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더라고 가끔은 산도가고 공원도 가고 걷는다.
대개는 한쪽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발 밑만 보고 걷는 스타일인데
산길이나 공원길이나 서로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을터,
땅만보고 걷다보면 가끔씩 앞에서 오는 사람과 맞닥뜨릴 때가 있다.
우측통행으로 보편화 된지도 10년은 훨신 넘었고 중간 중간 '우측통행'이라는
글귀를 바닥에 새겨 놓기도 했는데
아무생각없이 굳세게 좌측통행을 하는 사람들~^^
혹시라도 주변의 소리를 못들을까 이어폰을 한쪽만 끼고 걷노라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커다란 노랫소리~
특히나 조용한 산길에서 그런 소리를 마주하면 참으로 난감해진다.
빠르게 지나치거나 다른 길로 가야하는게 상책인데
어쩔 수 없이 한동안을 같이 걸어야 할 때도 있다. :;
경험상으로 생각해보니 남 95%, 여 5%, 연령대로 생각해보면
남녀 공히 60~70대가 90%, 나머지가 20~40대 인듯하다.
평일에는 주로 퇴근 후 동네 공원길을 걷는데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내 아는 상식으로 반려견을 산책 시킬 때는 목줄을 하고 2미터 이내의 길이로
잡고 다니게 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의외로 목줄을 하지 않고 다니는 이들이 꽤 되는 것 같다.
걷는 길에 발에 채이는 것은 물론 남에게 위해를 끼칠 수도 있을텐데...,
한 번은 손주들과 공원가는 좁은 외길에서
두 마리의 개를 목줄도 안하고 오는 두 여자 분과 마주쳤다.
개를 무서워 하는 손주들이 내 손을 꼭 잡으며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는데
당황한 여자분이 개를 급하게 제지하며 말한다.
"괜찮아~괜찮아~ 우리 개는 순해~안물어~!"
그 말에 잠자코 기다리던 내가 소릴 질렀다.
"괜찮킨 뭐가 괜찮아요?~ 작은 개도 아닌데 왜 목줄을 안하고 다니는 거예요~!"
혼자 다닐 때는 그냥 눈으로 한 번 흘겨주고 다니곤 하는데
손주들이 겁내하는걸 보니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는데
그들은 개를 안고 뒤도 안돌아보고 지나쳐 갔다.
넓은 공원길에 목줄을 몇미터씩 있는대로 늘어뜨리고
오가는 사람들 걸음 불편하게 하는 이들은
대개가 조그만 예쁜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20대 여자들이다.
언젠가 뒷산 데크길을 걷는데 맞은 편에서
입마개를 한 꽤 큰개를 앞세우고 오는 50대의 남자와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더니 목줄을 바짝 당겨 데크 난간쪽으로 붙이곤 다리로 막아서기까지 하고
내가 지나갈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나는 지나치며 나도 모르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요즘은 동물 사랑이 어찌나 지극한 지
사람사는 세상인지 개가 사는 세상인지
분간이 어려워요.
50대 남자 분은 교양이 있는 분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개 사랑한다고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어떨 땐 골목길을 시장을 봐서 양손에 들고 오면,
차가 따라 오면서 크락션도 울리지 않는 좋은 분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아 차리고 길을 비키면서,
죄송합니다 인사하면, 서로가 웃게 되지요.
나이 지긋한 분들의 무매너를 보면
언제나 부끄러움은 저의 몫입니다.
그러면서 또 배우게 됩니다.^^
걸으며 배우는 작은 것들.
참 많군요.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분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또
배워야죠.ㅎ
반면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반려견을 잘 지키는 분도 있네요.
그 분한테는 사람을 대해는 예의를
배우게 되고요.
잔잔하게 마음에 와닿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떤 날은 산책나가며 은근 걱정도 합니다.
또, 목줄 안 한 개를 만나면 어떻게 하지? ㅎ
그저 서로 조금만 신경 쓰면 더 부드러운 생활이 될텐데요~^^
덩치 커다란 개에 입마개를 안하고 데리고 다닌다거나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반려견으로 인한 불편을 안기는 이들을 요즘 자주 만나게 됩니다.
어찌 그리 이기적일 수 있는지 그들의 지나친 행동거지에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 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ㅎ ^^~
그들의 무매너 행동에서 어쩌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하는 모습에서 은근 희열을 느낀다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마치 으르렁대는 자기 개의 모습이 자기의 힘인양~ㅜ
어느날부터인지 요상한 풍조가 개를 사람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는것입니다.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본인을 엄마라고 부르는 희안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 자주 듣는 소리죠~
어느 정도는 이해도 갑니다만
그냥 맘 속으로 하던가~공원에서
큰소리로 그러는 모습들을 볼 때면...ㅎ
하, 그놈의 뽕짝 크게 틀고 가는 사람들,
바득바득 좌측으로 밀고 오는 사람들,
개끌고 변 안 치우거나 입마개 안 하는
사람들 정말 싫습니다.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 그러는데, 흠칫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지요.
간혹 젊은 친구들도 자랑스레 노랠 크게 틀고 다니더라구요~
내용이나 알면서 듣는건지....ㅎ
늘 손가락질 받지 않으며 나이들고자 애씁니다.^^
저도 걷는것을 좋아합니다 .
근처에 호수가 있어 그 둘레를 많이 걷지요.
둥실님이 열거하신 그런 일들은 여기서는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남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이곳의 문화는 배울점이 많지요.
저는 아이팟이어폰을 끼고 묵주 기도를 하면서 걷습니다
남에게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안한다는게 문제죠~
조금만 주위를 신경 쓰면 다들 편한 생활이 될텐데 말입니다.^^
걸으며 배우는 것, 길에서 배우는 것
참 많습니다.
배우고 느끼고 반면교사로 삼고...
같이 나누어 쓰는 길에서 지켜야할
예절들... 시간이 가며 또 점점 나아지겠지요.
저 역시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때론 나도 모르게 남에게 불편을 끼치진 않았는지
돌아보기도 합니다.^^
반려견이 대세인 요즈음 부작용도 있어요.
그러게요. 입막음도 없는 커다란 개 손주들이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요ㅠㅠ.
서로가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규칙을 지킨다면 보다 건강한 사회에서 우리가 살 수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