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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우리 부모님께 소개시킨 후, 나와 그의 결혼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죠.
상견례는 물론, 결혼날짜, 웨딩드레스, 그리고... 결혼반지까지.
모두 그의 말대로, 이번 달을 넘기지 않을 작정으로 결혼준비가 완벽하게 다 되었어요.
이제 식장으로만 향하면 되요.
엄마는 기뻐하셨어요.
어디서 저런 귀한 사윗감을 얻어왔냐며. 복이 넝쿨채 들어왔다면서요.
사위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딱입니다.
마지막으로 청첩장이 나왔어요.
아주 예쁘지만, 화려하지 않은. 그래서 더 고급스러운 듯한 디자인이였어요.
나는, 산부인과 식구들에게 하나씩 정성들여 돌렸습니다.
이 선생은 그걸 받으면서, 심술이 단단히 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외 산부인과 식구들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듯이. 땡잡았다며 나에게 잘살라는 말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나는 웃어야 했어요. 그들 앞에서, 정말로 행복한 듯이
그래서 그들이 부러워서 미칠만큼. 그렇게 행복한표정을 지어야했어요.
매일매일. 그렇게 억지웃음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산 나였어요.
제발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이렇게 억지로 웃는것이 지겹고 힘들었으니깐요.
하지만, 막상.. 결혼이 바로 내일이 되니.
다시 그냥 억지로 웃던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결혼하기 바로 전날 이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엄마는 배개를 들고 내방에 들어와서 잔다며
떼를 쓰셨죠. 나를 가운데로 눞히고 내 양 옆으로
청순이와 엄마가 누웠죠.
불을 다 껐죠. 아빠는 우리 세 여자가 이제 잠을 자는구나.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
이제부터 우리의 수다가 시작되었어요.
" 청순아. 너 그거 모르지? 니 언니. 초등학교 3 학년때까지
이불에다 지도 그렸어 얘. "
" 엄마! "
" 엄마 정말? 언니 정말이야? "
" 그럼~ 니 언니 어렸을때 지금하고는 완전 딴빤이었어. "
" 푸하하하. 언니 정말 웃긴다. "
" 엄마는! "
나도 모르게 내 어렸을적 이야기에 훈훈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런 얘기들 하는게, 이렇게나 마음이 따뜻해지는줄 몰랐습니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항상.. 매일 이렇게 이야기 하는건데.
오늘이 마지막이라서 훈훈함도 잠시 코끝이 찡~ 하네요.
" 엄마.. 엄마도 시집가지 전 날에 이런 느낌이었어? "
" 무슨 느낌? "
"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마음 따뜻해지고. 마지막이라 생각하니깐
코끝이 찡해지고.. 엄마도 이런 느낌이었어? "
엄마가 슬쩍 나를 껴안아 줍니다.
그때 엄마의 품이 그렇게 따뜻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엄마가 감싸는 내 팔과 등으로 시작해서, 온 몸에 있는 세포 하나하나 까지
빠짐없이 따뜻해지는 난로. 내게 하나밖에 없는 난로..
" 엄마... 엄마..... "
" 으이구. 아직도 지도그리던 어린애 같은데.. 이런 핏덩이가
내일이면 내 품 떠나, 시집을 어떻게 간다고... "
" 엄.. 마. 매일매일.. 이렇게 안아주지. 내일부턴 못... 하잖아. "
코를 훌쩍이며 아쉬움을 말하는 나였습니다.
하지만, 코를 훌쩍이는건 나뿐만이 아니었죠.
엄마도. 청순이도 모두.. 모두 나와같이 코를 훌쩍이고 있었습니다.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시집간다고 시원하다던 청순이와 엄마.
이게 무슨 꼴입니까. 다.. 다... 마음에 없는 말들이라는 게
지금 딱걸렸습니다.
날 안아주던 엄마가, 갑자기 나를 떼어내시며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십니다.
