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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 2봉에서 바라본 명지산(명지 1봉)
북풍은 언제나 새로운 싸움을 벌리려든다. 하루는 북풍이 내습하고 삽시간에 하늘이 청명하
였다. 신설에 덮인 산들이 맑은 하늘 아래 유난히 빛나며 우리를 돌려보냈다. 산은 미를 연출
할 뿐만 아니라 그 전체가 미다. 산에는 전설로 밝혀진 이름과 역사가 있으며, 그것이 우리
마음에 메아리 치고 우리들의 활동세계에 반향한다. 무자비하게 보이는 톱날 능선과 만년설
이 무자비하게 불러 사람들은 그들과 친숙해지고 게다가 생명까지 바친다.
―― 가스통 레뷔파, 『사람들의 산』에서(김영도 엮음, 『하늘과 땅 사이에』)
▶ 산행일시 : 2017년 11월 26일(일), 흐리다 맑음
▶ 산행거리 : 도상 18.0km
▶ 산행시간 : 9시간 2분
▶ 갈 때 : 동서울터미널에서 가평 가는 첫차 타고(요금 6,400원), 가평에서 따복버스
타고 익근리 명지산 입구 주차장으로 감
▶ 올 때 : 국수당삼거리에서 택시 불러 현리로 와서(요금 10,200원), 버스 타고 청평에
와서 전철 타고 상봉역에 옴
▶ 구간별 시간(산의 표고는 가급적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따름)
06 : 45 - 동서울터미널
07 : 40 - 가평터미널
08 : 11 - 익근리, 산행시작
09 : 00 - 명지폭포
09 : 26 - Y자 갈림길, 오른쪽으로 감
10 : 30 - 1,077m봉, 능선 마루
11 : 00 - 명지산(明智山, 명지 1봉, 1,252.3m)
12 : 12 ~ 12 : 43 - 명지 2봉(△1,250.1m), 점심
13 : 05 - 명지 3봉(1,199m)
13 : 48 - ╋자 갈림길 안부, 아재비고개
14 : 37 - 1,032.9m봉
15 : 02 - 연인산(戀人山, △1,076.8m)
15 : 23 - 1,055.1m봉, 헬기장
15 : 47 - 우정봉(916.4m)
16 : 24 - 전패고개(우정고개), 임도 오거리 안부
16 : 56 - 국수당, 주차장
17 : 13 - 국수당삼거리, 마일리 버스 종점, 산행종료
17 : 25 - 현리
19 : 10 - 상봉역
1-1. 명지산 지도(김형수, 『韓國400山行記』)
1-2. 연인산 지도(김형수, 『韓國400山行記』)
2. 명지산 정상 주변의 나무들
3. 연인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명지산(明智山, 명지 1봉, 1,252.3m)
어떤 때는 비나 눈이 오는 등 날씨가 궂은 날에는 산에 가기가 싫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
든다. 산행 전날인 토요일 오후에 겨울비가 천둥번개 치며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걸 보자니
내일 산행할 일에 적잖이 심란했다. 일기예보는 내일 오전까지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했다.
스패츠, 아이젠, 비옷, 갈아입을 옷 등등 가외의 겨울산행 준비가 벌써 한 짐이다.
동서울터미널 대합실에서 킬문 님을 만났다. 반갑다. 진천 만뢰산을 간다고 한다. 역시 혼자
다. 서로의 산행을 걱정해주고 헤어진다. 가평을 경유하여 춘천 가는 버스는 승객이 겨우 7
명이다. 어둠 속 서울을 조용히 빠져나간다. 차창 밖은 안개가 자욱하다. 비는 내리지 않는
다. 날이 푹한 모양이다. 청평을 지나자 백설이 만건곤한 설국이다. 산자락 가평 백림(栢林)
은 백림(白林)이다.
가평터미널 도착 07시 40분. 익근리 명지산 입구 가는 용수동행 시내버스는 08시 40분에 있
다. 운이 좋았다. 택시나 타려고 서성이는데 따복버스(50-1)가 용수동을 간다며 잠시 정차
하고 있다. 승객은 이 큰 버스에 달랑 나 혼자다. 따복버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공약대로
도입한 ‘농어촌, 벽지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운행하는 맞춤형 공공버스’라고 한다. 따복버
스는 ‘따뜻하고 복된 버스’의 줄임말이다.
