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다꼴리야 국의 숩빠와사 공주는 임신한 지 칠 년하고도 칠일이 되어있었는데, 심한 산고로 고생하고 있었다. 그녀는 큰 고통 속에서도 부처님의 훌륭하신 덕과 지혜, 자비, 인욕 등을 마음 속 깊이 음미하면서 일념을 이루어 고통을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런 한편 그녀는 자기 남편에게 자기를 대신하여 부처님께 가서 해산이 순조로워 고통이 소멸되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리게 하였다. 그래서 그녀의 남편은 부처님께 갔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말씀을 전해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숩빠와사는 모든 위험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니라. 공주는 무사히 건강하고 귀여운 아들을 낳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는 바로 그 순간 공주는 아주 건강하고 인물도 준수한 아들을 낳았다. 그 뒤 숩빠와사 공주는 부처님과 빅쿠들을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렸고, 아기의 손으로 부처님과 빅쿠들에게 청정수를 바치게 했다. 또 그녀의 가족들은 부처님과 빅쿠들을 이레 동안 계속 초청하여 공양 올리면서 행사를 가졌다.
그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빅쿠가 되기를 원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를 받아들이시어 빅쿠로 삼으시고 시왈리라고 부르시었다. 시왈리는 출가를 허락받고 빅쿠가 되기 위해서 머리를 깎는 동안에 열심히 자기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여 머리를 다 깎는 것과 동시에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고도 그에게는 복덕이 따라서 항상 공양이 넘쳤고, 그 때문에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복덕이 가장 수승한 제자로 일컬어졌다.
어느 날 빅쿠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시왈리 빅쿠는 그렇게도 복덕이 많은 사람으로서 머리를 깎는 동안에 아라한이 될 정도였는데, 어째서 그의 어머니 태중에 칠 년 동안이나 머물러 있어야만 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시었다.
“빅쿠들이여 그는 전생에 시왈리라는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었느니라. 그런데 그의 부왕은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 패배하여 나라를 잃었었느니라. 그러나 시왈리 왕자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시왈리 국의 한 도시를 점령하여 여드레 동안 성문을 열지 않음으로써 성 안의 시민들은 음식도 물도 얻지 못하여 고통을 겪었었느니라. 그는 이 같은 전생의 불선업 때문에 어머니의 태중에서 칠 년 동안 갇혀 있었던 것이니라. 그러나 이제 그의 모든 불선업은 끝나 고통은 사라지고 선업만이 나타나게 되어 일반 대중으로부터 가장 공양을 많이 받는 수행자가 되었으며, 닙바나도 성취한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그는 위험1)한 고난2)의 길을 여행하여
생사의 큰 바다 무지의 어두움을 벗어나
저 언덕에 이르렀으며
오온의 현상 관찰로 선정을 이루어 집착이 없고
의심과 갈애로부터 벗어나 닙바나를 성취했나니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1) 위험 : 감각적 쾌락의 함정. 수렁 늪에 비유되기도 한다.
2) 고난 :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남으로서 갖가지 선업과 불선업을 짓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