" 울지마. 내일.. 결혼식하는 신부가, 눈 팅팅 부으면 어쩌려구. "
" 엄마도 울지마. 내일 결혼식하는 신부 엄마가, 눈 팅팅 부으면 어쩌려구.. "
나와 우리엄마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눈물을 훔쳐줍니다.
엄마 나 걱정말아요. 사랑없는 결혼일지라도, 행복한척 엄마앞에서는
웃을테니깐요. 힘들다는 내색 안하며 엄마가 질투 느낄만큼.
결혼하길 잘했다는 식으로 사는척 할테니깐요.
" 엄마... 사랑해. "
어느새 잠들어버린 청순이와 엄마.
나는, 엄마에게 작게 속삭이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아빠의 방에는 아직도 불이 켜져있어요.
살짝 문을 열고, 그 틈사이로 아빠가 뭐하시는지 보고있었어요.
앉아서.. 앨범을 보시며, 웃고계세요.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 앨범속에 가득찬건
나와 청순이 사진이란걸.
아빠의 웃음소리가 방 전체에 울려퍼졌지만.
서운한 듯, 축 늘어진 어깨. 그리고 가끔씩 쉬어지는 한숨.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자, 이제껏 뭐 하나 제대로
잘해드릴게 없는게 생각나서, 너무 죄송해요.
아빠의 모습에 뭉클해진 가슴을 한 손으로 짚어보았어요.
난 정말 행복한 아이인것 같다는게 느껴져요.
나는, 문을 활짝열고 아빠에게 안겼어요.
" 아빠... "
" 아직도 안잤어? "
" 아빠.. 맨날 속만 썩여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
" 무슨 소리야. "
" 나 시집가면, 아빠 얼굴... 보고싶어서 어떻게해? "
" ........... "
" 아빠품에 안기는거, 이렇게 좋은데. 이제... 매일매일 못해서 어떻게해.. "
" 울지마. 시집가는거지, 죽으러 가는거야? 자주 오면 되는거지. "
" 그래두... 그래두.... "
" 가서... 행복해야지. "
" 응.. 정말정말 행복할께요 아빠. "
" ........ "
" 아빠.... 사랑해요. "
나의 사랑한다는 말에, 아무말 없이 나를 꽉 껴안아 주시는
우리 아빠. 난 그 행동에 말이 따르지 않아도 뼛속 깊이
전달되는게 있었다. 말이 없어도 느껴지는 아빠의 사랑.
나와 아빠는, 거실로 나와서 입장연습을 했습니다.
아빠가 직접 결혼행진곡 음을 부르시는데, 원래.. 이렇게
결혼행진곡 음이 슬펐습니까?
정말로 아빠 말대로, 죽으러 가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눈물이 왜 나는걸까요. 그건 다...
내가 엄마아빠. 그리고 청순이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런거죠?
그래요 맞아요.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예요.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너무 많은 걱정을 했어요.
이 지구에서, 나 혼자만 결혼하는것도 아닌데요 뭘.
사랑없는 결혼. 그런거,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잖아요.
나만... 특별한거 아니니깐. 행복한 미소를 짓자구요. 심청아 파이팅!
" 청아야 일어나. 목욕탕도 가야되고.. 화장도 해야되잖아. "
" 으음... "
" 얼른 일어나! 얘가.. 긴장해서 늦게잤나? 심청아! "
" 으음.. 일어... 나요. 일어나. "
일어나서 맨 먼저 본건 시계였습니다. 새벽 6시네요.
11시에 식이 시작하니, 시간이 꽤나 많이 남았는데... 나는 다시 누웠어요.
" 어머! 청아야! 어서 일어나! 얘가 정말... "
" 아직... 시간 많잖아..... "
" 무슨소리야! 얼른 일어나!! "
엄마는 청순이까지 깨워서, 오늘이 마지막으로 우리 세 모녀가
함께 목욕나들이 가는거라며 우리 자매는 어쩔수없이
엄마에게 끌려가듯 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아예 없는건 아니었습니다.
