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이나 숨쉬고 먹고 사는 일이나 꺼리거나 질투하고
미워하며 분노하며 다투는 일을 일으키지 말라는데 어찌
그런 일을 대하거나 당하고도 부처님이나 예수님 가슴팎
마냥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좀팽이 속내로 가득찬
지라 어느 현인은 무숙약이라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 날을
잠재우는 일이 없다더마는 허구헌 날을 낼로 미루고 낼부터
라는 핑곗거리를 찾는데는 일가견의 눈초리만큼은 그야말로
희번득이 반짝이는데 인자하기 그지없다는 봄볕도 맞대기에
벅찬 듯 슬쩍 빗나가니 스스로도 기가차고 한심스러운지라
오늘도 가만히 앉아서 곰곰히 뒤척거리는데 역시나 여지없다
궁극의 자리가 곧 실제상이라니 과연 어떤 끝이라사 이르렀다고
할 만한가 맹자는 차마하지 못하는 그 자리에서 실마리가 있다하고
일상의 무상한 일들 속에 그 단서가 널부러져 있다는데 어쩌자고
이 좀생이의 차마하지 못하는 마음은 이내 풀어져버리고 빌미에
이분적인 사고방식과 얼버무린 자기합리화로 나동그라져버리니
무엇인들 나에게 맞춤이라한들 와 닿는 것이 있겠는가 싶다
인생 2막이니 3막이니 하면서 도전하라는 쉬운 말로 편안하게
말하는 저 훌륭한 인생을 나투시는 분들의 열락과 해탈한 듯한
말씀 속에 어찌 편안하고 안락으로부터 저런 언사를 내 뱉으랴
싶으면서 온갖 고난과 인생의 쓴맛 단맛을 맛으로 여기지 않은
역경을 감내한 일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자기에게 맞는 일이요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이라면 달게 여기고 어려운 이리라고
포기하지 않는 가 볼 데까지 갈 때까지 가 보는 노력과 용기가
무명솜을 무젖게 한 이슬처럼 봄볕에 녹을락말락한 눈덩어리마냥
가슴에 가득 채워진 무위진인의 호연지기가 넘실거려야만이
입에서 술술 쏟아져 나오는 아무리 서툰 말도 진언으로 나투어
나약한 중생의 앞가림 못한 이에게 길잡이가 되고 손가락 끝이
진실되어 속 좁은 뱁새 가슴을 후련히 후비어 주리라 하면서도
하고 싶은 것이 하나라도 온전하게 드러나고 잘 하는 일꺼리가
하나라도 앵겨붙어 부나방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달라붙을텐데
사라져가는 열정도 스러져가는 몸서리라도 죽지 않고 서서히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사라져 간다더니 요즘 새삼스럽게도
젊었을 적 이해 안 되던 그 노친네 말씀이 늘 목에 가시처럼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답답하고 가슴에 걸린다
첫댓글 저는 왠지 절에 걸린 목어가 생각날까요?
비늘까지도 야무지게 그려져 쇠꼬챙이로 꿰어 걸린!
스님 제발 저를 받아 주세요라고 귀찮게 하니 에라! 하곤 걸어 두면서 밥때를 알리는 소리를 쳤다니요.
또 끽다거도 생각나게 하네요.
사는 동안은 하 많은 세월이었는데 나를 한마디로 집약하니 너무 슬픕니다.
살아 온 세월 쫘악 펼치니 한숨인데 그냥 덮어두고 사는 게 약이라듯이 가는 날까지 그렇게 살렵니다.
그냥 밥 한 술 꿀꺽 넘겨 가시 넘어 갈테니 그리 사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