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집단 반의 박장렬 작 연출 집을 떠나며
공연명 집을 떠나며
공연단체 연극집단 반
작 연출 박장렬
공연기간 11월 16일~25일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일시 11월 21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집단 반의 박장렬 작 연출의 <집을 떠나며>를 관람했다.
연출가 박장렬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3기동인, 연극집단 반 창단 대표 및 상임연출이다. 서울연극협회 3, 4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 영상 대 출강, 우석대학교 연극과, 인천 전문대학교에 출강하고, 100만원 연극공동체’ 위원장, 사랑티켓 심의위원, 공연예술아카데미총동문회 5대회장이다. 서울문화재단 비상임 이사, 현 극장나무협동조합 이사장이고, 2017년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21세기 살인자 이혈>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의 원맨쇼> <미씽 미쓰리> <집을 떠나며> <나무 물고기> <이혈> <신발 뜨겁고 격렬한 인생> <귀뚜라미가 온다> <72시간> <유형지> <미리내> <달하> <레미제라블> 등을 집필 또는 연출한 한국연극의 대들보다.
무대는 깊은 지하나 폐기된 창고에 있는 거주지로 보인다. 정면 벽 오른쪽에 계단으로 오르면 한사람이 겨우 누워 잘 수 있는 골방이 있고 아버지의 방으로 설정된다. 그 앞에 판자로 된 담장이 있어 통로로 사용되고, 통로를 돌아 방문으로 설정된 통로로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무대에는 접는 침대, 평상처럼 생긴 탁자, 의자와 옷가지나 잡동사니가 잔뜩 널려있고, 하수 쪽에도 톨로가 있다. 기타 연주와 함께 부르는 <집을 떠나며>의 주제가인 듯싶은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나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는 여자가수의 노래가 극의 절정을 이루는 느낌이다. 백색의 군복정장과 모자라든가 소품으로 야구방망이, 권총, 여행용 가방 등이 적절하게 사용된다.
연극은 <집을 떠나며>를 집필하는 작가인 아들의 눈에 비친 자신의 가정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아버지는 월남전 참전 후 매일 음주로 소일하며 폐인이 되다시피 한 노인이고, 어머니는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유곽에를 나가 다소나마 경제를 꾸려나간다. 막내인 딸은 여고생이고, 군 장교가 등장해 어머니와 딸의 버팀목 구실을 하며 모녀와 정분을 맺는 것으로 연출된다. 전혀 희망이나 가망성이 없는 현실 속에서 가족의 화합보다는 갈등과 증오심의 팽배로 결국은 죽이기까지 하는 결말을 예측한 듯 아들은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경제위기 이후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근로장려 세제 등 저소득층 지원 대책을 새롭게 만들거나 확대해 오면서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현 정부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최근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복지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계획을 앞당겨 시행하고 저소득 고령층을 위한 기초연금을 조기 인상하며,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보듬어 안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현재의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일시적 정책 지원보다는 저소득층은 물론 중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주기별 복지정책 등을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함으로써 갑질로 인해 영세자영업자, 비정형 노동자 등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상생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기회불평등으로 인해 저학력, 청년층이 학업과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연극 <집을 떠나며>에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듯이, 집이나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위기가정에 대한 조기 발견과 긴급 복지 지원 등을 정책적으로 수립하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복지제도 확대에 따라 발생하는 복지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세의 누진성 강화와 공정하고 공평한 조세체계 마련을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김 천이 아들, 김지은이 어머니, 문창완이 아버지, 김진영이 딸, 정성호가 장교, 송지나가 아들의 연인으로 등장해 호연과 열연으로 극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극중 들려나오는 노래 남수한의 "집을 떠나며", 박선옥의" 나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는 일품이다. 특히 김지은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성격창출과 열연은 정상급이다.
예술감독 오경숙, 조명디자인 김철희, 작곡 음악감독 박진규, 연기디렉터 박찬국, 사진 김명집, 그래픽 전진아, 조연출 유지훈, 무대감독 최지환, 홍보 안영아, 마케팅 차지예, 기획 임기현 김혜연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연극집단 반의 박장렬 작 연출의 <집을 떠나며>를 시대성 연극성 예술성이 구현된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2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