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인 2004년, 감사원이 김제·무안·울진공항에 대한 특감 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이미 진행 중인 대형 국책 사업을 감사원이 재검토하라고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제동을 건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였습니다. 이들 ‘정치공항’은 정치권 요구에 짜 맞추기 해서 수요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는데, 세 공항의 현 주소는 이렇다고 합니다.
김제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새만금 지역의 항공 수요에 대비한다며 건설을 추진했지만 감사원 지적으로 건설은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새만금 공항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데, 4월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전북 발전에 디딤돌이 되기에 김제공항을 추진했는데 좌절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새만금 공항으로 되살린 것”이라면서 불씨를 지피고 있나 봅니다.
‘김중권 공항’으로 불리는 울진공항은 감사원 지적으로 기본계획을 변경하고 겨우 완공됐으나 취항할 항공사가 없어 2010년 비행훈련원으로 용도를 바꿔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한화갑 공항’으로 불리는 무안공항은 개항 17년째 반쪽짜리 공항인데, 공항 짓기 전 수요 예측치는 연간 992만 명이나 됐지만, 지난 17년간 이용객 수를 다 합해도 그 절반도 안 되는 400만 명 미만이라고 합니다.
광주공항과 통합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만들겠다는데 무안군이 민·군 공항인 광주공항의 군 공항 이전은 못 받겠다고 반대하면서 통합이 지지부진하다고 합니다. 공항 건설에 3000여 억 원 들었는데 호남고속철 2단계 공사에서 무안공항 역을 짓느라 2조5000억 원 넘는 건설비가 또 들어갔습니다.
지금 가덕도 신공항 등 선거가 불쏘시개가 되어 재점화된 신공항 건설 붐에 공항 망국론의 우려도 쏟아진다》는 것이 조선일보 강경희 칼럼에 나와 있습니다.
고추나 말린다는 공항이 선거 때만 되면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그런 공항을 유치한 것을 자랑삼는 정치인이 판을 치니 이들에게 정말 불망비를 세워서 후세에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덕도 신공항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아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동남권 신공항을 처음 꺼낸 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듬해 이명박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받았다가 2011년 백지화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시 후보지 세 곳을 평가했다. 가덕도는 꼴찌였다. 파리공항공단 측은 김해신공항 818점, 밀양 665점, 가덕도 635점을 줬다.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연구원은 “가덕도는 국토 남쪽 끝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건설비가 많이 든다. 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시 군불을 땠다. 김해신공항을 흠집 내더니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둔 2021년 느닷없이 가덕도로 바꿨다. 1등(김해)이 문제 있다며 2등(밀양)을 건너뛰고, 3등(가덕도)으로 직행했다. 기이한 결정이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대못을 박았다. 부산 표를 구걸하는 야당(국민의힘)이 합세했다. 일사천리의 진풍경이었다. 예타 면제는 두고두고 나쁜 선례로 남았다. 지난주 통과한 ‘달빛철도특별법’도 가덕도의 아류다.
지난해 3월 윤석열 정부는 2030 부산엑스포전에 개항하겠다며 공사 기간을 5년6개월이나 앞당겼다. 마음만 먹으면 뚝딱 줄일 수 있는 건지 의아했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당초 안은 바다에 짓는 것이었는데, 바다와 육지에 걸쳐 짓는 공법으로 바꿨다. 매립 규모가 줄면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꼴찌인 가덕도에, 공법도 최선이 아닌 차선으로 누더기가 됐다. 활주로 달랑 1개의 여야 합작 ‘정치공항’이 탄생하는 것이다.
가장 큰 논란은 안전 문제다. 특별법 처리 당시 국토부는 “진해 비행장과 공역이 중첩되고, 김해공항 관제 업무가 복잡해져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수심이 30m에 이르고 태풍이 지나는 길목”이라고 지적했다.
