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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응답하라 1988 갤러리(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reply1988&no=789573&page=1&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EC%95%84%EB%A7%88%EC%B8%84%EC%96%B4)
이 리뷰는 미주 한인들만 회원인 미즈빌이라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리뷰인데 원글 허락받고 가져왔음. 오픈되지 않은 곳이어서 링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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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 응팔, 바둑이가 어남류로 읽은 판세
이창호빠순이 출신에 아마추어 바둑이라 당연 시작부터 최택 캐릭터에 관심 갖음.
그러나 인물 관계도와 0회를 휘릭 돌려본 결과,
그리고 남편 찾기도 없다는 드립 후, 어남류니까 편하게 보자 싶었음.
그리하여 쭉 편하게 봤음. 정팔이의 깨알같은 첫사랑
관전에 몰입해서.
다만 바둑이 입장에서 대사도 거의 없지만 표정과 몸짓만으로 이창호 국수 (그냥 나에겐 영원한 이국수) 연기를 넘 리얼하게 잘 하는
박보검 배우가 기특했음.
미즈빌에 최택 설명하면서 이국수의 상하이 대첩을 댓글로 단 직후 상하이 에피해서 깜놀. 어머,
최택이 생각보다 비중이 높은가보네.
6회말, 영화보자에서 감이 왔음. 아 염전 예약이로군. 어남류지만 이국수를 온몸으로 연기하는 택이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
택이 고백씬에서 역시~~ 어남류지. 배경음악도 관점도 다 정팔이에게 딱 포커스 맞춰서 택이 고백은 그냥 정팔이의 시선에서만 처리
되잖슴? 어남류 확정.
울 택이 어쩌냐, 작감이 좀 덜 불쌍하게 그려주면 좋겠네. 두통약 이거, 이국수 실신 사건이랑 연결
시켜서 불치병 이런걸로 처리 하는건 아닌가 불안.
(실제로 10+시간 바둑 두고 일어나는 이국수가 쓰러진 적이 몇 번 있음)
점점 늘어가는 택이 씬과 대사, 점점 쌓여지는 덕선과의 에피, 그 속에서 불안감은 늘어만가고 염전 태생 택이 끝까지 보려면 한강 예약 해야 하는걸 감지 했음.
핑크 셔츠의 엇갈림. 동룡의 조언. 덕선이 각성. 그 이후 보여지는 덕선의 관심. 어남류니까 택이가 쓰러져야 우정이 유지되는데 어쩔 ㅠ.ㅠ
꿈 키스씬 회에선 초반부터 덕선이 맘에 택이가 있는게 느껴졌고 그럴 수록 어남류 입장에서 작감이 이걸 어찌 회수하나 싶은 걱정과 더욱 더 택이의 안위가 걱정됨.
18회. 친절한 정환이 시점을 따라가며 택이가 결승 대국 포기하고 덕선에게 가는 결정적 순간까지 정환의 각성씬으로 쓰여지는걸
보면서
나머지 2회에서 저걸 어찌 회수하나, 택이 죽지만 않았으면. 정환이 고백씬까지 절절히 보다 마지막 피앙세 반지를 놓고
가는거에서 심쿵.
돌을 던졌구나, 정환이.
바둑은 집을 세어서 점수를 계산함. 다 두고 마지막에 "계가"라고 집 세기를 함. 근데 계가를 안 하는 경우가 있음. 이걸 "불계"라고 함.
계산할 필요도 없이 승부가 명확해서 진 쪽에서 돌을 던기면 불계패가 됨.
그럼 바로 "복기"로 이어짐. 복기는 서로 방금 둔 바둑을 다시 두면서 대화를 하는 과정인데 승자는 복기를 거부할 수 없음.
바둑 예의상 복기는 철저하게 패자 위주로 두어짐.
한 수 배우는 과정이니 패자가 원하는 대로 패자 관점이 중요함.
승자는 말도
없고 패자가 패착을 물으면 대답 정도 해줌.
18회는 철저한 "복기"였고 정팔이가 멋지게 첫사랑을 보내는것이 메인인 에피였다는걸 반지 놓고 가는거에서 깨달았음.
그러고 보니 1회부터 바둑이었고 복기였음. 바둑은 초반, 중반, 종반 세 영역으로 나뉨.
초반의 핵심은 포석. 돌을 놓는 기초 과정임. 이국수는 초반 포석이 "정석"이고 느림.
대세점을 차지하는것에 우선적 가치를
두고 행마(기존 돌 주변에 돌을 놓아 세력 넓히기)시 보폭의 전개가 느림.
초반 어디로 전개될지 기초를 다지는데 공이 다
들어감.
하지만 본격적인 싸움은 시작도 안함. 마치 등장만 하고 대사도 없는 주인공처럼. (4:33 존 케이지 해석도 소름)
중반의 핵심은 공격과 타개. 드라마 미생처럼 완생이 아닌걸 미생이라함.
미생은 공격에 노출되어있고 언제든 죽을 수 있음.
상대의 공격을 이겨내고 미생이 완생이 되는 과정을 타개라고 함.
중반은 그야말로 치열한 전투. 실리와 세력의 싸움.
