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tape에 담긴 고암 큰스님의 보살계 법문을 지금은 들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테이프를 재생시킬 테이프 플레이어가 없는 까닭이다 지금은 승용차에도 tape재생장치가 없어 콤팩트 디스크(CD)로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도 이젠 옛날 얘기다 지금은 USB에 저장해 두었다가 플레이어에 꽂고 듣는다던가 아예 그 때 그 때 스마트폰에 들어간다
스마트폰 동영상 어플 유투브에 들어가 제목을 치면 비슷한 이름의 동영상들이 나오고 거기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누른다 그리고 듣고 싶은 법문을 들으면 된다 하긴 손가락으로 터치하여 듣고 싶은 노래나 법문을 찾는다면 그 또한 지나간 옛날 방식이다 지금은 말로 해도 된다 "고암 큰스님 보살계 법문 찾아 줘"
말 한마디에 스마트폰은 곧바로 해당 프로그램을 찾아낸다 만일 해당 프로그램이 없으면 말로 했기때문에 말로 답이 되돌아온다 "해당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럼 유투브 말고 딴 데서 찾아 줘." 수퍼컴에 저장되어 있지 않다면 그야 처음부터 입력되어 있지 않기에 으레 찾을 수 없다 하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 어디 누군가가 고암 큰스님 보살계 법문을 올려 놓았다면 당연히 스마트폰은 찾아낸다 그리고 "들려줘"라는 지시가 없어도 으레 재생시켜 주게 마련이다 이처럼 단말기 스마트폰은 프로그램을 찾을 때 다시 듣기라던가 또는 다시 보기가 있어서 굳이 다운로드로 받아 둘 필요가 없다 다운 받으려면 용량을 차지하니까
이들 듣고 싶은 법문이나 듣고 싶은 노래가 윤회하고 있다 몸을 바꿔가며 윤회한다 처음에는 tape 모습이었다가 그 다음에 CD 모습으로 몸을 바꾸고 다시 다음생에는 MP3로 몸을 받는다 MP3가 USB로 윤회하더니 마침내 홀로그램보다 더 투명한 희한한 몸을 받아 환생한다 어디 음성프로그램뿐이겠는가 동영상으로 그 몸을 확 바꾸기도 한다
이게 뭘까 바로 고암 큰스님 보살계 법문이다 보살계 법문의 윤회과정이다 여기 윤회하는 과정에서 일인일과一因一果로 끝나는 것은 없다 아예 없다기보다는 그냥 거의 없다 하나의 씨앗因이 고스란히 열매果로 몸을 바꾸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볍씨가 하나 있는데 이것이 볍씨 자루에서 나와 촉촉한 땅에 떨어지면 싹 틔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루 알다시피 볍씨는 마른 땅이 아닌 물이 고여있는 촉촉한 땅이어야 한다 아니면 비록 마른 땅이라 하더라도 그 볍씨가 말라 없어지기 전에 좀 비가 넉넉히 내려 볍씨를 촉촉한 땅으로 밀고 갔을 때 거기서 볍씨는 싹을 틔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비록 물이 고인 곳으로 옮겨졌다 해도 어느 순간 물이 빠지고 말라버리면 싹을 틔울 수 없을 것이다
쌀 미米 자를 파자破字하면 팔십팔八十八이 되는데 여든 여덟 번 손길이 가야 된다는 뜻이다 이는 1인因 88연緣 1과果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씨앗因이 여든 여덟 가지 중간의 도움緣을 받아 마침내 하나의 열매果로 변신한다 이와 같이 어떤 씨앗이 썪어 하나의 열매가 되기까지는 여러 필연과 우연이란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윤회를 얘기할 때면 때로 귤화위지橘化爲枳를 생각한다 이 귤화위지를 같은 뜻 다른 말로는 남귤북지南橘北枳라고도 한다 환경의 중요성을 담은 글이다 회남 귤이 회북에서는 탱자가 되고 강남 귤이 강북에서는 탱자가 된다 이를테면 어떤 갓난아기가 미국이나 유럽 어느 가정에 입양되어 거기서 자라면 으레 영어를 배운다
그가 한국 태생의 아기이건 중국 태생의 아기이건 영어문화 속에서 자라는 까닭에 으레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노래하고 영어 책을 읽고 영어 문화가 몸에 밴다 이는 앞의 tape 윤회와 달리 표현의 윤회라고 할까 테이프 윤회는 몸은 비록 바뀌나 정신 세계는 그대로인데 언어 윤회는 몸은 그대로인데 이른바 표현의 세계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윤회라고 하는 것을 정신이 윤회하는가 육신이 윤회하는가 정신 일부가 환경을 따르는가 육신이 환경에 적응하며 달라지는가 과연 어디서 어디까지를 삼사라, 곧 윤회라 일컬을 것이냐다 티벳의 달라이라마 환생을 놓고 현재 달라이라마의 전생은 누구였고 오늘날 달라이라마가 죽게 되면 다시 새로운 라마로 몸받아 온다고 한다
