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여행 3일차를 올려봅니다. 그간 일이 있어 서울을 올라갔다오는 등 바빠서 시간이 통 안났습니다. 아직 시골생활이 미숙해, 일도 깔끔하게 못하며 바쁜 척 헐떡거리기도 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겨울인데도 할 일이 많더군요^^;:
3일차는 통영에서 시작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동피랑으로 갔다. 중앙전통시장 옆 통영활어시장으로 해서 언덕을 오르면 동피랑이 나온다. 올라가 보면 동포루 건물 하나밖에 없지만 오르는 길가에 벽화가 가득 했다.



크고 작은 많은 벽화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담장, 벽, 축대 등 공간만 되면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아무리 작은 집도 거의 예외없이 작은 소품 그림이라도 하나는 있는 것 같았다. 기상하자마자 일어나 간터라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지난밤 하루 묵었던 통영의 하이브 게스트하우스다. 여기서 간단한 조식을 하고 버스를 타고 통영 시외바스터미널로 가서 진주행 버스로 진주역으로 갔다. 기차시간을 맞추어 통영에서 출발한지라 대기시간이 길지 않았다. 터미날에서 역을 가는데 약간 헤멨다. 눈에 익지 않은 거리에선 언제나 어설프다.

진주역에서 부전행 무궁화열차를 탔다. 어제 경전선을 타고 목포에서 진주까지 왔는데, 이젠 진주에서 부산까지 간다. 오랫동안 꿈꾸었던 것이라 하나도 지겹지가 않았다. 스쳐지나가는 차창밖의 풍경들이 계속 새롭게 느껴졌다. 부전역에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지하철로 부산역으로 갔다. 오랜만에 찾은 부산역은 사람들의 물결이 넘쳐나고 있었다. 역 옆에서 부산시티투어 버스를 탔다. 2층으로 된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향했다. 투어버스는 30분에 한번씩 운행되며 부근의 명소에 대해 안내를 해주는 버스다. 차 없이 다니는 배낭여행자들에겐 더 없이 좋은 시스템인 것 같다. 내린 곳에서 관광을 한 후 내렸던 정류장에서 다른 버스를 타고 또 다른 목적지로 가면 된다.

버스가 영도다리를 건너 태종대로 가기전 하늘 전망대에 내렸다. 확 트인 바다가 조망되는 그런 전망대였다. 다음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향했다. 태종대 입구에서 순환열차인 다누비열차를 타고 태종대전망대로 갔다.




태종대전망대 에서 점심으로 부산의 명물인 밀면을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밀면은 냉면과 비슷한 비주얼에 맛도 비슷한 것 같았다. 나와서 사진을 찍고 주변의 바다풍경도 바라보았다. 많은 관광객이 북적였다. 태종대 자살바위는 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했다. 그래서 부근에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구명사라는 절까지 있다고 한다. 태종대 자살바위는 시간상 내려가진 못하고 멀리서만 봤다. 다음 다누비열차가 올 시간이 다되어서였다. 배낭여행이긴 했는데 열차시간에 의해 이동을 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패키지여행적인 점도 있는 여행이었다. 다누비열차를 타고 태종사로 이동했다.



수국축제로 유명한 태종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본사인 범어사의 말사다. 스리랑카에서 기증한 석가모니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보궁이 있는 사찰이다. 사리탑이 건물 안에 봉안된 게 이색적이었다. 부도가 많이 조성된 한쪽의 정원이 크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웠다. 매년 6~7월에 열린다는 수국축제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사찰이었다. 열차시간 관계로 태종사에서 태종대입구까지 구보를 했다. 다행히 부산 시티투어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올 때와는 다르게 이층이 무개인 차가 왔다. 덕분에 시원하게 부산의 거리를 구경하며 오륙도 스카이워크로 향했다. 전엔 해운대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륙도를 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버스를 타고 오륙도 근처까지 갈 수가 있다. 주변은 새롭게 아파트단지들이 조성되고 있었다.



오륙도 스카이 워크는 유리로 바다를 향해 공중으로 길게 내밀어진 도보형 전망대로, 바닥이 유리라서 밑으로 아래가 내려다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는 날이 장날이라 점검 중이어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보도 앞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선 유난히 이런 것이 많았다. 목포에선 월요일이라 정기휴일이 많았고 통영 케이블카도 점검 중이라 타지를 못했었다. 하지만 어쩌랴, 운이 안 따라 주는데. 그냥 웃고 말았다. 스카이워크 밑 해변에서 보니 오륙도가 코앞에 있었다. 오륙도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무개 2층버스였다. 날이 흐려지는 것 같아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괜한 걱정도 하며 부산거리 풍경을 즐겼다.

부산역에 도착한 후 지하철을 이용해 부전역으로 가서 경주 가는 무궁화열차를 탔다. 몸이 조금 피곤해졌다. 밖이 어두워져 차창으로는 스쳐지나는 불빛만 보일뿐 풍경들은 보이질 않았다. 퇴근자들이 많아선지 객실에 빈 자리가 없었다. 휴게실 칸에 기대서 가다 경주에 가까이 가서야 좌석에 앉았다. 3일차 숙박은 콘도에서 하기로 했다. 콘도에 도착하니 밤 10시를 넘고 있었다. 긴 하루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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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차 없이 철도여행을 하시는군요
기차여행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나름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2년 전 거제도와 통영 일대를 동서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기동성이 떨어져 불편하긴 했지만
여유롭기도 하더군요.
자유로운 여행이 부럽기도 하네요.
눈과 가슴에 맘껏 담아오시고 아름다운 추억거리도 많이 만드시길요~
멋진여행을 하고계시는군요.
글줄 태종대 자살바위는 지금은 밀면드신 건물 앞 모자상 자리입니다.
즉 자살바위와구명사는 없어 졌읍니다.
사십년전 자살바위에가면 팻말에
잠깐만 참자. 인생은 귀한것이다.
라고 쓰여있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