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대표 딸래미
글/淸天 성민주
대학을 졸업 하자마자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정말 성실히
직장인으로 살아 온 외동딸.
나이 사십이 가까워 지도록
혼기를 놓치고 한동안 노처녀 히스테리로
집안 분위를 흐려 놓더니
한두달 전부터 진지 하면서도
의욕이 갑자기 넘쳐지는 모습이었는데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내게
- 아빠. 오늘은 퇴근 하시는데로 일찍
들어 오시란다.-
퇴근해서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는데
맛있는 냄새가 집안에 진동하길래
주방쪽을 바라보니 배달 온 몇가지 음식과
식탁 내 자리에 파ㅡ란 소줏병과
잔이 놓여 있다.
-오늘 무슨날이냐? 왠일인데?-
어서 앉아서 드시기나 하라며
소줏잔을 채우면서 유행가 전주곡 처럼
슬슬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그동안 무남독녀 딸인
절 이 나이까지 키워 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의지가 되어 주신
부모님을 이제 제가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갑자기 딸애 말에 우리 두 부부는
어안이 벙벙하여
약속이라도 한듯이 마주보다 둘다
딸래미를 바라봤다.
얘기인 즉선
오늘 근 이십년을 다니던 직장 때려쳤고
집에서 재택 근무 형식에 필요한
주방 인테리어를 할건데
그 비용은 그동안 지가 저축 해둔
돈으로 집기류를 사고
퇴직금으로 장비 살거라면서
장황히 설명하는 눈치가
비장한 각오가 엿보여
우리 두 부부는 암말 못하고
듣기만 했었다.
딸년 친구중에 현주라고
중학교 부터 대학까지
같이 다닌 단짝 녀석이 있는데
걔는 결혼해서 애를 둘을 낳고
지금은 인터넷으로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발품팔이로
아동복을 싸게 구입 하구선
몇가지는 지 손으로 리폼까지 해서
판매하는데 수입이 적지
않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라며
지는 요리 유튜브를 개설하여
구독자가 많아지면 유명세도 타고
떼돈도 벌수 있다고 투자 차원에서
주방 인테리어와 주방셑 전부를
교체하고 촬영 장비를 산덴다.
ㅡ 휴! 저년 또 아니
이젠 완전히 미쳤구나. 미쳤어.ㅡ
여보 마누라! 직장도 때려치웠데잖아.
쟈! ㅡ 한번 한다면 안하는거봤어?
그러니 내버려둬. 히스테리 부리는거
보다야 낫지.
그리고 한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
지도 계획을 짜고 하겠지 뭐.
ㅡ뭐. 요리를 한다구요?
지 손목떼기로 라면도 한번 안끓여
처먹던 년이 요리 유튜뷰를 한다고요?
야이년아! 이 에미가 끼니때 마다
밥상 대령 하니까 요리가 니 돌대가리
생각대로 쉬운줄 아니?
다른 애들처럼 사내놈도 하나
못 사귀는 주제에 뭐 요리를 어쩐다구?
요리를 하던 인빙을 하던
내 집에서 하지말고 니 따로 나가서
내 눈 앞에서 썩 꺼지기나 해라.ㅡ
마누라의 노발대발이 이해는 갔지만
나 까지 그럴수 없어
마누라를 이끌다시피 안방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주방 인테리어는
그럴싸하게 정리되고
조명도 환하게 켜고
갖가지 신선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육류를 손질하고 난뒤
영상학과를 졸업 했다는 후배 불러다
첫 촬영을 시작을 했다.
마누라는 계속 못마땅한 표정 이었지만
촬영시간이라 소리도 못내고
딸래미 뒷치닥 거리에
이마에 땀만 송글송글 맺히고
덩달아 나도 심장이 두근 거리고
떨려서 혼쭐이 났었다.
첫 방송을 나가고 보기엔 먹음직
하길래 한 저범 했다가
나는 식구들 몰래
화장실에서 뱉어야만 했다.
마누라가 맛 보더니 역시나 예상대로
양념만큼이나 많은 욕을 속사포 처럼
퍼부어뎃고
그렇게 몇 주간은 딸래미 유튜브에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
약 삼만명에 육박 하니까
지금 이대로 구독자 수가 늘기 시작하면
금새 백만 구독자가 넘는 채널이 되어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져서
방송 출연 제의도 들어 올거고
그럼 엄마 아빠는 딸래미 하나 잘 둔덕에
송가인이 부모님처럼 덩달아
유명세를 타니 마니
기고만장한 딸내미는 입에 거품을 물며
그 특유의 우쭐함으로 내 예상을
역시 깨지 않았다.
처음엔 화장빨 조명빨인줄도
모르고 예쁘다느니
참 맛나게 보인다는 뎃글들이
제법 많아 딸래미는
한껏 고무 되었는데
지금, 두어달 사이
구독자가 늘기는 커녕 되려
그렇게 상승세를 타던
기존 구독자 마저 취소가 이어져
이제는
한 삼천 몇십명으로 줄어들고
뎃글도 비난의 글로
도배 되다시피 한다.
소금을 넣고 간을 해야 할 요리엔
간장을 넣고.
간장을 넣고 간을 해야할 곳에
소금을 넣는다던지
요리에 윤기를 더하기 위해
올리고당으로 도금하듯
쏟다시피 하니
재료값과 먹지도 못하는
음식물 쓰레기비용 전기세 수도세...
이건 우리 내외를
편히 모시는게 아니라
집구석 살림을 아주 거덜을 낸다.
나는 매일 시장으로 태우고 가는
운전기사로
마누라는 딸애 전용 보조가사 도우미로
전략 해 버리고도 모자라
지는 지대로 맘대로 안되니까
그전 부리던 히스테리 병이
또 도지기 시작 했다.
이놈의 집구석에 언제나
거실에 겨울햇살이 깃든것 처럼
따스하고 평온한 평화가 올련지?...
후!ㅡㅡㅡㅡ
유튜뷰를 시작하면서
인쇄해온 유튜브 명함을 오늘
아침에 참다 참다못한 마누라가
기어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마누라 몰래 쓰레기통에서
버린 딸래미 명암 한장을
주워서
내 핸드폰 지갑에 끼웠다.
뮤쟈게 씁쓸한 기분으로ㅡ
박명숙 티비
대표: 박 명 숙
전화: 010 - 5348 - 4155
이 명함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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