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대성당만큼 그 웅장함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전 세계 교회 탑 가운데 가장 높은 탑은 울름 대성당의 탑이다. 높이 162미터의 울름 대성당 탑은 지난 130년 동안 가장 높은 교회 탑으로 은근히 울름 시민들의 긍지이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고 한다. 탑 꼭대기에 유리 십자가가 설치되는데 울름의 탑보다 약 10미터가 더 높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울름의 교회 탑보다 더 높은 탑이 지어진다는 사실외에 그 건축회사가 울름 바로 옆 동네에 있는 독일회사라는 사실을 은근히, 그러나 제법 상세히 보도하곤 한다. 바르셀로나에 유리 구조물 교회탑을 제작하는 요제프 가트너(Josef Gartner GmbH)사는 울름에서 단 36km 떨어진 군델핑엔 안 데어 도나우에 위치해 있다.
8 000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이 외벽 전문 업체는 세계적 "히든 챔피언"이다.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나 UFO 모양을 한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본사 건축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군델핑엔 안 데어 도나우의 본사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약 850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는 1868년에 설립된 가족 회사다.
교회 탑은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이전에 공식적으로 완공될 계획이며 비용은 수천만 유로대로 예상한다.
기술적으로 이 유리 십자가는 지금까지 제작된 어떤 구조물과도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회사 CEO 왁스(Wax)씨는 "우리는 이미 강철-유리 구조의 다리와 지붕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지만, 속이 비어 있고 나선형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십자가를 만든 적은 아직 없다"고 하며 이런 형태의 구조물은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쉽게 다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에 울름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항의도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