따복버스가 가평에는 2015년 10월 5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따복버스 50-1은 주
말만 운행한다.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느냐 하면, 가평터미널 대합실에 들러 화장실 갔다가
노선안내판을 들여다보느라 4, 5분이 지나고, 택시를 타려고 터미널과 인접한 택시부에 갔으
나 대기하고 있는 택시가 한 대도 없었다. 그때 따복버스를 만난 것이다. 오늘 아침 따복버스
는 타거나 내리는 승객이 없어 익근리까지 직행한다.
이때 말고도 교통 운은 산행 후에도 따랐다. 전패고개에서 홀로 산행 중인 등산객을 만나서
같이 하산하였고 국수당삼거리에서 택시 타고 현리로 왔다. 물론 택시비 10,200원은 그 분
과 절반씩 나누어 부담하였다. 이후 청평 가는 버스, 서울 가는 전철이 지체 없이 연결되었
다. 대신 그 시간에 쫓기느라 저녁을 쫄쫄 굶고 아예 집에까지 와버렸다.
익근리. 썰렁하다. 너른 주차장 가장자리에는 승용차 몇 대가 자고(?) 있고, 주변 음식점은
불을 밝혔다. 명지산을 어느 코스로 오를까? 망설인다. 곧바로 오른쪽 능선에 붙어 사향봉
(장막봉, 1,013m)을 넘어갈까? 왼쪽 계류 건너 백둔봉(974m)을 넘어갈까? 아니면 명지천
주계곡 길로 가다가 명지폭포를 구경하고 갈까? 사향봉 능선코스는 이정표 거리 6.2km로 명
지폭포 코스보다 0.4km가 더 길다. 명지폭포를 들를 거리 0.12km를 감안하면 0.3km가 채
되지 않는다.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능선에 올라도 아무 조망이 없을 것.
명지폭포 코스로 간다. 대로다. 눈이 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승천사 일주문 현판
‘明智山昇天寺’ 글씨가 야광이다. 멀리서도 밝게 빛난다. 글씨가 멋들어진데 낙관이 없어 어
느 분의 작품인지 모르겠다. 종무소에 전화 걸어 물었으나, 모르겠다고 하고 아는 사람이 없
을 거라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이속(離俗)한다. 계곡 길이라 잠풍하여 덥다. 겉옷 벗고 팔
걷는다. 승천사 미륵대불이 마당에 서서 어서 오시라 맞이한다.
미륵대불 허리에 두른 ‘미륵대불 이운 복장불사’ 띠는 ‘彌勒大佛 移運 腹臟佛事’라는 말이니,
미륵대불을 옮기어 모시고 그 가슴에 금ㆍ은ㆍ칠보(七寶)와 같은 보화나 서책 따위를 넣는
불가의 사업이다. 승천사는 적막하기 절간이다. 명지천 계류만이 낭랑히 독송한다. 울퉁불퉁
한 돌길의 연속이다. 적설이 적어 오히려 걷기가 고약하다.
4. 승천사 일주문, 현판 글씨는 야광이다
5. 승천사와 미륵대불
6. 명지폭포, 정면을 보려면 계류를 건너야 한다
7. 명지폭포
명지폭포. 대로인 등로 왼쪽 사면으로 직하하는 계단 길을 60m 내려가야 한다. 계단 수 85개
다. 가드레일 밧줄을 달았다. 명지폭포는 암벽에 가려 있어 정면에서 바라보자면 제법 깊은
계류를 건너야 한다. 되똑한 징검다리에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험로다. 낙차 6m. 물줄기는
가늘어도 계곡을 깊게 울린다. 안내문의 내용이다. “옛날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을 정도로 폭포의 길이가 깊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명지폭포는…”
폭포가 아무리 깊다 해도 과장이 너무 심하다. 명주실 한 타래이면 아마 수천 미터도 더 될
것이다. 누에 한 마리가 뽑아내는 실의 길이는 1,200m~1,500m라고 한다. 누에고치 한 개가
그 길이인데 한 타래이면 누에고치를 대체 몇 개나 모아야 될까?
오르막은 점점 가팔라진다. 산모퉁이 돌고 지계곡 사이 Y자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은 명지 1
봉, 2봉으로 가고, 오른쪽은 명지 1봉으로 간다. 오른쪽이 왼쪽보다 0.3km 더 긴 2.4km다.