이를 가능하다고 할까 있을 수 없는 불가능이라 할까 아무튼 세상은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다 술을 빚는데 반드시 요구되는 밀로 만든 발효재 누룩麴과 함께 찐 쌀을 말려 만든 고두밥糵에 적당한 물과 온도가 만나 술이 익는다 아무튼 고두밥인 얼糵과 누룩인 국麴이 나중에 술이 되는 데도 여러 가지 도옴緣이 없다면 향기로운 술은 쉽게 빚어지지 않는다
하긴 영국의 생명공학자이자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이 실수로 발견한 페니실린처럼 인간의 지능과 달리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새로운 결과로서의 과정도 있다 사실 윤회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윤회다 항균물질 리소자임lysozyme과 푸른 곰팡이Penicillium notatum에서 페니실린이 생겨날 줄 어찌 알았을까
윤회를 다른 말로는 변화라 한다 물론 이 말은 내가 처음 하는 말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법칙과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원리를 떠나 이른바 변화變化를 얘기하고 윤회輪廻를 얘기한다는 게 가능할까 윤회는 범어梵語 삼사라samsara이며 영어로 트랜스마이그레이션transmigration이다 소위 영혼의 전생轉生인 셈이다 이 점에서는 테이프 윤회와 동일하다
사실 테이프가 윤회하는 게 아니다 테이프에 담긴 고암 큰스님 보살계 법문이 상황에 따라 테이프 몸뚱어리에서 콤팩트 디스크로 몸을 바꾸고 CD몸에서 MP3로 몸을 바꾸고 MP3에서 다시 USB로 몸을 바꾼다 물론 몸이 바뀔 뿐 내용은 그대로이다 이게 우리가 말하는 영혼과 육신의 윤회 중에서 영혼의 윤회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영혼의 윤회 과정에서 제행무상은 말할것도 없이 만일 제법무아가 되지 않는다면 아我가 자기 동일성同一性인 아이덴티티identity를 너무 내세우면서 다른 몸 받기를 거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문제가 있다 자아를 비우지 않는다고 했을 때 어떤 경우도 영혼의 윤회는 설사 고사를 지낸다 해도 불기능하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가령 고암 큰스님 보살계 법문이 처음 테이프 몸으로 태어나 존재하다가 중간의 여러 가지 몸을 생략한 채 시나브로 USB를 만나면서 USB를 몸으로 맞길 거부한다면 그때 그 영혼의 강한 거부를 무시한 채 강제로 받아들이게 압박할 것인가 transmigration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법무아의 원리로 인해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받아들인다 다른 말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깃든다
윤회輪廻! 자동차 바퀴輪 회전廻은 그렇게 많이 구르지만 끝내 자동차를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바퀴만이 구를 뿐이다 바퀴 위에 올라 앉은 바디body와 섀시chassis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뿐 꼼짝도 않는다 위치에너지는 마냥 한가로운데 운동에너지 저만 홀로 바쁘다 마치 청산은 늘 그대로인데 물안개만 저홀로 바쁘듯 -----♡-----
초대장invitation
초대합니다 행복이 그윽한 가을 산사로 고귀한 당신을 초대합니다. 우리절 창건 23돌을 맞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 원력이 충만한 도량이 되도록 오셔서 축하해 주십시오.
초대합니다. 61세가 되면 회갑이라 하며 회갑부터 새로운 갑자가 시작되지요. 산승의 61권 째 책 '발원문으로 읽는 천수경'이 도서출판 하늘북에서 출간됩니다.
어서 오십시오 산승의 61권 째 책 출판사인회 및 북콘서트에 함께 참여해 주십시오. 참석하신 당신께는 책을 선물로 드립니다. 가족과 친지들 서로 연락하여 오셔서 마음껏 즐기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일시는 2018년 10월 7일 오전10시이고 장소는 광주시 도척면 상림리178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