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연중 제15주일)
믿음이 뒤집혀야 합니다...
사제들끼리 어느 식당에 점심 먹으러 갔는데, 앞에 자매님들 8-9명이 식사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보니 자매님들 가운데 묵주반지, 묵주 팔찌를 한 천주교 신자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사제가 갑자기 점심 내기를 하자고 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비신자들 사이에서, 그것도 식당에서 성호경을 어떻게 긋고 밥을 먹을까?”
찬찬히 보니 한 자매님은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성호경을 긋고요. 어떤 한 자매님은 허벅지에다가 긋고요. 그런데 허벅지에 성호경을 그었던 자매님이 앞에 작은 성호경을 긋었던 자매님에게 ‘왜, 성호경도 안 긋고 밥 먹느냐?’고 묻자, 앞에 자매님이 당황해서 잊어버렸다는 말과 함께 성호경을 다시 긋고 밥을 먹습니다.
저희는 모두 가슴을 쳤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사제들 탓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제들은 보속하는 마음으로 식당 안에서 큰소리로 기도하였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씨가 뿌려진 땅이 4곳이지만, 한 곳만이 열매를 맺습니다. 그 차이점이 뭘까요?
길가, 돌밭, 가시덤불 같은 땅은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이지만, 좋은 땅은 갈아지면서 흙이 뒤집힌 땅입니다.
그래서 흙이 뒤집히면서 풀뿌리가 제거되었고, 돌멩이를 추려내면서, 마침내는 좋은 땅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땅에 처지에서 보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백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저희 마음이 먼저 부서지고 깨어지면서 먼저 다른 밑으로 내려가는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 힘들고 아픈 “내려가는 십자가”입니다.
그래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미운 사람과 화해하고 기도의 은총으로 몸과 마음이 회복되고, 쉬고 있는 가족들이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구약에 요나서를 보면, 하느님께서 요나 예언자에게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전하라고 하십니다.
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반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요나 탔던 그 배가 폭풍에 시달리다가, 요나는 바다에 던져져서 큰 물고기 뱃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요나 예언자의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요나에게는 폭풍이라는 것과 큰 물고기 뱃속은 엄청난 고통과 어둠이었지만, 나중에 보니 그것이 하느님의 은총이자, 하느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오늘 제1 독서 이사야서 말씀입니다.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예수님께서는 오늘 비유 말씀을 이 말씀으로 마치셨습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그래서 예수님의 이 말씀이 고운님들의 말씀이 되기 위해서는 종일 말씀을 읽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되새김질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불같은 내 성격이 죽지 않았으면, 말씀을 읽고 되새김질하면 온순해집니다.
아직도 게으른 삶을 살고 있다면, 말씀을 읽고 되새김질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지런해집니다.
아직도 고운님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말씀을 읽고 되새김질하면 사랑받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고운님들 안에 미워하거나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말씀을 씹고 되새김질하면 은총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운님들은 신앙인으로서 받은 말씀의 은총에 밥값도 해야 하고 꼴값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을 읽고 되새김질해야 합니다.
구약 성경 아모스서 8장 11절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 하느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이 고운님들에게 적당한 때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귀한 은인을 만날 수 있고, 말씀으로 충만한 은총을 받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되새김질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모든 농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라는 말이 있듯이, 고운님들도 말씀으로 기도하고 참고 인내하는 십자가의 삶을 통하여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하느님의 말씀으로 새싹을 튀우고 좋은 열매 맺도록
노력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