그렇다면 오른쪽으로 간다. 너덜길이다. 눈이 쌓여 여간 미끄러운 게 아니다. 선답의 발자국
과 산행표지기가 안내한다. 마른 지계곡을 건너가고 건너온다.
계곡 벗어나 가느다란 지능선을 붙든다. 가파른 오르막이라 통나무계단이 놓였다. 무료하여
계단 수를 세며 오른다. 잡념을 없애는 데는 계단 수를 세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꺼번에 다
셀 수는 없고 50개 단위로 적어가며 센다. 329개까지 세었다. 너덜길이 이어진다. 갈지자 연
속해서 그리면서 오른다. 산중턱에 평상 놓인 쉼터가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골골 채운 운해가 보인다. 주릉에 올라서야 조망이 트일 것이라
발걸음이 급해진다. 막 간다. 그런데 왠지 호주머니가 허전하여 만져보니 휴대전화기(스마트
폰 새것이다)가 사라졌다. 배낭 벗어놓고 찾으러 내려간다. 암만해도 아까 너덜 길에서 손이
시려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걷다가 엎어지고 골창에 처박혔었는데 거기가 의심스럽다.
200m는 내려왔다. 그랬다. 거기 눈 속에서 내 휴대전화기는 물구나무서고 있었다. 일 저질
러 기쁨을 맛본다.
명지산 주릉 1,079m봉. 하얀 능선이다. 사향봉 쪽으로는 발걸음이 조용하다. 북풍이 눈보라
를 몰고 온다. 가루눈이 흩날리고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어둑해진다. 바람이 차다. 바지자
락이 얼어 부석거린다. 등로 주변에는 일목일초마다 상고대 얼음꽃이 피었다. 가경이다. 눈
은 발목을 덮지만 바람이 쓸어 모아놓은 데는 꽤 깊다.
1,130m봉 넘고 왼쪽 사면 돌아 통나무계단을 오른다. 계단 사이의 간격이 높아 암릉 오르듯
한다. 내 먼저 오른 등산객들이 서너 명 있다. 정상 바위에 올라 주위를 살핀다. 내 적덕이 부
족하여 잔뜩 흐렸다. 등산객 한 분이 나더러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데 거절할 수는 없고, 여러
포즈를 취하여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칼바람은 불어대고 손은 시리고 이 또한 고역이다.
8. 명지 2봉, 명지산(명지 1봉) 오르면서 언뜻 보았다
9. 명지산(명지 1봉)에서 바라본 명지 2봉
10. 명지산(명지 1봉)에서 바라본 명지 2봉
11. 명지산 정상 주변의 나무들
12. 명지산 북사면 눈꽃
13. 명지산
14. 명지 2봉에서 명지 3봉으로 뻗은 능선
15. 귀목봉
16. 명지 2봉에서 명지 3봉으로 뻗은 능선
▶ 연인산(戀人山, △1,076.8m)
명지 2봉을 향한다. 오른쪽 사면을 돌아내린다. 절벽 위 전망바위에 들러 명지산 북사면의
눈꽃을 얼른 감상하고 내린다. 가파른 암릉 내리막에는 데크계단을 설치하였다. 데크계단 내
리고 왼쪽 사면으로 틀었다가 좀 더 내리면 연속해서 데크계단 내리막이 나온다. 이러다 사
면 돌아 능선으로 붙겠지 하고 주춤주춤 내린다. 전에도 이랬던가 어째 너무 내려온 것 같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여 뒤돌아 오른다.
오르다 보니 더 내려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부쩍 든다. 다시 내려간다. 눈이 쌓인
바위 슬랩을 아름드리 잣나무 부둥켜안고 내린다. 설벽이다. 마음이 다급하여 짜릿한 손맛
볼 겨를이 없다. 등로는 오른쪽(남쪽)으로 틀 기미를 보이지 않고 그저 동쪽을 향한다. 점점
주릉과 멀어진다. 이쯤이면 길을 잘못 든 것이 확실하다.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을까? 다시
뒤돌아 오른다. 땀난다. 가루눈은 어지럽게 흩날리는데.
