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6 대림제2주간 화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2-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13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14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5년전 어느날 불쑥 나타난 영호(가명). 며칠후. '나, 안드레아유. 신부님은?'
그후 우리는 말을 트는 사이다. 그는 존댓말을 모른다. 그는 좀체 말을 하지않는다. 말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처음엔 그가 벙어리인 줄 알았다. '커피 마시게 동전 좀 줘.' 반가워 얼른 100원짜리 동전 5개를 가져다준다. 노숙하다보니 한여름에도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 다닌다. 지금은 맞는 옷이란 옷은 다 껴입고 뒤뚱뒤뚱 걷는다. 지 이름 부르며 밤에 춥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씩 웃는다. 행복한 모양이다. 겨울동안만이라도 여관 방을 얻어주려고 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여관이 없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하느님께는 모두가 너무나 소중한 자녀다. 비록 지금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태어날 때나 죽을 때 우리는 예외없이 똑같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이 소중한 당신의 자녀가 춥고 배고프고 병들어 고통을 받을 때 하느님께서 가장 마음 아파 하신다. 똑같은 아픔을 겪으신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내내 줄곧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이들과 함께 하시며 위로해주시고 치유해주시는 이유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루카 10,29-37)를 들려주신 이유다. 영화 '기생충'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냄새나고 거짓말쟁이고 욕쟁이고 폭력적이라 해서 선을 그어 놓으면 안된다. 선을 긋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닐 뿐만아니라, 부자와 빈자 다같이 죽는 공멸의 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호가 사라졌다. 그가 지하벙크로 숨어들었는지, 코로나로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기쁨과 희망의 대림시기 길을 걸으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을 만난다.
해파랑길 45코스는 속초 북단, 장사항에서 시작되어 양양 직전 해맞이공원 물치항까지다. 이 코스에 무료급식소 작은형제의집과 5개의 본당, 동명동성당, 교동성당, 청호동성당, 물치성당과 설악동성당이 있다.
5개 본당신자들, 특별히 레지오 마리에 단원들과 빈첸시오 회원님들은 우리 밥집의 고맙고도 든든한 봉사자요 후원자로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이다. 1997년 IMF 때 생긴 우리 밥집은 사실상 이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우리 밥집에서 먹고 자고 봉사하며 해파랑길 마지막 45-50코스들을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