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너머로 떠나는 시간 여행, 청도읍성
경북 청도군
수정일 : 2022.03.10
과거 읍성은 주민들을 보호하고 지방의 군사 및 행정 기능을 담당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날
읍성은 성곽길을 따라 산책하는 즐거운 역사 탐방 여행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청도읍성은 훼손된 성곽이 복원돼 역사,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음은 물론,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공존하고 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성곽길과 성곽 양옆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풍경은 여행 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화양읍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
성곽 안팎으로 볼거리 많은 청도읍성
청도읍성을 거닐다보면 문화 자원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동문 입구에 성벽을 따라 줄줄이 놓인 선정비는 이름대로 선정을 베푼 관리들을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만든 비석이다. 바로 건너편에는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석빙고가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전국에 남아있는 석빙고 6개 중에 가장 오래됐고 조성된 연대와 책임자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사람이 들어갈 만한 깊이의 공간은 얼음을 보관하던 저장소였고 그 위에 아치형 구조물은 석빙고의 천장을 지탱하던 것이다.
원래는 천장이 있어 내부 모습이 꽁꽁 감춰졌지만, 지금은 천장 부분이 소실되어 바깥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계단을 타고 석빙고 내부로 들어가면 몇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해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선정을 베푼 관리들을 표창하고 기리기 위해 만든 선정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도읍성의 석빙고
성내로 들어가면 말 동상과 함께 작고 소박한 기와집이 서있는데 바로 고마청이다. 고마청은 민간의 말을 삯을 주고 징발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이며, 조선 숙종 때 고마법이 실시되어 사신이나 수령 등 지방관의 교체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설치됐다.
지금의 고마청은 본래 남아있던 건물은 아니고 문헌기록을 토대로 2013년에 복원된 것이다. 북문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면 태극문양으로 조성된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여름에는 연못에 연꽃이 만개하고 봄에는 연못
주변에 붉은 작약이 피어나, 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는다.
북문 밖에 태극문양으로 조성된 연못
화양읍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위치한 청도읍성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형 때문에 산성과 평지성의 특성이 혼합된 성곽의 형태를 갖췄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처럼 성곽 내부에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
청도읍성은 화양읍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어 주민들의 삶과 가깝게 맞닿아 있다. 중앙관리들이 잠시 머물던
객사로 쓰인 도주관, 고을 수령이 실무를 보던 동헌, 유학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향교 등 옛 고을의 지방기관과 현대식 건물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고려 때 지어진 청도읍성은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손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2004년 복원사업을 시작하면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북문인 공북루를 중심으로 복원 공사가 시작됐으며 지금은 원형의 절반 정도 지어졌다.
성벽 너머로 노을이 물드는 청도읍성
마을을 둘러싸는 읍성의 모습은 성벽길을 걸어야 보인다. 성벽 탐방로는 북문, 동문, 서문 중 어느 곳에서든
만날 수 있으며 규모가 크지 않아 1시간이면 성곽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사방이 탁 트인 성곽 위에서는 멀리 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예스러운 성벽과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푸른 잔디밭은 먼 옛날 과거로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성곽 안쪽으로 기와지붕이 수두룩한 화양읍 시가지, 바깥쪽으로 한산한 들녘의 풍경은 서로 대비되어 보기에 색다른 매력이 있다.
적의 공격을 막는 옹성도 함께 복원된 서문 무희루
청도읍성 태극문양 연못에서는 매년 ‘청도읍성밟기’라는 특색 있는 전통행사가 진행된다. 청도읍성밟기는 성곽 위에서 성곽을 밟으며 줄을 지어 도는 풍속으로, 남자는 읍성을 지키고 여자들은 무기로 활용할 바위를 머리에 이고 운반하던 데에서 유래된 전통 민속놀이다.
전통행사 ‘청도읍성밟기’
여행 정보
청도읍성
- 주소: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동상리 48-1
- 문의: 054-370-6062
- 홈페이지: cheongdo.go.kr/open.content/tour
여행 팁
동문과 서문에 주차장이 있으며 더 넓은 서문주차장을 이용하면 편하다.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향토 음식점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읍성 주변 곳곳에 있다.
글: 양수진(여행작가)
사진: 청도군청 제공
※위 정보는 2022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