활주로 1개로는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부등침하(땅이 불균등하게 가라앉는 현상) 우려도 있다. 2022년 사전타당성조사 연구진은 “바다~육지 공항은 지반의 지지력 차이가 커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다 쪽 활주로가 육지 쪽 활주로보다 많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난공사로 비용도 많이 든다. 김해공항 확장에 4조7000억 원이 필요하다. 가덕도는 세 배인 13조5000억 원. 활주로를 1개 추가하면 7조원이 더 든다. 도로와 공항철도, 해상여객터미널 건설비는 별도다. 외항에 짓는 만큼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실제 사업비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가덕도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58이다. 공항을 지어서 얻는 편익이 비용의 절반에 그친다. 경제성으로 따지면 지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원안대로 김해공항을 확장하고, 남는 세금은 어려운 이웃 돕는 데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이용객은 불편하다. 부산에서 가덕도는 김해공항보다 멀다. 활주로 1개로는 국내선이 들어갈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국제선은 가덕도, 국내선은 김해공항으로 이원화된다. 항공사는 비용이 증가한다. 공항이 불편하고 비싸면 흥행이 안 된다. 텅 빈 활주로에 고추를 말리는 전남 무안공항처럼. 이미 웬만한 수요는 인천공항 2여객터미널과 서울~부산 KTX가 흡수했다. 자칫 부산 시민은 들러리 서고, 가덕도 인근 땅 주인과 관련 업자만 배 불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침묵한다. 그러는 사이 가덕도 시계는 돌아간다. 지난해 말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올해 5000억 원 넘는 예산을 편성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담당 공무원이 직무유기로 검찰에 불려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보수·진보가 모처럼 한통속이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표만 생각한다. 문제점에 눈 감고, 지역에 장밋빛 환상을 심었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노골적이었다. 2021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앞바다에서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12월 엑스포 불발 1주일 만에 부산을 찾았다. “지역 현안 사업은 그대로 더 완벽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개항을 무리해 가며 5년 이상 앞당긴 건 엑스포 때문이었다. 유치에 실패하니 이번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조기 개항을 밀어붙인다.
어처구니없는 악순환이다. 촉박한 엑스포 시간표가 없어진 만큼 안전과 비용을 따져 다시 검토하는 게 맞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술 더 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정부가 가덕도를 국내 공항 정도로 대폭 축소해서 땜질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스타일의 저열한 비방이다.
젊은 정치인도 오십보백보다. 2021년 7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가덕도 특별법은 우리 당이 앞장서 입법했다”고 자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부산을 찾아 “조기 개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와 선을 긋고,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면서 똑같은 구태 정치를 한다.
다들 자기 장사와 표 계산에 바쁘다. 세금을 자기 돈처럼 아껴 쓰고, 자신보다 나라의 앞날을 더 걱정하는 지도자가 안 보인다. 좌우, 신구를 막론하고.>중앙일보. 고현곤 편집인
출처 : 중앙일보. 오피니언 고현곤 칼럼, 닥치고 가덕도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은 말로만 보수고 진보이며, 여당, 야당 구별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표만 된다면 나라 뿌리가 뽑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돈으로 일을 하라고 하면 무슨 돈으로 하겠습니까? 그저 다 국민의 혈세로 자기들 체면 세우고 이득 챙기니 나라 곳간이야 비든 말든, 나라 재정이 빚의 구렁텅이 빠지든 거리낌 없이 쓰고 보자는 사람들이 소위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나발을 불 뿐입니다.
진보, 야당이야 늘 입으로 먹고 산다고 하지만 지금 소위 보수 여당이라는 사람들도 정신 못 차리고 세금 낭비하는데 우열을 가릴 수가 없으니 대한민국이 우울하고 국민에게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 이준석, 다 그 밥이고 그 나물입니다. 가덕도 공항에 찬성한 여야 국회의원 모두 그들의 이름을 공항 입구에 탑을 세워 영구히 보전하고 그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