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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670273&memberNo=42953186&searchRank=21
소리가 없는 세계
청각장애와 수화언어
2018.09.10.
2017년 통계청 기준 대한민국에 청각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 수는 302,003명.
적지 않은 수의 청각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청각장애인에 대해 무지하다.
몰라서 혹은 알고 싶지 않아서 사회와 사람들은 청각장애인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사회에 만연한 무지와 오해는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불합리한 태도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에 시행한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차별이 ‘없다’고 응답한 장애인의 비율은 20.1%이다.
즉, 장애인 다섯 명 중 네 명은 차별 받는다고 느낀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도, 직장에서 근무하면서도, 문화생활을 즐길 때에도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른 삶을 견뎌야 한다.
우리는 이 간극을 어떻게 줄여야 할까?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2-청각장애 (서울시 장애인식 개선 교육영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갖는 오해에 대한 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얼마나 청인 중심 사회인지,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사는지 알아보자.
당신은 청각장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우리는 일상이나 매체에서 접한 몇몇 청각장애인들의 모습만으로 그들을 규정한다.
청각장애인의 수가 30만명에 달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편견과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른다.
아래는 우리가 대표적으로 가지고 있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오해들이다.
청각장애인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청각장애는 단순히 '들린다', '안 들린다'로 나뉘는 개념이 아니다. 청각장애에는 수많은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보청기나 보조기구 등의 도움을 받아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한다고 해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보청기는 청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뿐 일상의 모든 소리를 명확하게 들리게 할 수는 없다.
청각장애인은 모두 수화 언어를 사용한다?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수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수화 언어 이 의 수단으로도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도 많다.
청각장애인은 상대방의 입술 모양을 보고 말의 뜻을 이해하는 방식의 구화, 손바닥이나 종이에 글씨를 써서 대화하는 방식의 필담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
즉, 청각장애인마다 혹은 상황마다 구사할 수 있는 소통 수단이 다를 수 있다.
모든 청각장애인이 입술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청각장애인이 수화 언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청각장애인을 만난다면 어떤 의사소통 방법이 편한지 먼저 물어보자.
청각장애인은 지적 능력이 낮다?
청각장애인들은 듣기 및 말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뿐, 그 밖의 능력에서 청인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말하기와 듣기가 위주인 일반적 학습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은 청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그들의 지적 능력이 낮다는 것과 같은 뜻은 아니다.
그 밖의 실례가 되는 행동들
· 청각장애인에게 실례가 되는 말을 옆에서 하는 것
대부분의 청각장애인들은 입술모양, 표정 등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청인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들이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청각장애인들 앞에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거나 모욕하는 말은 하지 말자. 굉장한 실례다.
· 앞서가는 청각장애인의 어깨를 세게 쳐서 부르는 행위
청각장애인 입장에서 어깨를 세게 치는 행위는 갑작스러운 자극이다. 이런 행위는 청각장애인을 매우 놀라게 할 수 있다.
만약 앞서가는 청각장애인을 불러야 한다면 앞으로 가서 손을 흔들어 시야를 환기하거나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는 방식을 쓰자.
· "저 수화 알아요!" 하면서 대뜸 자신이 아는 수화 언어를 보여주는 것 혹은 수화 언어를 할 줄 모른다고 청각장애인과 대화를 아예 하지 않는 것
청각장애인들을 만났을 때 수화 언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모든 청각장애인들이 수화 언어를 쓰는 것은 아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다짜고짜 아는 수화 언어를 보여주는 등의 행위는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무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청각장애인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또한 수화 언어를 할 줄 모르면 청각장애인과 대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편견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라면 청각장애인을 만나게 되었을 때, 무작정 아는 수화 언어를 보여주려고 하거나 무조건 입을 닫는 행위는 하지 말자.
· 청각장애인에게 귓속말을 하거나 큰 소리로 말하는 행위
사람들은 청각장애인에게 말할 때 청각장애인들의 청력이 좋지 않으니 크게 말하거나 귓속말을 하면 더 잘 전달될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이런 행동은 청각장애인에게 불쾌함만을 유발한다.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소리로 말한다고 해서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귓속말을 한다고 해서 잘 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입 모양을 보여주는 것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당신은 청각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우리는 이렇게 청각장애인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청각장애인 혹은 수화 언어 등에 대한 특정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심지어 다수가 공유하는 이미지이다.
청각장애인을 떠올릴 때, 수화 언어를 떠올릴 때 과연 당신은 이런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1. 희화화는 특권이다
상상해보자. 교실에서 어떤 장난기 많은 친구가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이건 ‘뫼 산’의 수화라고 얘기하는 장난치는 모습을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를 따라 하며 웃기도 했을 것이다.
또 상상해보자. 어떤 웹툰에서 그럴듯한 손동작을 하며 이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 수화 언어라고 말하는 장면을.
사실 그 동작 은 실제 수화 언어와는 전혀 상관없다. 단지 ‘재미 있으라’고 넣은 장면이다.
누군가는 이것을 진심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정말 재미있는 장난일까? 수화 언어는 청각장애인들의 대화 수단이며 그들의 언어다.
이러한 수화 언어를 장난으로 희화하여 쓰는 행위에서 수화 언어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
수화 언어를 쓰는 청각 애인들이 보기에 이것은 불쾌한 행위이다.
우리는 외국에 나갔을 때 누군가가 우리를 보고 합장을 하거나 ‘니하오’라고 인사하는 것을 불쾌해 한다.
