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요 씨 왔어요?”
“아, 여기 이분들은 누구?”
혜진 언니가 성인 남자 목소리를 흉내 낸다.
내가 작은 목소리로 김성요 씨에게 “제 이름요.” 하고 말한다.
“김민서.”
“또 언니 이름요.”
“정혜진.”
“학생.”
김성요 씨가 남동현 국장님에게 나와 혜진 언니 소개하기를 연습한다.
물론 나와 혜진 언니가 국장님에게 바로 인사드릴 수도 있다.
“안녕하세요. 이번 여름 김성요 씨 단기 자취 지원을 돕는 실습생 김민서, 정혜진입니다.”
나름의 예의를 갖춘, 그리 어색하지 않은 첫인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누군가의 지인을 소개받을 때, 그 누군가가 지인을 소개해 주는 모습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을 김성요 씨와 나눴다.
김성요 씨와 국장님은 아는 사이인데, 국장님과 저희는 처음 보는 사이니까
김성요 씨가 소개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상상생활문화센터에서 남동현 국장님을 만났다.
문화센터까지 차량 지원해 준 신은혜 선생님과 남동현 국장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와 헤진 언니 그리고 김성요 씨가 모여 소곤소곤 모의했다.
“저희는 남동현 국장님 처음 봐요.”
“김성요 씨와 국장님은 서로 아는 사이니까 김성요 씨가 저희 소개해 주세요.”
남동현 국장님이 나와 혜진 언니 그리고 김성요 씨가 앉아 있던 방으로 들어왔다.
김성요 씨가 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김민서.”
또 혜진 언니를 가리키며 말한다.
“정혜진.”
“학생.”
국장님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장난스레 성요 씨가 알려 주지 않아도 괜찮다며 말한다.
첫 만남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장난이 오고 갈 수 있는 이유는
주선자인 김성요 씨가 말문을 열었기 때문이 아닐까.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김민서
첫댓글 그간 신은혜 선생님이 여러번 김성요 씨와 남동현 국장님의 관계를 도왔기에 남동현 국장님도 김성요 씨가 직접 학생들을 소개하는 뜻을 잘 알거라 짐작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에게 처음 만나는 사람을 소개하는 건 여느 사람들의 첫 만남, 첫 인사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죠. 애써 이렇게 하려는 두 학생의 뜻과 마음이 고맙고 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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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크게 웃었어요. 남동현 국장님을 흉내내는 정혜진 선생님 모습이 떠올라서요. 두 분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연극을 모의했는지 알기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더 즐거웠습니다. 김성요 씨를 도울 때, 제가 얼만큼 정성스레 돕는가에 따라 다음이 아주 달라졌어요. 명절 인사 한 번도 그저 '오늘 가서 명절 인사 드릴까요?' 하고 둘레 사람을 뵙는 것과, 인사를 어떻게 전할지 의논하고 함께 그 과정을 상상하고, 상황을 구상한 뒤에 드리는 인사는 참 다르더라구요. 저는 실천하며 느꼈는데, 정혜진 김민서 선생님은 이런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마도 김성요 씨의 입장과 상황, 관계를 깊이 헤아려 도우려는 마음이 두 분을 바르게 일하도록 이끌지 않나 싶습니다.
성요 씨의 소개가 간단명료, 멋집니다.
함께 할 동료가 있어서 힘이 나겠어요. 사회사업 즐겁게 하는 모습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