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제 죽 이 기 ※ 80
" 너와 난 서로 목적을 이루기위해 사람을 죽였다. 난 내 욕심아래.
넌 다른사람을 위한 복수라는 가장하에 사리사욕을 채우는거나 마찬가지지.
그렇지 않나? "
" 적어도 난.. 너처럼 무의미한 살육은 하지않아 "
" 너야말로 위선자군. 이십만? 아니아니, 그것보다 훨씬 넘을거야. 이 전란에서
희생된 사람들이- 그 수많은 사람들의 억울한 한을 너는 대체 어떻게 갚을거냐 "
" .... "
" 네 하찮은 목숨하나로 해결할 생각일랑은 아예 집어치워라.
나는... 그 많은 희생 위에 세워진 이 진나라를 더더욱 태평성대하게 만들것이다.
그걸 사명으로 알고 내 평생을 바칠거란 얘기다. 헌데 너는.. 어떻게 할거지?
무책임한 너에게 희생된 사람들을 개죽음으로 만들거냐? "
의현은 허탈한 웃음을 머금었다. 분하지만 그의 말이 다 옳았다.
나를 위해. 소랑이를 위해. 억울하게 죽은 부모님과 원나라의 부흥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난 그동안 대체 뭘 하고 있었던거지?..
회의에 가득찬 눈으로 의현은 한참이나 그 자리에 굳은듯 서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수는 없었다. 어차피 이정도의 막대한 대가를 치루리란걸 알고서 시작한 일이다.
여기서 그만둬버린다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은 대체 뭐가 된단 말인가.
" 지금 내가 할일은 너를 없애고 원나라를 부흥시키는 일이다.
설사 지옥에 떨어진다해도 여기서 멈출생각은 전혀없다. 그게 내 사명이다. "
" 정말이지 끝까지 어리석은놈이군. 그렇게까지 말했는데 못알아듣겠나?!!"
" 나한테 설교하려들지 말라 했을텐데. 온갖 수식어를 갖다붙여도 어차피
너도 나와 같은 죄인이다. 네 말은 별로 신빙성이 가지 않는군 "
" 빌어먹을, 어차피 우리 둘다 지옥행이라면.. 너부터 보내주마. "
챙강
또 한번 신수도와 귀검이 푸른 달빛에 번뜩이며 크게 부딪혔다.
서로가 서로를 막다른 궁지에 몰아세웠다. 더이상 갈곳이 없는 처지에서 그들은 이제 서로를
죽일수밖에 없었다. 그게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생존방식이었다.
그때, 황제의 조그만 헛점을 놓치지않고 파고든 귀검이 순식간에 옆구리를 파고 들었다.
아련한 통증과 함께 비릿한 피내음이 풍겨났다. 검끝에 독이라도 바른건지 여지껏 맞아본
칼 중에서 가장 쓰라리고 고통스러워 황제의 입에서 훅훅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원래 칼을 맞아 가장 아픈곳이 옆구리라. 신경이 절단됐는지 죽을만큼의 고통이 밀려왔지만
황제는 놀라울만치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무장한채 다시 신수도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의현쪽에서 신음이 터져나왔다. 바로 얼마전 부상당한 오른쪽어깨를 베어버린 것이었다.
압박붕대사이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왔다. 다급히 왼손으로 어깨를 움켜잡았지만 선혈은
멈추지않고 계속 흘러내렸다.
' 오른팔은 이제 못쓰게 된건가!! 제기랄.'
쉴새없이 맹공을 해오는 황제의 신수도를 피하려 의현은 당황한 얼굴로 왼손으로 귀검을 잡았다.
본래 양손잡이가 아닌 그는 당연히 서툴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왼손엔 힘도 안들어가 싸움의
판도는 순식간에 역전되어버렸다. 정말이지 욕이 절로 나올정도로 운이 없었다.
이윽고 안되겠는지 귀검을 황제쪽으로 내던지고 의현은 적수공권을 할 작정인지
성한 다리를 황제의 턱쪽으로 거칠게 뻗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황제는 이렇다할 대책도 세우지 못한채 저만치 나가떨어져버렸고 의현은
급한 숨을 내쉬며 고식지계로 발목을 묶고있던 비단끈을 풀어 어깨에 단단히 동여맸다.
