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즉, 나에겐 나흘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이 스스로 이로운가?
수행!
연휴 첫날 음식과 집안 일을 몰아하고서
추석당일, 토란탕을 거하게 한그릇 먹고
오전에 서울을 출발했다.
전날, 기차표 예매한다고 수선을 떤 덕분에 잠을 설쳐서 피로하다.
마음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상태로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나?
무슨 소리야, 얼마만에 얻은 기회인데...
주말이 낀 연휴엔 주저없이 담마숲에 가야한다.
서현스님을 지도법사 스님으로 모시고
집중수행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어떤 말씀을 주실지~
음식을 배식할 때의 취착,
흡사 큰돈을 움켜쥘 때의 그것과 닮아 있다.
폭넓게 몸에서 일어나는 식욕이나
배고픔과는 성질이 다르다.
그것은 탐욕이고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성질을 띄고 있는데
먹고픈 욕구가 알아차림 보다 강했고
그것을 볼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친 건
모하가 일을 했기 때문이다.
맛있게 먹고
부적절한 양?을 취하고
2시간 퍼져 있었다ㅜㅜ
대상과 함께 한 마음과 사띠
이 모두를 보는 마음이 사마타인지, 위빠사나인지, 무기인지 혼돈스럽다면
마음이 활발한지, 알아차림이 명료한지 보라.
많은 사람들이 사마타의 고요에 안주해 있는데 이것은 모하와 탐욕의 작용이다.
마음의 작용에 대해 지난 수개월간 품었던 의문과 혼란이 풀리는 순간이다.
서현스님께서는 마음의 결을 읽어주신다. 전후 맥락이 이어진다.
토요일에도 상경하는 표를 얻지 못했으나 호기롭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토날 밤에 담마숲을 나올까 잠깐 생각했었는데
그랬더라면 엄청 후회할 뻔 했다.
토날 저녁에 담마숲 요사채 앞 불빛에 의존해 경행하며 '일상 중의 수행'에 대한 꿀팁을 얻었거든.
일욜은 민폐였지만 서둘러 주변을 정리하고 03시 30분에 얻은 환승 기차표를 안고 담마숲을 떠나왔다.
모두 제 시간에 도착할지 걱정해 주셨지만 굿드라이버인 거사님의 차를 얻어타고 무사히 KTX에 올라탔다.
명절에 움직이려면 이 정도 심장 쫄깃한 경험은 각오해야지~
그래도 휴~
환승에 무궁화 입석이라도 4~5시간 걸려 왔어야 했을 길을
KTX 환승으로 3시간만에 서울에 닿게 되었다.
당일 03시 30분 내외로 잠깐 열렸던 표 중에서 빠르게 얻어 이렇게 좌석에 앉아서 후기를 쓰니 이건 인간이 관장하는 일이 아닐터이다ㅋㅋ
미려한 중생이 이렇게 삶의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건 담마숲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있다고 이런 법을 만날까?
명예가 높다고 이런 기회를 얻을까?
배웠다면, 적용하고 실천해야한다.
그것이 목감기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인터뷰해 주신 스님에 대한 예우이며 배운 자의 도리임을 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집에서 경행을 1일 15분하라.
여유가 된다면 좌선도15분 정도하라.
중요한 것은 일상 중 알아차림의 기회를 늘려라.
스님들의 법문녹음을 들어라.
그러한 시간들이 쌓여 11월이 되면
앙코르와트 어느 허름한 사원 아래에 홀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붓다의 원음에 귀 기울여 볼 것이다.
신심 좋던 그 어느 해의 00처럼.
첫댓글 탐욕이 두드러진다.
일상 중 소소한 행위를 하면서 두드러지는 탐욕들...
말에 묻어나는 탐욕,
생각에 묻어나는 탐욕,
행위에 묻어나는 탐욕이
두드러진다.
탐욕의 성질을 보더니
같은 성질을 띈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자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욕이 줄었다고 말할 수 없다.
탐욕, 너는 조건이 일면 일어났다가 조건 따라 사라지겠지~
'나'가 개입할 문제는 아냐.
예전엔 마음을 던져놓고 통으로 보려 했다면,
그것은 어쩌면 대상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보려고 시도한 것이라면
요즘은 나와 닿아 있되 그것 자체의 성질,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이 일어난다.
내용은 상관없어.
모기를 죽이려는 마음이나
코끼리를 죽이려는 마음이나 성질은 다르지 않아.
다만, 큰 동물을 죽일 때 그 업이 작은 그것을 죽일 때보다 크다고 들었다.
그러나 업은 내가 관여할 일도, 할 수도 없는 일.
다만 성질만 두고 보자면,
세상사는 겨 묻은 내가 똥 묻은 너를 시비하는 격이니~
오호, 통재라! 똥과 겨는 본디 없다고 그분께서는 말씀하셨다.
살고 싶다면, 하루에 15분 수행을 잊지 마!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