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3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평창역(06:22-07:40)
가평동(08:13-08:40)
하일산(08:44-13:19)
가평동(17:29)
평창역(18:10-18:50)
청량리역(20:09-21:25)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8시간 45분
◈ 후기
평창역 앞에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홀로 버스에 올라 낯익은 가평동 종점에서 내려 마냥 도로를 따라가다 되돌아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민가 옆에서 능선으로 붙어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올라간다.
싱그러운 녹 향을 맡으며 임도를 건너고 바로 나타나는 엄나무 순들을 따며 다시 임도를 건너서 무인지경의 숲으로 들어가 막 나오기 시작하는 당귀와 곰취들을 보며 무성한 엄나무 군락지로 들어간다.
다시 잘록이안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엄나무순과 두릅들을 따고는 나무 등걸에 앉아 찬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대덕산 갈림길을 두리번거리며 가파른 암 능들을 지나 한적한 하일산(1167.6m)으로 올라가지만 산중은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기억나는 멧돼지 목욕탕을 지나서 산죽들을 헤치며 주왕지맥이 얼마 안 남은 숲을 올라가다 문득 지겨운 마음이 들어 바위에 앉아 맥 놓고 남은 술을 마시며 한동안 멍을 때리다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돌아가기로 한다.
찬란한 봄날에 짝이라도 찾는지 정겹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올라왔던 길 따라 가평동으로 내려가서 쉼터 벤치에 누워서 기다리다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돌아가 평창역 앞 단골 편의점에 앉아 찬 캔 맥주와 즉석 라면으로 요기를 한다.
밤이 되어 썰렁해진 공기를 느끼며 20시 9분 기차를 마냥 기다리다 19시 9분 기차인 것을 확인하고는 놀라서 역으로 뛰어가 벌써 떠나버린 승차권을 반납하고 한 장 남았다는 20시 9분 입석표를 끊어 임자 없는 특석에 앉아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온다.
첫댓글 캬~선수를 빼앗겼네요
아직은 조금 이를텐데요?
아니요~~ 날이 따뜻해서인지 적당하고 딱 좋았습니다...요새 잘 먹고 있습니다. 향도 아주 진해요...
@킬문 저는 먼저형님이랑 갔던
보장산 초입에서 왕창뜯어왔어요.ㅎ
사진이 단촐하네요. 하일산은 첨 들어봅니다.
매년 가는 곳입니다...
몇번 갔던곳입니다.
두릅나무가 많이 보였었는데...초입이
가팔라서 하일산 정상서면 힘이
부치던데요.
명이나물 키우는곳이 있어서 괜한
오해도 받았던 하일산.
킬선생님이 봄맞이 나물산행을 홀로
하셨습니다.
내년엔 좀 델고 가 주셔요.
ㅎㅎ 봄이면 가는 곳인데 인적이 드물지요....
@킬문 저도 하일산을 가서 적이 실망했던 터라 별 볼일 없는 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보네요. ^^
매년 봄날의 즐거움을 주는 곳 중의 한 곳이지요...^^ 설악, 오대와 함께요.
나물로 배낭채우니 바로 스톱이네요.ㅎ
ㅎㅎ 시간이 많이 걸려서 다른 코스로 갈 수가 없어요...
가평동 버스 종점서
어디로 올라야좋은지 트렉 지도를
알려주시면 내년 봄날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엄나무순을 먹고 싶다는...분이
꽤 채근한답니다.
난...별로던데..쌉쌀하기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