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있는 사람, 비데 써도 될까?
비데는 신체 온도와 비슷한 섭씨 38도의 물을 중간 이하의 수압으로 사용해야 한다
비데를 사용하면 용변을 본 후, 깔끔하게 뒤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비데를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항문 건강에 좋지 않다. 올바른 비데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차가운 온도·강한 수압 금물
비데를 사용할 때, 차가운 온도와 높은 수압을 주의해야 한다. 항문이 강하게 자극돼 기름막이 벗겨져 상처가 생기기 쉽다. 항문의 기름막은 항문샘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부드러운 변 배출을 돕는다. 기름막이 벗겨져 항문 부위가 거칠어지면 항문 표면이 건조하고 가려워지는 항문소양증이나 항문이 찢어지는 치질 등이 생길 수 있다. 기름막이 손상되면 항문 표면이 외부 물질에 노출돼 세균 감염의 위험도 커진다.
항문 피부 약한 경우 주의해야
치질, 치핵 등 항문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비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비데의 물줄기가 항문의 상처에 자극을 줘 출혈, 통증 등을 유발한다. 강한 수압이 괄약근을 자극하면 치핵 주변 혈관이 터질 위험이 있다. 항문질환이 있는 경우, 배변 후 젖은 화장지로 톡톡 두드려서 닦거나 샤워기로 살살 닦아내야 항문이 자극되지 않는다. 한편, 성인보다 피부가 약한 어린이도 비데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어린이들이 센 압력으로 비데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사용 후 습기를 잘 말려야 습진성 피부염 등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섭씨 38도의 물·수압은 중 이하로 설정
비데는 따뜻한 온도의 물을 중간 이하의 수압으로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연구에 의하면, 비데를 섭씨 38도 정도의 온수로 중간 이하의 압력으로 사용하면 항문압이 15~20% 감소했다. 비데 물줄기는 일직선 형태보다 넓게 퍼지는 형태가 항문압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항문압이 낮아지면 항문 괄약근이 이완돼 혈액순환을 돕고, 항문 통증을 완화한다. 교수는“비데는 하루 1~2회 이내로 쓰고, 한 번 사용할 때 3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