" 왜 꼭.. 결혼 몇 시간 전에 목욕탕에 오는거야.. 피곤하게 시리. "
" 그러니깐 귀찮게 시집은 왜 가! 집에 그냥 있지. "
" 이렇게 말하는 애들이 아마 시집갈때 제일 먼저 목욕탕 올거야. "
" 치. 그런게 어딨어. 너때문에... "
" 다들 조용히해! 오랜만에 셋이 다 같이 왔는데 무슨 잔말이 많아. "
" 엄마.. 진짜 피곤해죽겠어. 그런데 이렇게 이끌고 목욕탕에 올 필요까지야.. "
" 그럼 첫 날밤에 신랑한테 때 보이고 싶어? "
처... 첫날밤에. 신랑에게.... 때 보이고 싶다는 말은.
그 말은, 그 말은....
" 으악!! "
탕속에 있던 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라서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첫날밤에 때 보이는 거라면, 옷을 다 벗어야 되는 거고.
옷을 다 벗는건.... 허걱! 첫 날 밤의 의미가 바로 이겁니다.
소사소사 맙소사.
" 것 봐 이것아. 때 보일거 생각하니 목욕탕 오길 잘했지?
얼굴 빨개진것 좀 봐. 니가 생각해도, 정말 창피한 일이지? 그러니깐
잔 말 말고, 이리와 때밀어 줄께. "
나는 서서히 엄마에게 다가갔습니다.
어렸을때는 엄마가 밀어주는 때타올이 너무나 미웠습니다.
너무너무 아팠거든요. 아파서 울면, 엄마는 엄살 부린다며 더 강하게
밀어주시곤 했습니다.
이젠 훌쩍 커버린 내 등을 밀어주시는 엄마가 힘들어 보입니다.
우리 엄마도 많이 늙었나 봐요. 등을 밀어주시는 엄마의 때타올이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 신랑한테 때 좀 보이면 어때. 엄마.. 등 돌려봐.
내가 엄마 등 시원~하게 밀어줄께. "
싫다는 엄마를 강제로 돌려, 나는 열심히 밀었습니다.
안 늙을줄 알았던 우리 엄마였는데, 축 늘어진 피부를 보니
우리 엄마도 늙는 다는걸 이제서야 느낍니다.
" 엄마.. 왜 이렇게 많이 늙었어. "
" 다 늬들이 속썩여서 그렇지 뭐. "
나는 그렇게 엄마의 뒤에서 허리를 꼭 껴안았습니다.
엄마는 입으로는 이럴시간 없다며 바쁘다는 미운 소리만 했지만
엄마의 손은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내 손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참.. 따뜻하고 잊지못할 시간이었죠.
뒤늦게 헤어샵으로 도착한 우리 세 모녀.
그가 골라준 하얀색에 아름다운 웨딩드레스.
웨딩드레스를 입고나서 머리와 화장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9시가 30분이 넘었어요.
머리를 잘 다듬고 있다보니, 누군가 헤어샵으로 들어옵니다.
헤어샵에 있던 우리의 시선을 몽땅 받은건... 멋지게 턱시도를 입은 그였어요.
" 신부님. 다 됐습니다. "
" 아.. 감사합니다. "
" 어머님 안녕하세요. 처제도 좋은아침이예요. "
" 때 맞춰서 잘... 왔어요. "
" 형부 안녕하세요. "
" 어머님. 말 낮추시고, 편안하게 김 서방이라고 부르세요. "
" 아.. 그래요. 김 서방. "
" 아버님은 제 동생이 모시고 먼저 출발하셨어요. "
" 그래요? 그럼 우리도 얼른 가야겠군. 청아야 얼른 서둘러. "
" 어? 아... 알았어요 엄마. "
청순이와 엄마가 먼저 헤어샵을 나갔습니다.
