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핵잠수함 ⓒ gettyimages/멀티비츠
Nuclear launch detected!
심해에 가라앉아 있던 '핵잠수함' 김병현(31)이 2년 만에 엔진을 가동했다.
2일(한국시간) ESPN은 김병현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스와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는 특별할 것 없는 초청선수 1명을 추가했을 뿐이지만, 김병현은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최후의 도전이나 다름없다.
김병현은 2007년 플로리다에서 23경기(19선발) 9승5패 5.42를 기록한 후 2008년 피츠버그와 1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코치진과 불협화음을 겪은 후 계약이 해지됐고 다시 팀을 구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 본 것은 2007년 9월29일로, 무려 2년4개월 전이다.
2년의 공백을 이겨내고 돌아오는 선수는 제법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마이너리그, 또는 다른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복귀한 것으로, 그렇다고 야구를 쉰 것은 아니다. 특별한 부상이 없는 데도 2년을 쉰 사례는 2차대전 때 징집됐던 선수들 말고는
거의 없다. 2차대전에 참전한 선수들은 다른 대부분의 경쟁자들도 함께 쉬었던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불리함이 없었다.
그동안 김병현은 LA에서 개인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공백이 길었던 만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다른 선수들보다는 몸을
완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2년 간 김병현의 어깨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칭이 가능한 하체를 가지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빨리 복귀하기 위해 서두르면 햄스트링 같은 하체 부상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김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구단에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후, 마이너리그에서 6개월 이상을 보내도 좋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 후 방출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의 마이너리그 팀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AT&T파크는 김병현이 가장 좋아하는 구장이다. 김병현은 AT&T파크 통산 14경기에서
2승1패 2세이브 2.33의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AT&T파크에서 가진 4번의 선발등판에서도 7이닝 1실점, 7이닝
1실점, 7이닝 2실점, 5⅓이닝 3실점으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병현이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것도 이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불펜에는 우완 셋업맨 밥 하우리의 공백이 생긴 상황. 하지만 브렌든 메더스, 세르지오 로모 등이 있어
반드시 보강해야 하는 심각한 결원은 아니다(이에 선발을 원하며 가격이 높은 박찬호는 샌프란시스코와 맞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김병현을 택한 것도 우완 불펜투수를 생각해서다.
김병현이 했던 선발 도전은 실패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김병현은 선발투수로 나선 통산 87경기에서 25승35패
5.03(평균 5.74이닝, 피안타율 .277)에 그쳤으며,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3년 연속 20경기 이상의 등판을
보장받았지만, 평균자책점은 4.37에서 5.57, 다시 5.93으로 갈수록 높아졌다.
반면 불펜투수로서의 성적은 평균자책점 3.53, 피안타율 .204로 여전히 좋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었던
2004~2007년의 성적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3.53에서 3.14로 낮아진다. 좌타자 공략과 체력 안배를 위해 선택했던
'체인지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면 우완 셋업맨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다.
결국 성패는 김병현이 얼마나 절박함을 갖고 도전한 것이냐에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그동안 복귀를 준비하면서 "일본과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은 절대로 없을 것이며 메이저리그에서 끝장을 볼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혀왔다.
만약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승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김좆키군 꼭 부활했음 좋겠네요..정말 좋아하는 선수중에 한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