늘이라는 것을요^^
제가 여름이면 남들이 다 다녀오던 바다를 제대로 못 보고 살았거든요.
부산에 사는 덕분에.. 그저 조금 먼 발치로 바라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