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제주농협, 농가에 ‘생산 감축’ 동참 호소
“이대로 간다면 가격하락이 정말 불보듯 뻔합니다. 지금이라도 더이상 겨울무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입시다!”
파종 후반기에 돌입한 겨울무가 과잉생산될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본지 9월12일자 5면 보도) 제주 농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2일 제주농협지역본부에서 공개한 올해산 겨울무 재배의향면적 집계치는 6531㏊. 2017년보다 4%, 평년보다 14% 증가했다. 평년 단수(10a당 5786㎏)를 적용할 때 예상 생산량은 37만8000t.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30%, 평년보다 14% 많은 물량이다. 겨울무의 연간 소비량은 20만t 안팎. 생육에 악영향을 줄 만큼의 극심한 추위가 없다면 소비량의 갑절에 육박하는 물량이 생산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현용행 제주 성산일출봉농협 조합장은 “지난해에도 비공식적으로는 5000㏊가 넘는 면적에서 겨울무가 파종된 것으로 파악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농협이 합심해 700㏊가량을 선제적으로 산지폐기했다”면서 “하지만 겨울철 폭설과 한파로 올해초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산지 이외의 지역에서 최근 겨울무로 많이 전환했다”고 말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생산자협의회장은 “올해산 마늘과 양파가격이 좋지 않은 것도 겨울무 파종 증가에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도·제주농협은 제주농협지역본부에서 긴급 ‘월동무 수급점검 현장간담회’를 열고 적정생산과 가격안정을 위한 홍보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농협경제지주·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도 동참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제주농협은 농가 1700여명에게 ‘월동채소 생산 10% 줄이자’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56개 읍·면·동에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전단지 2만부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또 겨울무 대신 맥주보리를 재배하면 40㎏들이 한포대당 1만원의 수매가를 계속 보전해주기로 했다. 초지 내 무단경작 실태를 점검하고 유관기관과 농협·농민들로 구성된 ‘겨울채소 적정생산과 가격안정 추진 실무단’도 17일부터 꾸렸다.
그러나 산지농민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항구적으로 마련되지 않는 한 겨울무 과잉생산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서귀포=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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