첫 번째 데크계단 내리자마자 오른쪽 사면을 돌아 주릉에 붙어야 했다. 30분 가까이 설벽을
오르락내리락 헤맸다. 여기서 시간과 체력에 데미지를 크게 입었다. 다리가 휘청한다. 주릉
에는 선답의 발자국이 잘났다. 눈에 잔뜩 힘주고 꼭 붙든다. 길게 내린 야트막한 안부는 명지
1봉에서 2봉간 거리 1.2km의 딱 중간이다. 1,193.1m봉은 첨봉이다. 데크계단을 오른다.
날씨가 변덕을 심하게 부린다. 흐렸다 개기를 반복한다. 명지 2봉 가는 도중에 등로 살짝 비
켜 조망처가 두 군데 있다. 꼬박 들러 설산의 장엄함을 목도한다. 명지 2봉은 주릉 등로에서
왼쪽으로 30m 벗어났다. 명지 2봉. 삼각점은 2등 삼각점이다. 일동 22. 하늘이 잠깐 열린다.
발돋움하여 명지 1봉 설산의 위용을 엿본다. 그리고 가야 할 연인산의 장쾌한 설릉이 뿌듯하
게 보인다.
명지 2봉 암반에 자리 펴고 점심밥 먹는다. 컵라면과 햇반이다. 주변의 설경이 푸짐한 반찬
이다. 명지 3봉을 향한다. 금세 날이 흐려진다. 그 덕분에 암릉 날등을 일일이 들를 필요가
없어졌다. 명지 1봉에서의 사달을 벌충하고자 줄달음한다. 상고대 얼음꽃 터널을 지난다.
명지 3봉 아래 암반이 오늘 최고의 경점이다. 주변은 눈꽃이 만발하였다. 탁주 맛 난다.
명지 3봉 내려 Y자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귀목봉으로 간다. 왼쪽 사면 약간 돌아 내리막길이
다. 눈꽃 꽃길을 내린다. 가파른 슬랩에는 데크계단을 설치하였다. 일단의 등산객들을 만난
다. 깃발을 보니 미친&등산산악회다. 명지 2봉에서는 인천 이음산악회를 만났고, 연인산 오
를 때는 다음산악회를 만날 것이니, 여러 산악회에서 겨울 마중을 나왔다.
쭉쭉 내린다. 안부께부터는 더벅머리 바리캉 자국의 방화선 길이다. 바닥 친 안부는 ╋자 갈
림길 아재비고개다. 여기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극심한 가뭄으로 곤궁하던 때 아버지
가 아이를 데리고 이 고개를 넘다가 허기진 아버지의 눈에 아이가 사슴으로 보이기에 잡아먹
으려고 했다 한다. 다른 설에는 굶주린 임산부가 이 고개 중턱에서 출산을 하게 되고 출산 후
자기 옆에 둔 아이가 물고기로 보여 잡아먹었다고 한다.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까지 2.5km. 방화선 길 오르막이다. 처음에는 느긋하다가 1,032.9m
봉이 가까워서는 엄청 가파른 오르막이다. 가쁜 숨 돌리려고 멈춰 서서 뒤돌아보면 명지 2봉
의 연릉이 만년설산으로 보인다. 1,032.9m봉 넘으면 등로의 파고는 잔잔하다. 마지막 한 피
치 바짝 오르고 뒤돌아보면 또 다른 가경이 펼쳐진다. 귀목봉, 그 뒤로 한북정맥 국망봉, 명
지 2봉, 3봉이 설산준봉이다.
연인산.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예전에는 우목봉 또는 월출산이라 불렸는데
1999년에 가평군에서 지명을 공모하여 ‘연인산’으로 바꾸었다. 나무숲 두르고 널찍한 정상
에는 따스한 양광이 가득하다. 정상주 탁주 한 잔 마시고 물러난다.
17. 연인산, 뒤는 축령산과 서리산
18. 명지 3봉의 눈꽃
19. 명지 3봉 내린 갈림길
20. 연인산
21. 귀목봉
22. 연인산, 저기를 넘어간다니 뿌듯하다
23. 명지 2봉에서 명지 3봉에 이르는 연릉
24. 명지 3봉
25. 연인산 가는 길
26. 노적봉(구나무산)
27. 명지 2봉에서 명지 3봉에 이르는 연릉
▶ 국수당
연인산 내리는 길은 풀숲 소로인데 ┫자 갈림길 안부를 지나면 방화선 길이 다시 시작된다.
