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광수의 <무정>이 당시 젊은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무정> 속 내용과 관련이 있다. 기존의 소설에서 가용하던 운문체를 탈피하고, 구어체를 통한 언문일치를 활용하였고, 내용 속 캐릭터의 성격 형성과 심리 묘사가 개성적인 면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소설 속 소재가 ‘자유연애’라는 점이다. 청년 교사 이형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박영채와 김선형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는 소설의 줄거리는 당대에 흔치 않았던 소재였다. 현대 사회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에 관심과 인기를 얻듯이 이광수의 <무정>은 당대 독자들에게 새롭고 기발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선사했기에 인기를 얻었고, 오늘날까지도 연구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2. 이광수가 친일 경력임에도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필력과 그가 가진 생각으로 빚어낸 작품들의 가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무정>에서도 봤듯이 그가 작품 속에 드러낸 표현들과 소재들을 통해 집단의식이 아닌 개인의식으로 발전해나가게 한 의의를 보여준 만큼 당대 사람들에게 큰 문화적 충격을 통한 계몽의식과 더불어 새로운 흥밋거리를 제공해주는 사람이었던 만큼 그는 대중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3. 필자가 이광수를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역사 시간에 짧게 지나갔던 친일파 문인들을 소개하던 페이지였다. 지금은 하차했지만, 당시 <런닝맨>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배우 이광수와 동명이인이었기에 확실히 기억하기 쉬웠다. 그런 인물을 이번 ‘한국 현대문학의 이해’에서 잠시 스쳐 지나갔던 이광수를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의 역사적 배경을 배움으로써 그가 추구했던 계몽의식이 당대 사람들 입장에서 충분히 친일파로 변절했다고 느낄만한 상황이었다는 걸 이해했고, 그가 만든 작품 속 표현 방식을 배우면서 괜히 ‘선각자’라는 칭호를 붙인 게 아니라고 깨닫는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