황제는 자리에 주저앉아 피섞인 침을 뱉으며 선혈이 솟는 옆구리를 움켜잡은채 고통을 삭히기에
애썼고 또한 심한 출혈로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어지러운 머리에 오른팔을 쓸수 없게된 의현이다.
대체 누가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것인지 대충 보기에도 판도가 나질 않았다.
" 이제 그만 포기하지? "
" 네놈한테 무릎을 꿇을바엔 차라리 자결하고말지. "
" 정말 맘에 안드는 놈이군. "
" 너야말로 "
시건방진 서로의 태도에서 열이 받을대로 받은 그들은 이윽고 육체의 고통도 잊은채
다시 싸움에 돌입했다. 둘 다 검을 들지않은 적수공권. 이제 이들의 싸움도 막바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당.
사당안에 들어선 소랑은 경건하고도 기이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넓고도 웅장한 실내에는 갖가지 벽화와 불상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여느 사당과 다름없이 앞에는
두 점의 커다란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늠름하고도 인자해보이는 자태와 은해와 아신을 그대로 닮은 잘생긴 남자의 얼굴과
고고하고도 기품이 어린 여인의 얼굴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지산황(智酸皇) 여령황후(麗靈皇后). 초상화앞에 놓인 위패를 보며 소랑은 이미 예상한듯 멀거니
초상화를 올려다보았고 아신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소랑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 빌어먹을 진은해. 꼴에 완전 안어울리는짓 해놨군 "
" 정말로 행복해보이십니다. 태자님 그렇게 고개 돌리고 인상만 쓰고있을게 아니라
한번 보십시오 "
" 아아- 됐습니다. "
아신은 극구 사양하며 턱을 괴고앉아 취기가 살짝 오른 붉은얼굴로 멀리 바깥에 시선을 고정했다.
마치 그 모습이 잘못을 해 부모님앞에서 초조해하는 어린소년 같은지라. 소랑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기가 감돌다가 이내 어두워졌다.
" 주제넘은건 알지만 태자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것 같습니다 "
" ... "
"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해서 차마 쳐다볼 엄두가 나질 않는거지요? "
" ...아닙니다."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아신을 보며 소랑은 자리에서 일어나 향을 꺼내들어 향로에
꽂았다. 조용한 적막속에서 이윽고 아신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언제봐도 인자한 지산황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슴속에 다른사내를 품고있는 여인곁에서 뭐가 좋다고 행복하게 웃으며 십수년을 산 당신이고.
끝내 다른사내 곁에서 행복하라며 여인을 보내준 것도 당신이었고,
아들이 겨눈 칼 앞에서 웃으며 안부를 빌던 당신이다.
" 당신... 진짜 맘에 안들어 "
차라리 웃음대신 미치광이 아들을 욕하며 저주를 퍼부었다면 오늘날 이렇게 괴롭진 않았을텐데..
미안하다며 잘살라는 말만 없었더라면 이렇게 매일밤 환청에 시달리는 일도 없었을텐데..
아신은 더이상 지산황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소랑은 작게 한숨지으며
그림속에서나마 처음으로 행복해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을 복잡한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 와아!! 드디어 80편입니다. 완결의 고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진짜 몇편 안남았네요; ㅎ
아-_-;; 그나저나 또 걱정이네요. 완결을 어찌 내야할지... 윽 ㅜㅜ
아무튼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_< 80편 자축이에요 ㅎㅎ
첫댓글 와우~ 완결 기대기대~~!!! 근데 황제랑 의현이 안죽게 다음편에서 좀 그만 싸우게 해주세요~ 피가 철철철!!!
