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당일로 매주 일요일 8:00시 미사를 드리고
노인 아파트 두 군데에 들러 일곱 분을 만나고 온다.
며칠 전 그중에 한 분인 마가렛 자매님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바쁘지 않으면 일요일에 잠깐 따로 만나고
가면 안 되겠냐 하셨다.
그러겠다고 답을 드렸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다 마치고 나서
마가렛 자매님이 집으로 같이 가자 하셨다.
무슨 일인가 싶지만 묻지 않고 따라갔다.
마가렛자매님은 준비해 놓은 큰 쇼핑백
두 개를 주셨다.
그 안에는 손으로 뜬 수세미가 가득 들어 있었다.
"내 나이가 85세나 되어서 언제 갈지도 모르니
수고스럽지만 아녜스가 보관해 주면 좋겠어 "
처음엔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했다.
언젠가 우리 성당에서 거라지 세일 (바자회) 이
언제 열리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었다.
성당 사무실에 물어보고 올해는 계획이 없다는
말을 전해 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손수 뜨신 수세미가 많아졌는데
갖고 계시는 것이 불안 (?) 하셨나 보다.
언제 성당 바자회가 열릴지 모르니
내가 갖고 있다가 바자회가 열릴 때 성당에
갖다 내라고 하시는 것이다.
팔아서 성당기금으로 쓰던지 아니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도 괜찮다 하신다.
그래서 잘 보관했다가 성당에 갖다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한 땀 한 땀 그 많은 수세미를 뜨시면서
그분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음악도 듣고 티브이도 보시고 옛날도 회상하시고
그러셨을 것이다.
그 수세미가 누군가에게 가서 지저분한 것을
깨끗하게 하는 쓰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셨을게
분명하다.
앞으로도 그분은 수세미를 계속 뜨실 것이다.
내가 만나는 일곱 분은 모두 혼자 사는 여자분들이다.
연세가 많다 보니 크고 작은 질병이 있으시고
운전을 못하시니 성당 미사에 못 나오신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분들을 만나고 오는 일이
보람도 있지만 배움도 많이 얻는다.
나도 그렇게 해야지..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건강할 때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나는 재주도 없지만 진득하게 앉아서 하는
수세미를 뜨는 일은 못한다 .
늘 겸손하시며 사랑 나눔을 많이 하시는
마가렛 자매님께 아름다운 노후를 배워야 겠다 .
나는 어떻게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야 할까?
생각을 해 보는 일요일 밤이다 .
첫댓글 차분하게 써 내려간 글에서
아녜스님의 평온함과 진심을 읽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아녜스님..
모쪼록 평온하고 아름다운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수필방에 오셨네요.
많이 반갑습니다 저도요 .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노후
현재의 삶이 아닐까 싶네요
이대로 쭉 ~~
그럴까요 ?
저는 아직도 마음이 너그럽지 못하고
뽀적한 제 성격도 더 다듬어져야 할것 같습니다 .
감사 합니다 유윤주님 ~
많이 공감합니다.^^
닮고 싶다거나 나는 안그래야지....
오가며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늘 되뇌이는 마음입니다.
그러지 말자 하면서 닮아가고
그래야지 하면서 안 그래지고 ..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둥실님
신심이 깊으셨던 어머님 세례명이
엘리사벳이셨습니다
올리신글을 보니 68세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저의 레지오 모임에도 엘리사벳이 두분이 있습니다 .
다 좋은 분들이시죠 .
그산님 어머님도 그러셨겠지요 .
좋은 봄날 되세요 .
아녜스 님, 참 아름답게 신앙생활하고
계시네요.
혼자 계시는 분들 방문하시면
적적하게 계시던 분들이 얼마나 반가워 하실까요.
마가렛 님의 수세미에는 한 땀 한 땀
그분의 정성이 가득할 겁니다.
저도 가끔 수세미를 뜨곤 했는데
수세미를 뜨는 시간에는 잡념이 없어지더라고요.
아녜스 님의 노후도, 저의 노후도
아름답기를 바라면서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베리아님도 수세미를 뜨시는군요.
천상 여자 이신듯 싶습니다 ㅎㅎ
저는 봉성체 봉사자로 잠깐 방문하는것입니다 .
그분들은 예전에는 성당을 열심히 다니신 분들이라
영성체 모시는것을 간절히 바란답니다 .
올해는 제가 열심히 제 할 일을 하려고
맘 먹었답니다 .
칭찬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이베리아 님
울아녜스님의 일상이 평화로움으로 넘칩니다.
거동을 못하시는 연세 드신 교우님들을 찿아다니며 선행을 아끼지 않으시는 울아녜스님은 살아있는 천사십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
추천 감사 합니다.
그러나 그리 칭찬을 받을 만큼은 못 됩니다 .
시간도 많고 매인것도 없고 그러다 보니
맡겨진 일을 할 뿐이지요 .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수피님
아름다운 노후생활을 보내려면
우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겠지요
저도 작년 겨울에
수세미를 100장은 뜬 것 같아요
수세미 뜨며 선물 받으실 분
생각하며 기쁜 마음이였지요
동영상보며 뜨는데
어깨가 너무 아파 그만 두었답니다
그 분도 그런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뜨셨을거예요
오래도록 건강하셨음 좋겠네요~^
수세미가 꽃처럼 예쁘네요.
아마 그분도 루루님과 같은 맘이셨을것입니다 .
다 고마운 일들이지요.
루루님도 몸과 마음이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역시, 아녜스님다운 면모를 보여주시네요.
조용하게 봉사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아녜스님을
평소에 믿고 계셨을 겁니다.
손 뜨게질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이니
치매예방도 되고 노인 어른들의 봉사활동으로는
안성맞춤이지요.
오늘도 아녜스님의 조용한 봉사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마가렛 자매님도 건강유지 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저도 빌겠습니다.
제가 그런 작은 봉사나마 할수 있음이 감사 한 일이지요.
눈도 어깨도 아프실텐데 그 많은것을 언제 그리
떠 놓으셨는지 저도 놀랐습니다 .
그분도 아주 조용하시고 매사에 신중하신 분이세요.
일주일에 한번씩 몇년째 만나고 있으니
그분들도 저를 좋아해 주시고 늘 기다리고
계신답니다 .
고맙습니다 콩꽃님
어~휴..
하루에 한두분도 아니고
7분이나??
두 곳의 노인아파트라 하지만,
거리를 떠나 일요일을 개인적인
일을 제껴두고, 각각 찾아 뵙는 일
결코 쉬운 일 아닐텐데..
수고하신다는 말 한마디로
여러 인삿말을 대신할께요..
한국에 자주 못가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
저 대신에 누군가 그일을 해야 하니깐요 .
그리 어렵거나 힘든일은 아닙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참 사랑 많고 고우신 마음씨를 가지신 분이네요.
그런 분들을 찾아뵙고 마음 나누다보면
그곳에 늘 천주님이 함께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
아름답게 노인 생활을 하고 계시지요 .
근데 이것은 마음자리님께만 하는 말인데
카톡으로 좋은글과 동영상을 너무 많이 보내서
쬐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