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송별(送別)-왕유(王維)
下馬飮君酒 하마음군주
問君何所之 문군하소지
君言不得意 군언불득의
歸臥南山陲 귀와남산수
但去莫復聞 단거막복문
白雲無盡時 백운무진시
〈송별〉
왕유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며
묻노니, 어디로 가시오
그대는 말하길, 뜻을 이루지 못해
남산으로 돌아가 숨으려 하오
마음대로 떠나시오, 다시 묻지 않을 테니
흰 구름은 다하는 때가 없는 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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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한 잔 술을 청하며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묻자, 그대는 “뜻을 얻지 못해, 남산 자락에서 은거하려 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 주저하지 말고 가시오. 다시는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않겠소. 그대가 머무는 저 산의 흰 구름은 유유하여 다하는 때가 없을 것이니까.
[解題] 이 시는 문답법을 사용하여 떠나는 벗에 대한 정을 노래하고 있다. 앞의 네 구는 문답을 통해 送別의 정황을 서술하고, 마지막 두 구는 시인의 감정을 함축하여 드러내었다. 마지막 구의 흰 구름은 벗에 대한 한없는 정 뿐만 아니라 시인 자신의 은거에 대한 선망이 함축되어 있다.
역주
역주1> 王維(왕유) : 701~759. 성당(盛唐)의 대표적 시인으로, 서화와 음악에 모두 조예가 깊었다. 산서성(山西省) 기현인(祁縣人)으로 자(字)는 마힐(摩詰)이다. 중년에 장안의 남쪽 남전현(藍田縣)에 있는 망천(輞川) 별장을 사서, 자연시들을 지었다. 저서로 《王右丞集(왕우승집)》 10권이 있다.
역주2> 飮君酒(음군주) : 그대에게 술을 권한다는 뜻이다.
역주3> 何所之(하소지) : 어디로 가느냐는 뜻이다.
역주4> 南山(남산) : 終南山(종남산)이다.
역주5> 問 : ‘聞’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6> 白雲(백운) : 은거를 상징하고 부귀영화의 덧없음과 속세를 떠난 청결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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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삼백수 권5 오언절구
226.送別(송별)[산중송별] - 王維왕유
226.送別(송별)
〈벗을 떠나보내며〉
왕유
산중에서 그대를 떠나 보내고
해 저물어 사립문을 닫는다
봄풀은 내년에도 푸를 텐데
그대는 돌아 오시려는지
山中相送罷(산중상송파)
日暮掩柴扉(일모엄시비)
春草明年綠(춘초명년록)
王孫歸不歸(왕손귀불귀)
[通釋] 나 홀로 산중에서 그대를 떠나보낸 후 돌아온다. 그대를 생각하며 덩그러니 남아 있다가 해가 진 것을 알고, 그제서야 사립문을 닫는다. 내년 봄에도 풀들은 변함없이 푸를 텐데, 떠나간 나의 벗은 돌아올지 말지 알 길이 없구나. 내년에 봄풀이 푸르듯이 그대도 돌아와주시오.
[解題] 이 시는 송별시이다. 1구에서는 왕유가 친구와 이별한 장소를 묘사하였으며, 2구에서는 집으로 돌아온 뒤의 情景을 그려내었다. 3구에서는 봄에 돋는 풀은 오히려 기약이 있음을 말하였고, 마지막 구에서는 떠난 벗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말로 맺고 있다.
왕유는 생활 속에서 평범한 題材를 취하여 이를 질박하고도 자연스러운 詩語로 구사하여 진실한 정감(情感)을 표현하였다. 〈送別〉 역시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역주
역주1> 送別 : 제목이 ‘山中送別(산중송별)’이라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2> 罷(파) : 마치다[完畢]의 의미이다.
역주3>王孫(왕손) : 본래는 귀족(貴族)의 자손을 칭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왕유와 이별하는 벗을 가리킨다.
역주4>歸不歸(귀불귀) : 이 구절은 《楚辭(초사)》 〈招隱士(초은사)〉에 “왕손은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데, 봄풀은 돋아나 무성하구나.[王孫遊兮不歸 春草生兮萋萋]”에서 차용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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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송별(送別)-왕유(王維)[동일제목 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