남은건 앉아있던 나와 그뿐이였어요.
웨딩드레스때문에 일어나기가 불편했던 나였는데....
그가 다가오면서, 나를 두팔로 번쩍 들어올리네요.
" 무.. 무슨짓이예요. 내.. 내려줘요. "
내 말이 끝나자, 나를 안전하게 내려놓는 그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밖이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죠.
"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보는거죠? "
" 미리 들어보길 잘했군. 작다고 힘 안 줬으면, 식장에서 큰일 났을거야. "
" 예? 그게.... 무슨... 제가.. 그럼 무겁다는 거예요? "
" (피식) 작은고추가 맵긴 맵군. "
" 무.. 뭐라구요? "
언성이 높아지는 나때문에, 헤어샵 직원들의 시선을
다 받는 나와 그였습니다.
그러다, 그가.. 내 귀로 살짝 다가와 속삭였어요.
" 그렇게 소리치며 시선받지마. 그러지 않아도, 시선받을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아름다우니깐. 첫날밤이 기대되는군. "
그 말이 끝나자, 칼같이 내게서 뒷모습을 보이며 헤어샵을 나가려는
그였지만, 뭔가 깜빡했다는 듯이 다시 뒤를 돌아 내 귀에 속삭이는 그입니다.
" 실수했네. 첫날밤이 아니라..... 두번째 밤이겠군.
두번째 밤이라도, 여전히..... 기대되는건 마찬가지야. "
내일 2시에 남겨진 최종 리플보고
다음편에서는 서서히 변화가 좀있을거예요.
여러분 공지에서처럼 리플 많이많이 주셔야죠~???
첫댓글 ㅜㅜ 조회수 0에 맛보는 감동 ㅜㅜ 오늘을 기다렸어요 ㅜㅜ 역시 사람은 참을 성 있게 기달려야 해요 ㅋㅋ 그럼 오늘도 수고 하셨어요 ㅋㅋ
어떻게.>-<'' 너무 기대 되요~ 다음 편 빨리 올려 주셔용~~
어떻게.>-<'' 너무 기대 되요~ 다음 편 빨리 올려 주셔용~~
꺄아// 다음편-_ㅠ 시골가기때문에 못보는... 그래도 기대되요♡ 설 잘보내시고, 건필하세요~
기대 되네요 ^^ 건필하세요오- 참참, 설날 잘 보내세요.
정우는 안나오나요????
정우가 짱인데,ㅠㅠ 평화는 .. 사람을 완전히 매장시키는거 같아요,, 이름과 정반대로.. 제 생각으론 청아랑 평화랑 일단 결혼해서 지내다가 평화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다시 정우랑 청아랑 되는거.. 그게 좋을거 같은데..
아우~ 웬일이니 *ㅡㅜㅡ*
우하하~~~ 평화 화이팅!!
평화괜찮습니다 정우두괜찮구요~~~~~저는 아무나괜찮습니다 으하하하하~~~~
어떻게> ㅅ<드디어 결혼을+ _ +ㅋㅋㅋㅋ설날 잘보내세요 ㅋㅋㅋ
와아~~ 기대기대!!>_< ㅎ 제니퍼휴잇님 설날 잘 보내세요~~ ㅎ 평화 짱!!>_<
와아~~ 기대기대!!>_< ㅎ 제니퍼휴잇님 설날 잘 보내세요~~ ㅎ 평화 짱!!>_<
와아~~ 기대기대!!>_< ㅎ 제니퍼휴잇님 설날 잘 보내세요~~ ㅎ 평화 짱!!>_<
으하하다음편완전기대합니다^.^!
ㅠ.ㅠ.ㅠ.ㅠ.ㅠ..ㅠ. 저는 평화씨랑 됐으면 해요~~~~~~~~~~~~~
평화요! 평화평화!ㅠ 평화가 더더더더 나아요ㅜ_ㅜ
어떡해,., 꺄아아아아아~~~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