각개격파로 부분 전투를 이겨도 최소 승리를 결정하는 전쟁에서 패하면 땡.
종반은 끝내기. 전투는 끝나고 서로 맴돌면서 마지막 반집까지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수학적 세밀함 추가.
바둑에는 덤 개념이
있는데 선공하는 흑이 더 유리하니까 백에게 덤 6.5집을 줌. 0.5집. 이게 바로 반집 승부임.
빠르고 치열한 수 싸움에서
끝내기의 승패가 갈리는건 적절한 시점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 그리고 최선의 한 수를 향한 간절함.
정석에 입각한 포석으로 차근히 기초를 다지면서 덕선과의 신뢰를 쌓아간 택이.
화려하고 강한 대마를 잡기 보다는 미생 하나하나 완생으로 돌리면 패 싸움을 놓지 않는 택이.
뻔히 보이는 이길 수도 있는 수를 두기 보다는 확실히 지지 않을 수를 두는 택이.
고백할 기회를 잡지는 않지만 덕선이에게는 꾸준히 자존감 지킴이.
끝내기가 시작되고 서로 맴돌다 계가까지 갈 필요가 없음을 깨달은 정팔이가 돌을 던지면서 불계패를 선언. 그리고 계속되는 복기.
끝까지 예의를 지키며 정팔을 찾아간 택이, 끝까지 멋지게 친구가 바라는 양해를 툭 던지는 정팔이.
드라마의 틀을 벗어난 전개로 시청자에게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견고한 포석과 정교한 패 싸움,
이길 수도 있는 수를 무시하고 확실히 지지 않을 수를 두는 이국수 스타일의, 한 판의 바둑을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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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같은 덧글도 있어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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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포스터에 힌트가 있다고 해서 봤는데 바둑 코드로 보니 이것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부부는 옆에 붙어 있지 않아요. 흑과 백기 교차하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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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며 복기할 기력은 없고 몇 회에 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흐름을 짚어보니 택이의 바둑이더군요.
택이 방부터 시작되서 택이가 화면에 없더라도 꾸준히 어어지는 택이의 포석.
성경 십계명처럼 바둑 십계명이 있어요. 위기십결. 그 첫 계명이 부득탐승. 승리를 탐하면 얻을 수 없다. 위기십결은
균형과 성의를 논합니다. 성의(誠意)는 이국수의 휘호에요. 답답할지언정 누구에게나 성의를 다 합니다. 심지어 바둑 잘
못두는 일반인과 다면기를 둘때도요. 이창호 책에서 - "흔히 성의나 성실은 모범생 기질이나 심지어 답답함으로까지 오해되곤 하는데
그렇지 않다. 만사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를 의미한다. 나는 불성실한 사람이 두렵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에 관해 말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 이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을 앞세우면 작게는 기회를, 크게는 신의를 잃는다."
드라마 전개가 이런 성의를 바탕으로 지어진 반상 위의 집이라고 느꼈습니다. 우정도 사랑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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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수필 중에 "부득탐승"이요. 바둑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고찰이에요. 미생에서 인용된 이창호 글 일부:
순류에 역류를 일으킬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어리석다. 거기에 휘말리면 나를 잃고 상대의 흐름에 이끌려 순식간에 국면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그래도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그러니 나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는 자세야말로 최고의 방어수단이자 공격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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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라인과 연출도 택이였던것 같아요. 정환이 시점을 봤지만 덕선+정환의 감정 교류와 변화점은 못 봤거든요. 반면 덕선이는 동룡의 질문 + 중국이후 택을 대하는것에 변화가 있었어요.
또 재미없게 바둑 코드라 죄송하지만 초반에 특히 택이만 보여요. 초반 포석때 대놓고 택이였던것이, 바둑에서 젤 중요한것이
초반 위치 선정이에요. 귀와 변을 따라서 정석대로 두죠. 택이가 유일하게 그걸 다 했어요. 덕선이와 1:1도 있고, 장인
어른과 1:1도 있고, 장모님과의 씬도 있고, 덕선이 집에도 들어가고...초반 유일하게 덕선이 근처로 소위 "큰자리"를 다
차지했어요. 중반 넘어가면서는 노을이의 존경과 보라의 비밀까지 지켜주는 제대로 사위 정석을 두었죠.
플러스, 결국 택이가 대세점을 차지해요. 대세점은 선점하는 쪽에 100% 지분이 가는데 공개 고백으로 이걸 차지하죠.
그리고 선수. 선수친다고 하죠? 이게 바둑 용어인데 선수란 정석 진행이 끝나고 다른 곳을 먼저 둘 수 있는 권리에요.
택이만 선수를 잡아요. 둘만의 중국 여행, 둘의 바닷가씬등등에서 맘것 표현하죠. 정환이도 선수의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마
소개팅!!) 잡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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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선이를 향한 택이의 포석은 첨부터 끝까지 "성의"라고 봤습니다. 설레임을 줄 수도, 고백할 수도 있었던 타이밍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길이 아닌 지지 않을 길을 선택하면서 우정도 사랑도 끝까지 지켜간 성의 넘치는 한 판이었고요.