잠깐 한 피치 오른 1,055.1m봉은 너른 헬기장으로 우정능선의 드문 경점이다. 한갓지고 부
드러운 능선 길이 이어진다. 혹시 보지 못하고 그냥 두고 가는 경치가 있을까 가다말고 연신
뒤돌아본다. 하얀 능선에 구불구불 휘어져 돌아가는 눈길이 정겹다. 바쇼(芭蕉)의 시를 보면
나의 걸음은 지극한 사치다.
방랑에 병들어
꿈은 시든 들판을
헤매고 돈다
(旅に病んで夢は枯野をかけ廻る)
생각없이 줄달음도 해보고 천천히 주변 살피며 걷는다. 전패봉. 지금은 우정봉이다. 우정봉
을 벗어나면 가파른 바윗길이 나온다. ‘위험구간’이라는 팻말을 세웠다. 위험한 바위길이니
만큼 조망이 아주 좋다. 듬직한 운악산이며, 우직스런 매봉과 칼봉산이 가깝고, 축령산과 서
리산은 아득하다. 방향표시판 겸한 이정표 덕 본다. 길이 헷갈릴 염려가 있는 곳에는 방향표
지판을 세웠다. Y자 능선 분기봉인 853.5m에서 오른쪽을 안내하고, 전패고개 가기 전 봉우
리에서는 능선 벗어나 왼쪽 사면으로 내릴 것을 안내한다.
전패고개. 지금은 우정고개다. 6.25때 아군이 이 고개에서 전패하였다고 한다. 임도 오거리
다. 매봉 쪽에서 오는 등산객 한 분을 만난다. 그는 연인산 넘어 귀목고개까지 갈 예정인데
눈길이고 지도 장착한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다 나가서 부득이 하산해야겠다고 한다. 함께 간
다. 산에 대해 서로 말문을 텄다. 55년생인 그는 봉산악회와 4050그린산악회 회원이지만 주
로 혼자 다닌다고 한다.
그의 산행이력이다. 1대간 9정맥은 필수로 진작 이수했고, 영춘기맥 등 굵직굵직한 기맥도
마쳤고, 지금은 자잘한 지맥을 돌아다니는 중이며, 물론 지리산 태극종주, 서울 55산, 동두천
6산 등의 장거리 연결산행도 곁들인다고 한다. 오늘은 가평환종주(93km) 한 구간을 하다말
고 오는 중이라고 한다. 오지산행을 적극 알렸으나 그에게는 양이 차지 않을 것 같다.
산에 대한 얘기를 서로 나누다보니 국수당 가는 길이 짧기만 하다. 국수당에서 현리 택시부
에 전화를 걸어 택시 부르고, 가만히 앉아 택시 기다려니 춥기도 하여 걸어 내려간다. 국수당
삼거리 약간 못 미처 택시와 만난다. 이래서 택시비가 생각지도 않게 반값이다.
28. 한북정맥 청계산
29. 멀리 가운데는 한북정맥 국망봉
30. 매봉
31. 노적봉(구나무산)
32. 중간 능선이 운악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33. 연인산
34. 설릉 너머는 노적봉(구나무산)
35. 우정봉 내리면서
36. 멀리 가운데는 축령산과 서리산
37. 운악산
38. 전패고개(우정고개) 가는 길
첫댓글 눈 경치 죽여줍니다. 좋은 산행 하셨네요.
따복버스를 주말에 함 이용해봐야겠네요~ 역에는 없는것 같고 어디에도 홍보가 없으니...그분 선수는 조사하면 알만한 사람인듯한데~ 대단한 준족이네요~ 곁들여 멋진설경도 잘 봤슴다~
핸드폰도 되찾고 여러가지로 운좋은 날이었네요. 3대의 공덕이 있은듯~ 킬문님과의 조우와 헤어짐은 황야의 건맨들이 영화찍은 것 같아요.
단, 낡은 건이라는~ㅜ
겨울 눈쌓인 명지산의 자태도 여느 강원도 심산 못지 않습니다 !
다양한 복을 누리고 오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추억의 코스, 저도 설산구경같이 하구요. 덕분에 잘보고갑니다....
와우~~어떻게 눈위에 처박혀 있는 핸폰을 찾았을까요!
전날의 궂은 날씨에 쌓인 눈이 이날은 여러모로 행운을가져다 주었네요
떠나면서 귀가때까지 많은 이야기꺼리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