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모스크바 밀롱가가 좋아도..
8천원 내면 20시부터 다음날 지하철 첫차 다닐때 까지 풀로 춤을 추며 놀 수 있어도..
훈남 땅게로들이 차고 넘치고
꿈땅들이 발에 걸리게 많아도
그들이 모두 내게 친절하다고 해도..
피부 색깔이 다름에도 내가 밀롱가에서 춤추는 걸 환영해준다 해도...
항상 느껴..
무언가 나는 손님으로 초대 받은 낯선 사람같은 소외감을,
우리가 아무리 다른 나라에서 온 땅게로스에게 친절하다고 해도
그들도 우리들의 세월로 쌓아온 끈끈한 우정을 뚫고 들어오진 못하겠지.
더러운 게 정이라더라 미운정 고운정..
어느덧 들락 날락 땅고판에서 10년을 넘는 세월을 보내며
가끔 보아도 진정 반가운 인사를 나누어 주는 형제 자매들을 만날 때면
오랜 객지 생활에 찌든 정신적 배고픔이 가시는 느낌이랄까.
타국에서의 삶이 주는 장점이 손으로 꼽게 많을 수도 있고
그에 만만치 않게 어려운 점도 너무 많지만..
그중 가장 사람들이 견디기 어려워 하는게 '외로움'이란 괴물인 거 같아.
대부분의 교민들이 저 괴물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기도 하고 피해 다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기도 하거든.
친구가 가족이 말이 통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사실 나는 좀 변종이라 혼자 벽보며 중얼대며 외톨이가 되는 일을 즐기는 지경 까지 이르렀기에
어느덧 긴 외국 생활에서의 가장 친한 벗이 외로움이 되었으니
날이 좋을 땐 혼자 달리기를 하고 그러다 노란 머리 사람들 사이에 끼어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추울 땐 들어앉아 유튜브의 몸좋은 노란 머리 사람들 불러들여 요가니 abs니 뭐든 몸을 다듬는 일을 하며
빵을 굽기도 하며 그렇게 혼자 잘 놀게 되었어.
음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튼튼하고 빵을 구워 나눠주니 러샤 친구들은...
한국 여자들이 마카다 날씬하고 이뿌고[?] 동안에 요리도 잘 하는 줄로...하하하....
한국에 한번 가보는 게 꿈인 사람들이 넘친다는...ㅋㅋ
아하 나는야 애국자 [??]
그렇게 살아간단다.
밀롱가를 한번 가려면 머리를 열심히 굴려야해.
특히 이 겨울철 혹독한 추위를 뚫고 밀롱가를 가야하는 것도 숙제지만
러시아에서 처음 입어본 내복을 비롯 까도 까도 끊임없는 마트로슈카 인형 빙의인 듯
너무나 많이 입고 또 입은 옷을 벗고서 밀롱가용 의상을 갈아입는 것은..이건 뭐...
그 와중에 탈의실에서 티팬티 딱 한장만 입은 채 드레스를 갈아 입는 러샤 아가씨의 뒤태에 허거덕 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구나.
영하 30도의 날씨에도 크롭탑 한장과 얄푸리한 치마 쪼가리 하나 이상 허용하지 않는 러샤 땅게라들....최고,
하지만 그녀들의 성격도 그녀들의 의상 만큼 쎄~~~ 하다는 거.
가까이에 당연히 있으면 소중하단 사실을 까먹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공기가 없으면 당장 죽을 거지만 공기가 소중하단 사실을 당연히 생각하지 못하는 너와나 처럼 말이야.
최근 몇 개 올라온 주어가 명확하지 않아 뜻을 헤아릴 길 없는
그렇다고 따뜻하고 정다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만은 분명한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너희들 모두가 겁내 우리 뿌땅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
남자를 사랑할 때도 그렇지 않든?
조금만 이렇게 바꿔주면 내가 진짜 행복할텐데...하지만
남자들은 그 조금을 어려워하고 끝내 그 문제로 이별을 맞닥뜨리고 말았쟎아.
무언가 갈등을 일으킬 '거리'가 있다는 거에 감사할 것.
나를 실망시키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 또한 살아가는 일들 중의 하나로 인지할 것.
내가 좋아하는 춤을 오늘도 추러갈 데가 있다는 것에
함께 추어줄 이들이 있다는 것에 뜨겁게 감사할 것.
여기 부산에...
이제 밀롱가에 오는 일이 최고의 휴가중의 하나가 되어 버린 나같은 이에게....
여전히 밀롱가가 열리고
북적북적하고 변함없이 환영해 준다는 사실이.
음!!!
늙어서 그런가 때로 가슴이 찡하고
솔직히 살짝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있다는 거....
무언가 시집살이 같은 러샤 밀롱가에서 아무도 설움 준 이 없건만 혼자 서러웠던 마음을.....
친정집처럼 따시게 받아주는 너희들 당신들 계셔서
얼마나 마음이 뜨신지.
공기 같은 당신들의 밀롱가를, 땅고를...
가끔은 소중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도 알기를.......
첫댓글 ㅋㅋ 반가웠어요 언니~~~ 조만간 또 뵈용~~~
일단 스톤이랑 나는 내년에 모스크바 비행기 탄다.... 구소련스타일 땅게라들 말고 러시아 땅게라들 소개해줘~~ 다죽었어~~
돈 모아라ㅋㅋ
오빠는 저때 과테말라?? 에콰도르?? 그기 간다 안했나??ㅋㅋㅋ 소련으로 바꿨나???ㅋㅋㅋ
춥다... 안간다.
@~스톤 ㅎㅎㅎㅎ시크한 스톤님!! ㅎㅎ
온니~~~~ 보고시포용~^^
ㅋㅋ 소중하게 생각한당~~^^ㅎ
오랫만에 가도 뿌땅 밀롱가라서 고맙다는..언니도 함께라서 넘 좋아용♡
ㅎ 소중한 밀롱가 잘 사수 하겠습니다.. 오래 오래 놀 수 있는 나의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