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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100만원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남성을 이상형으로 꼽는 안선영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돈 마다하는 사람 없고 돈 때문에 좋던 관계가 금이 가고 소원해진다는 걸 모르는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 경제력이 월등하지 않으면 존경심이 일지 않는다는 가치관, 이게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 또한 잘 아는 터라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부부 사이에 있어 서로에 대한 존중은 기본일진데 인연을 맺은 후 실직을 할 수도 있고 병을 얻을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닌가. 살면서 생기는 변수는 부지기수, 그런 뜻밖의 상황이 전개되면 존경심이 사라져버리려나? 뭐 갖가지 사람이 어우렁더우렁 엮여 살아가는 세상이니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구나라고 해버리면 된다. 다만 내가 아쉬웠던 건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돈이 존경심의 잣대라는 발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줬어야 옳지 않겠느냐는 것.
그 순간 '가족의 품격-풀하우스'에서 고민정 아나운서로부터 들은 속 깊은 얘기가 떠올랐다. 7년이라는 오랜 연애 끝에 시인과 결혼한 고민정 아나운서는 부군이 강직성척수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는데 결혼 당시에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꿈을 이뤄준 시인 남편, 이젠 내가 그의 꿈이 되겠어요"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 대학을 졸업하면 결혼해주겠다는 선배의 말에 졸업을 마쳤고, 꿈을 이룬 후에 결혼을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에 선배의 도움을 받아가며 언론고시에 온 힘을 쏟았다고. 그리고 KBS 아나운서에 합격하자마자 바로 부모님들께 인사를 올리고 결혼 허락을 받았다던 그녀. 그런데 그때 이미 시인은 병마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 사람을 하루라도 즐겁게 해주자 하는 마음으로 살았다는 그녀가 참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가난한 시인과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은 고민정 아나운서의 부모님도 존경스럽고 자신의 증세를 잘 알고 있기에 가족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철저히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는 조기영 시인도 존경스럽다. 그리고 고민정 아나운서는 그가 존경할 수 있는 남자여서 좋았다고 했다. 잘생긴 남자, 돈 많은 남자, 여러 종류의 남자가 많았지만 존경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남자는 지금의 남편 하나뿐이라고 했다. 바로 존경이라는 단어는 이런 곳에 써야 하는 거다. (정석희/칼럼니스트) |
첫댓글 고민정 아나운서 참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