왜냐하면 그 외국인이 동양인에 대한 편견으로 우리를 대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수화 언어를 재미로 취급하는 사람들과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
수화 언어를 희화화하며 노는 것은 청인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누리는 특권이다.
사회에서 청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소수인 청각장애인과 그들이 쓰는 언어를 ‘본인들의 입장에서’ 소비하는 것이다.
그런 그릇된 특권에 심취해서 수화 언어를 희화화하고 장난으로 소비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행동인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2. 장애에 대한 이중적 시선: 불쌍하거나 감동적이거나
“너 예쁘고 똑똑한데, 귀가 안 들려? 안타깝다...”
청각장애인을 보는 흔한 시각이다. 청각장애인은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사회에서 그들은 끝없는 편견과 차별, 복지의 미흡함 등과 힘 겨루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연민을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왜 불쌍한 일인가? 청인은 들을 수 있는 소리를 그들은 듣지 못해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청인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이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청각장애인만의 삶이 있다.
그들의 세계에 소리가 없다는 이유로 그 세계 전체가 폄하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청각장애라는 특징을 필두로 통일된 하나의 삶으로 묶일 수 없다.
키, 발 크기, 좋아하는 색 등과 같이 청각장애는 하나의 특징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청각장애인은 활발할 것이고, 어떤 청각장애인은 패션을 좋아할 것이다. 어떤 청각장애인은 작가가 될 것이고 어떤 청각장애인은 부모가 될 것이다. 청
각장애인들 각자의 삶은 매우 다르다. 이들의 삶을 모두 ‘불행한 삶’이라는 틀에 가둘 수 없다.
청인이 청각장애인의 삶은 어떻다고 규정짓는 것은 모순이다.
“수화는 아름다운 언어야.”
수화 언어를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다.
여러 매체에서 수화 언어를 다룰 때도 수화 언어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언어라고 묘사한다.
그러나 수화 언어는 ‘아름다운 언어’가 아니다. 수화 언어는 청각장애인들이 쓰는 언어이다.
그들은 수화 언어로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도 하고 욕도 한다. 청인들이 쓰는 언어와 발화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지하철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아침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수화 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며 감동적이라고 감탄하는 일이 얼마나 웃긴 일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청각장애인들이 쓰는 언어에 동일하고 한정된 수식어만을 쓴다면, 비록 그것이 긍정적이고 좋은 수식어인들 결국엔 또 하나의 편견일 뿐이다.
위와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장애와 감동을 연결 짓는 사람들이다.
‘[감동주의] 보청기 끼고 생애 처음 엄마 목소리 들은 아기’ 같은 영상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 영상은 청각장애를 가진 아기에게 보청기를 끼운 후 엄마가 말을 하자 우는 영상이다. 영
상의 제목은 아기가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서 운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실제 청각장애인들은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서 아기가 우는 것이 아니라 보청기의 소리가 낯설기 때문에 울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보청기 혹은 인공 와우 등의 기기를 통해 처음으로 소리를 접한 청각장애인의 감정과 반응은 개인차가 있다.
놀라움, 공포, 이질감, 스트레스 혹은 기쁨, 설렘, 기대, 반가움. 우리는 영상 속 아이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렇듯 실제와 상관 없이 감동적이고 눈물 나는 장면으로 소비하는 것은 청각장애인들의 실제 모습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각장애는 사회적 장애다.
어떤 청각장애인은 청각장애가 사회적 장애라고 얘기한다.
청각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보완해줄 서비스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단지 사회적인 시선에서만 청인 중심인 사회가 아니라 사회적인 제도 면에서도 청인 중심의 사회이다.
인터넷이나 앱으로 은행 카드를 발급받아본 적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반드시 전화 통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청각장애인들은 전화 인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 혹은 앱을 통해서는 혼자 은행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예를 들어 청인 친구에게 대신 전화를 받아줄 것을 부탁하거나 번거롭지만 은행을 직접 찾아가는 등의 수고를 해야 한다.
청각장애인은 배달 음식도 혼자 있을 때는 시키기 어렵다.
주문을 앱이나 인터넷으로 한다고 해도 배달 음식이 왔을 때 초인종 소리나 노크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착 시 문자를 남겨달라는 부탁을 일일이 해야 한다.
영화를 볼 때 ‘청각장애인은 어떻게 영화를 볼까’에 대해 고민해봤는가?
청각장애인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소리를 설명해주는 자막이 필요하다.
대사를 자막으로 옮기는 것 이외에도 배경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어떤 효과음이 사용되었는지 등을 설명해주는 자막이 필요하다.
"못" 듣는 사람이 아니라 "잘" 보는 사람입니다
한국농아인협회(수어교육 안내) http://www.deafkorea.com/ver/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 http://sldict.korean.go.kr/front/main/main.do#
청각장애인의 일상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59934
청인의 수화 배우기 웹툰 [수화배우는 만화] http://m.webtoon.daum.net/league/view/17404
첫댓글 좋은글
저도 귀가 잘 안들리는 친구가 있는데요 평범하게 일도 잘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점점 안들리게 될거래요. 걔가 잘 안들린다고 하면 옆으로 가서 말하거나 몸짓으로, 입으로 나름대로 표현합니다. 친구가 장애를 가졌다기 보다 저기서 말한 특징적인거 라고 느껴집니다.
어떤 병인지 어떤 장애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아야 되지겠만 어떻게 대해야한다 어떨것이다 라는 것엔 너무 깊이 파고들면 자칫 편견이 스며들수도 있을것가탕요 본인이 겪은거 아니면 모르잖아요. 그러니 잘 모르면 잠시 생각을 접어두거나 같이 지내보면서 알아가도 될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