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김연성
나 없는 곳으로 당신이 흘러가네
당신 없는 세상 어디에서 나,
숨죽인 그리움으로 꽂혀 있어도 가끔씩
내 속으로는 깊은 강물소리처럼 사랑이 흘러갔다
물처럼 흘러갔네
빌딩과 빌딩 사이의 오랜
소음의 낮과 번쩍이는,
번쩍이는 밤 동안
사랑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나 흔적 없는 것인데
눈 뜬 살(肉)들의 사이
우리는 서로 위험한
사각의 거리를 조심조심 흘러가리라
행복한 집으로 가는 길이란
길의 캄캄한 기억을 더듬거리리
당신이 없는 곳으로 떠내려가네
그리운 당신, 언제나
빛나는 추억으로 떠도네
내 육신 가득 병든 세월이 끈적거리네
물처럼 흘러가면 그 뿐 사랑도 사라지네
이루지 못한 사랑의 고통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끝없이 바장이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 2007. 리토피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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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평설&탐방
우리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 김연성
김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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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8
07.05.21 10:3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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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추억을 안고 위험한 사각의 거리를 조심조심 흘러갈 때,... 어쩌면 우리네 삶이란 '사랑'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군요.
김연성 시인님의 사랑의 유영 앞에 머물러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