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연장된 황톳길 파손 유감
장산산림욕장 황톳길 연장도 좋지만 튼튼해야
지난 4월 초 개장한 장산산림욕장 황톳길은 그동안 비로 인한 파임, 쩍 갈라짐, 이물질 침범 등 다양한 현상이 발생하였으나 해운대구청에서 비교적 잘 대응해 이용에 큰 무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 지난 9월 7일 난데없는 황톳길 연장공사가 진행되었다. 갑자기 계곡 등산로를 막아 공사를 벌이더니 이튿날 거짓말같이 연장된 황톳길이 등장했다. 빠른 공사 기간과 더불어 경사가 기존 황톳길 구간 보다 더 심한 지점이라 해운대구청이 그동안 황톳길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많은가 보다 하였다.
그러고 보니 황톳길이 연장되기 전 주민들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이야기 했다. 황톳길이 길면 장점이 있겠지만 지형상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황톳길 연장에 나선 것으로 볼 때 배수 문제 등 관리에 있어서 해운대구청이 충분한 대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여겼다.
◇ 황토 유실 방지할 보다 꼼꼼한 관리 필요
그러나 지난 9월 21일 억수같이 비가 내린 다음날 황톳길을 찾았다가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전체 황톳길 중 추가로 건설한 황톳길 전 구간이 굵고 깊은 물길이 바닥까지 흩고 간 흔적이 너무나 뚜렷했다. 완공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많은 황토가 사라지고 황톳길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도 열성 황톳길 팬들은 요리조리 파인 부분을 피하며 걷고 있었지만 지나는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집중 호우란 변수가 있었지만 만든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황톳길 연장구간이 망가져 예산낭비란 목소리가 들렸다.
현장을 보면서 그간 본지에서 황톳길과 주변부의 배수구 문제를 지적했고 기존의 황톳길이 호우에 망가진 사실도 보도했었다. 그럼에도 배수에 대한 특별한 조치 없이 그것도 기존 황톳길보다 경사가 더 심한 곳에 황톳길을 건설한 과감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황톳길을 연장하여 주민들에게 더 나은 황톳길을 제공하고자 하는 해운대구청의 심정도 헤아릴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주민을 위한 조치라 할지라도 충분한 배수로를 확보하지 않아 망가지는 시설이라면 사용 예산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더구나 이미 호우가 예보된 터라 해운대구청에서 배수로를 충분히 확보하고 방수 덮개로 꼼꼼히 황톳길을 덮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동안 기존 황톳길에서 배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학습했을 터인데 이렇게 반복적인 황톳길 유실을 주민 앞에 드러낸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부디 이번의 황톳길 유실이 마지막이 될 수 있게 황톳길 주변 배수에 대한 확고한 조치를 기대한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