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의 과정이 어찌 되었든지 누구를 탓하지 말고 속히 이 상황이
안정을 얻도록 기도하고, 공포와 불안을 부추기는 언행을 삼가고,
국민행동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서로 합력하고 책임을 다하자.
그것이 자신을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보은행이다.
요즘 마음에 큰 짐은 ‘코로나19’다. 지금처럼 전염병이 내 삶에 영향을 강하게 미친 적이 없다. 내 사전에 법회를 쉬는 법은 없다는 신념으로 교화를 해왔지만, 처음으로 교당 법회를 쉬어야 했다. 생각해보면 전염병이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천연두, 흑사병이 대표적인 세계사적 전염병이지만 근자에 등장했던 사스나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 등도 전 세계 인류를 공포로 휩싸이게 했다.
알베르 까뮈의 장편 <페스트>나 영화 ‘연가시’ 뿐만 아니라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전염병 등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늘 전염병으로부터 긴장해야 하고, 상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의 장편 <페스트>는 유럽을 강타했던 무서운 전염병 페스트와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소설은 프랑스령이었던 알제리 ‘오랑’시에 의사 리외가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하고 놀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된다.
급기야 오랑시 곳곳에서 시민들이 무더기로 죽어 나간다. 페스트는 오랑시에 창궐한다.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용기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 대처로 페스트를 극복하고, 희망과 아쉬움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소설은 전염병을 극복하는데 절대적 역할을 한 네 사람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랑베르 기자, 의사 리외, 여행객 타루, 오랑에서 사목활동을 하던 파눌루 신부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서 절망과 고통에 항거하는 인간들의 용기와 의지를 말하고 있다. 지금 세계를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 상황도 결국은 우리의 지혜와 합력으로 극복할 것이다.
교무님들의 지혜와 합력이 필요하다.
첫째, 교당을 청결하게 소독하고 관리했으면 좋겠다. 둘째, 대중법회나 소모임 등을 당분간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감염관리요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줬으면 좋겠다. 셋째, 교화를 연마하는 기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법회 등으로 분주했던 생활을 잠시 돌아보면서 사람들이 가고 싶은 교당이 될 수 있도록 ‘좋은 교당 만들기’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넷째, 그동안 타성에 젖었거나 타력에 의지한 신앙생활이었다면, 교도들이 가정에서나 일생생활에서 자력으로 자신의 신앙과 수행을 거듭나게 하는 자력을 키우는 기회가 되게 했으면 좋겠다.
교도님들의 지혜와 합력도 필요하다.
첫째, 연기법을 확실하게 깨닫는 기회로 삼고 가치관을 세우자. 원불교는 사은(四恩)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기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가르치는데, 나와 이웃 나아가 일체 생령이 나와 둘이 아님을 깨달아 하나로 살아가는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둘째, 발병의 과정이 어찌 되었든지 누구를 탓하지 말고 속히 이 상황이 안정을 얻도록 기도하고, 공포와 불안을 부추기는 언행을 삼가고, 국민행동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서로 합력하고 책임을 다하자. 그것이 자신을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보은행이다.
각자 처하는 곳에서 코로나19를 지혜롭게 극복하여 은혜는 입을지언정 해독은 입지 아니하고, 진급은 될지언정 강급이 되지 않게 하자.
2월 28일자
첫댓글 대종사님께서는
그 암울한 시대에도
세상을 그릇 인도하는 삿된 단체를 대할 때에도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시고
우리 인류가 부푼 희망으로
끝없는 향상의 길을 걷게 해주셨습니다.
유무의 이치를 아는 우리는
이 어려움 속에 갊아 있는
은혜의 요소를 발견하여 후천의 새 역사를 여는 개기로 삼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