하하 이게 바로 진정한 남자들의 결투지요 ~ ㅎㅎ 네 안그래도 이제 슬슬 끝낼 생각이랍니다
80편 축하드려요~ 완결은 해피 ~♡ 진짜 황제랑 의현이 어떡해요ㅜ0ㅜ 피가 철철철 그냥 폭포처럼 ,,, 지산황이 약간 불쌍하다는 생각이드는 놀꾸 ;
아, 지산황 매우 불쌍하지요. ㅜㅜ ㅎㅎ 완결은 안그래도 해피입니다 `
황제랑의현사이좋아질것같아요,그냥.<-;; 80편축하드리구요.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 사이가 좋아지는것도 꽤 괜찮은데요 ㅎㅎ 네 고맙습니다. 아 이렌이다님 소설 쓰시죠> ? 꼭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ㅜㅜ갑자기 마음이 찡해요.1편부터 읽다가 왔답니다,우선 80편 축하드리구요. 그런데....황후는 언제나오나요? 그리고...실제로 보면 황후가 더 이뻐요,아니면 소랑이가 더 이뻐요?
앗, 찡하다니 왜 그럴까요 ㅎㅎ, 황후는 음... 이제 안나올 예정입니다. 원래 소랑이와 황후대립이 있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빼버렸답니다-_-;; 후후 죄송해요, 황후는 화려하게 예쁘고 소랑이는 도도하게 귀여워요 ㅎㅎ
진심으로 80편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보시느라 수고했다니요 ^-^ 수고하신 건 국사쌤이신데요?^-^
하하 공평하게 모두다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저 역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ㅜㅜ
저저 오늘부터 봣어요 !! 오늘 ; 거의 5시간을 투자해서 처음부터 여기까지 보앗답니다 하하 재밋는데요 ~
대단하세요;; 아 너무 고맙습니다 ㅎㅎ 정말 완결까지 열심히 쓸게요 ㅎㅎ
80편 축하 드립니다 ㅋㅋ 완결을 어떻게 쓰시던지 그건 작가님 마음이죠 ^^ 다만 저희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쓰신 이 소설을 재밌게 읽어드리고 감상 해 드릴께요^^ 화이팅 !!!!!!
윽 ㅜㅜ 엄청난 감동입니다 ㅎㅎ 정말 제 맘대로 써도 될까요 후후 농담이고 저역시 최선을다해 쓰겠습니다 ㅎㅎ
80편~~♡ 축하드려요.. ㅋㅋㅋㅋㅋㅋ 우리 은해와 소랑이가 꼭 백년해로 하시길... ㅋㅋㅋ 으아... 내일 배구 시험이//ㅜㅜㅜㅜㅜㅜ 은해님... 으 독묻어서 어쪄.....ㅠㅠ 그리고 의현아 자제 하랬잖어.............ㅠㅠㅠㅠㅠㅠㅠ
하하, 그냥 독이묻은것처럼 아프다는 뜻이었어요 ㅎㅎ 귀검이니 당연히 고통이 심하겠죠 ㅎㅎ 아, 그나저나 배구시험 잘치셨나요 저는 배구하나는 잘한답니다 후후 +_+
허억.. 오늘 1편부터 다 봤습니다.. 몇번 시선이 갔던 작품이였지만.. 제목에 약간의 거리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30편 정도부터 연재하시는 걸 보았지만 읽을 염두가 나질 않더군요.. 이래저래 님들이 올리신 꼬릿글이 하도 많아 읽었더니 이렇게 재밌네여..^ ^ 80편 축하드려요 !
아, 제목이 그랬군요-_-;; 역시 급조한 제목이라 - ㅎㅎ 아무튼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오랜만입니다~ 드디어 80편이네요 ㅋㅋㅋ 추카추카해요 흠........ 결말이 어떻게될지 감은 안잡히지만 끝은 당연히 해피엔딩 이겠지요^^?
후후~ 결말이 어떻게 될지 한번 추측해보세요 ㅎㅎ 정말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열심히 구상중입니다 ㅎㅎ
와!! 드디어 80편이군요ㅠㅠ!!! 국사쌤 진짜진짜 알라뷰♡
네 드디어 80편이에요 ㅎㅎ!! 좀 많이 길죠 ㅎㅎ 네에 저도 진짜진짜알라븅ㅠㅜ
잉 아신너무불쌍ㅜ_______ㅜ 80편추카해열^^
네 고마워열 ㅎㅎ , 하하 저 요즘 아신이가 너무너무 좋아지고 있어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둡니다 ㅎㅎ 자식새끼 떠나보내는 심정이랄까 하하 농담이고 쯧 완결내면 한동안 우울할것 같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