작감이 택이의 감정선을 드러내지 않고 끊어낸것이 오히려 신의 한 수라고 여겨집니다. 꾸준히 자기 바둑에 집중하면서 화려한 한 수는 없었지만 극의 틀을 잡아가며 완생을 내가는 과정이 담백하게 묘사되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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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남류 프레임을 벗고 덕선이의 감정선을 따라니 너무도 명쾌한 마음이 그때는 안 보였습니다. 복기가 이래서 필요한거죠. 편견과 집착을 내려놓고 제대로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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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택이의 바둑이었습니다. 반상이 바둑판이란 뜻인데 인생이란 의미도 있어요. 분량보다는 지어진 집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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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갤에서 이거보고 넘나 소름돋아서 가져왔어
문제 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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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리뷰보고 너무 소름돋아ㅆ어 결국 바둑 한 판을 둔거였어ㅋㅋㅋ와 휴 진짜 개소름ㅋㅋㅋㅋㅋ근ㄷ 이게 진짜 어느 리뷰보다도 맞는 것 같아 문제되면 혹시 알려주세요
와 복기 소름..
이럴거면 응답하라1989라 하지 왜..........어째서 88..........
좋음..! 진짜 아는만큼 보이는구나...
아 근데 사담인데 원래 바둑배우려했는데 응팔땜에 배운다 소리들을까봐 하기싫어짐 ㅅㅂ...
작가가 쓴게 아니라 바둑좋아하는 사람들이 쓴 리뷰일 뿐이라는거 염두해주길....
복기가필요하다는것 자체가 잘못된거임. 그건 본방드라마로 실패라는뜻임.
ㅇㅇㅇ 처음부터 남편 택이었음. 전개를 작감이 여러 사람을 설득할만큼 못 풀어 나가서 그렇지....
이렇게 바둑에 비유해서 드라마를 끌고나가려면 사전정보를 극에서 녹였어야해 미생처럼... 너무 바둑아는 사람만 아는 장치를 해놓고 이거 왜 못찾았냐고 해버리면 할말없지
22222 시청자에게너무불친절한것
근데 우리는 바둑경기를 보려던게 아니라 드라마를 보는거였잖아............
연애가 바둑경기입니까...스포츠입니까... 해석이 흥미돋이긴하지만 택과 정환이가 바둑기사로 수싸움하고 존나 멋있는 싸나이들의 멋진승부였따 하이파이브~~ 촤락 할동안 덕선이는??????
연애는 남자혼자합니까? 여자가 무슨 승전트로피도 아니고.... 여주도 감정이 있구요 수싸움하는 둘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다 사귀는거말고 내가 얘라서 좋은 이유같은 장면은 존나 개나줘버렸고요 그러니까 시청자들은 택이로 반전이었을때 덕선이 금사빠냐고 혼란스러워한거구여 여주 주체성은 존나 개무시하고 드라마에서 보여주지도 않았자나여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22 나도 곱씹어 생각해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이런 작품이 진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함. 드라마로 한정 지어 생각하지말고 당장 영화계만 봐도 대중성은 약하더라도 작품으로 인정받는 영화들이 상을 받자나 드라마라고 대중에게 반드시 친절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444 그니까 진짜 호불호 갈리는건 아는데 글마다 찾아와서 초치고 다니는것같아 진짜 과함ㅋㅋㅋㅋㅋㅋㅋ
우정이는 택이 바둑기사로 설정한게 신의한수였네...^^
분석글 많이 나오는 작품이 좋아
난 다시 봐도 좋은 드라마라 좋음 보면 볼수록 다시보이니까 안질려ㅋㅋㅋㅋ드라마가 종영해도 새로운 해석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드라마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어. 개취겠지만 난 응팔 종영 이후로 오히려 더 즐거워 넘조음
독자들한테서 2차해석이 나온다는건 좋은것같애. 글고 워낙 전작 응답 시리즈들에서 팬들이 분석글이나 리뷰 많이 쓰니까 워노나 우정이가 팬들 못 맞추게 더 교묘히 한것도 없지않은것같애. 그게 응답의 매력 중 하나니까.. 그래서 몰랐다가 해석글보고 아하..하는 그런 재미로 보는 시청자들도 많은데 바둑판까지 알아야 하느니..이런 반응들 보면 너무 과열된것같아 개인적으로 속상해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패자위주의 복기 넘나 대단한것
패자가 먼저 하는 복기 이 해석 넘나 신선한것... 진짜 조타조아
이게 미생과 응팔의 차이 같다;; 둘 다 바둑이 기반이지만 미생(웹툰) 연재할 때는 바둑의 입장에서 해석해도 위화감이 없고 소름으로 느껴졌는데 응팔은 그냥 눈으로만 보고 이해한 거랑 바둑 관점에서 이해한게 너무 달라서;;
난 그냥 미생 작가님의 능력에 감탄할 뿐
복기..패자위주의...진짜 소름돋았어 정말 이렇게 보면 새로운 구조랑 관점의 드라마로 보인다 불친절한 드라마긴 했지만.. 이 글 보고나니까 어남택을 이제서야 이성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