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촌은 신앙인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도시로, 생산·교육·종교 활동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본지에서는 ‘윤 기자의 리얼 신앙촌 체험’을 통해 신앙촌의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12월의 어느 날, 마지막 한 장 남은 올해 달력을 보며 이번에야말로 오래전부터 생각해둔 그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 해 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찾아가 마음을 전해보는 것. 일명 <고맙습니다> 프로젝트다. 큰맘 먹고 시작했지만 신앙촌에서 매일 보던 얼굴,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얼굴들 앞에서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고 말하기란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하긴, 그렇게 쉽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시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소소하지만 의미가 담긴 선물을 준비해서 함께 드리기로 했다.
# 기꺼이 들려주신 소중한 이야기
신앙신보 기자에게 고마운 사람들은 누구일까? 역시나 인터뷰를 해준 분들이다. 대면이든 전화든 서면으로든 시간을 내어 자신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준 고마운 분들. 그중에서도 한 번 인터뷰 하면 몇 시간씩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신앙체험기를 하신 권사님들이 떠올랐다. 워낙 하나님 은혜를 받은 체험이 많으셔서 인터뷰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해야 한다. 심지어 궁금한 것이 있거나 더 묻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계속 질문 공세를 펼쳤기에 그 모든 질문을 다 받아주신 권사님들께 늘 죄송하고도 감사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윤 기자가 신앙체험기 인터뷰를 한 권사님들을 만나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갑고 친근하다. 그래서 기념으로 신앙신보 체험기 면에 실린 사진을 인화해서 드리기로 했다. 신앙촌에 계신 분들은 직접 만나 사진을 드렸고,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은 일단 휴대폰으로 사진 전송 후 축복일에 인화된 사진을 드리기로 했다. 사진을 받아 든 권사님들은 고맙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 미소에 나도 같이 웃었다.
#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다음으로는 함께 동고동락한 사무실 직원들이 떠올랐다. 어리숙하던 윤 기자를 사랑과 인내로 가르치고 견뎌주었던(?) 동료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다. 또한 각자 맡은 일은 달라도 한마음으로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이곳에서 배웠기에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도 있었다. 사무실 직원들에게는 손톱깎이를 선물했다. 방심하면 어느새 자라버리는 손톱을 다듬듯 우리의 마음과 생각도 매 순간 단정히 하는 새해가 되자는 짧은 편지도 썼다.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선물을 바로 뜯어보고 기뻐하기도, 이런 감성이 아직 남아 있었냐며 감동받은 표정을 짓기도,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고맙다고 카톡을 보내오기도 했다. 화려한 리액션을 자랑하는 오 실장님은 편지가 한 편의 에세이라며 사진을 찍어 보관하겠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약간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마음을 전하는 일은 그리도 기뻤다.
# 덕분에 안심이 되고 든든합니다
정문 경비실도 찾아갔다. 신앙촌의 안전을 위해 주야로 일하시는 그분들의 노고에 한 번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 적이 있었던가. 박카스 한 박스를 사들고 경비실의 문을 두드렸다. 경비원 한 분이 나오시길래 일단 박카스부터 드렸더니 왜 주는 건지 물으셨다. 갑작스런 질문에 약간 당황해서 준비했던 멋진 멘트를 날리지 못하고 “아… 신앙촌을 지켜주셔서 감사해서요.” 라고 말해버렸다. 그분은 너털웃음을 짓고 고맙다며 박카스를 들고 들어가셨다. 들어가서 무슨 말을 하셨는지는 모르겠다. ‘웃긴 사람이 왔다’ 라고 하셨을까 아니면 ‘그래도 고맙네’ 라고 하셨을까. 그 말이 무슨 말이든지 간에 박카스를 받고 기분이 좋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황해서 말하지 못했던 멘트를 지면을 통해 전해 본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묵묵히 일해주시는 경비원분들 덕분에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하고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당연한 일이 아닌 감사한 일
신앙촌에 와서 가장 감사했던 일 중 하나. 매일 끼니 걱정 없이 사원 종합식당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걸 바꿔 말하면 종합식당에서는 1년 365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신앙촌 주민과 사원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해 주신다는 뜻이 된다. 때문에 예로부터 먹을 것 주는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온 윤 기자에게 종합식당 직원들은 은인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위생과 청결을 중요시하는 종합식당 직원들의 선물은 KF94 마스크로 준비했고, 대표로 박진미 차장님께 전해드렸다.
“차장님, 매 끼니 맛있는 식사 준비해주시느라 종합식당 분들 무척 애써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언젠가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너무 고마워요.” 박 차장님의 갈색 눈동자가 오늘따라 더 촉촉해 보였다. 매일 식당에서 먹는 식사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도 다시 돌아보면 모두 감사드릴 일들뿐이었다.
# 저절로 깨끗해지는 것은 없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제일 먼저 떠오른 분들이 있다. 바로 청소하시는 분들이다. 축복일에 올 때마다 한결같이 깨끗한 신앙촌의 시설과 환경에 감탄했었다. 하지만 저절로 깨끗해지는 것이 어디 있으랴. 매일같이 쓸고 닦아 반짝거리게 만드는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했다.
음악당과 대예배실을 담당하는 태희언니는 “처음에 여기 왔을 때는 떨리더라고요. 예배를 드리는 곳이니까 얼마나 중요해요.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어요.” 라고 했다.
내친김에 기숙사까지 찾아갔다. 올라가보니 4층 담당 권사님이 계셨다. 청소하다가 손 트는 일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핸드크림을 내밀며 말했다.
“권사님 그동안 4층을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감사 인사 드린 적이 없어서요. 권사님 덕분에 편하게 기숙사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권사님은 “기숙사는 우리 입사생 애들이 사는 곳이니까 깨끗하게 하려는 거죠.”라고 하셨다. 고맙다고 해주니 오히려 본인이 더 고맙다고 하신다. 긴 대화는 없었지만 마음을 전하기엔 충분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권사님의 기분 좋은 콧노래 소리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에필로그
사실은 고맙지 않은 분들이 없었다. 윤 기자가 이곳에 처음 온 순간부터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어준 신앙촌 사람들. <고맙습니다.> 말하고 나면 마음의 온도마저 따뜻해지는 그 말 한마디 하기가 왜 그리 어려웠을까? 2023년은 더 밝게 인사하고, 더 많이 웃고, 고맙다는 말도 많이 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은혜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더욱 단단하고 견고해지는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면 좋겠다.
https://theweekly.co.kr/?p=7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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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잘보고가요
좋은 활동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