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골리앗’ 김영현(31)이 과연 이종격투기 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아 속단은 금물이겠지만 씨름계에선 김영현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을 비교잣대로 삼아본 예측이다.
최홍만은 현재 K-1 월드스타로 자리를 잡을 만큼 격투기 무대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홍만과 김영현을 LG 씨름단에서 함께 지도했던 이기수 전 코치는 “파이터로서 자질을 놓고 볼 때 김영현이 낫다”고 전망했다. 이 코치는 과거 두 선수가 씨름에서 보여줬던 경기력. 체력. 승부근성 등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전제아래 “최홍만이 이종격투기로 진출할 때 보다 가능성을 훨씬 더 높게 점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김영현은 최홍만에 견줘 하체가 튼튼하고 악력이 세기 때문에 이종격투기의 기본인 킥과 펀치력에서 최홍만을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현의 이종격투기 진출 소식을 접한 이태현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함께 훈련중인 이태현은 국내 지인을 통해 김영현의 이종격투기 진출 소식을 접한 뒤 “씨름시절 김영현이 체력과 근성면에서 최홍만보다 훨씬 나았다”면서 “만약 이종격투기 무대에 모습을 나타낸다면 멋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현은 씨름인들로부터 훈련의 집중력과 성실성에서도 후한 평을 받았다. 최홍만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태웅회관 공선택 관장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훈련에 빠진 적이 없다”면서 “의지가 매우 강해 이종격투기 선수로도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격조건도 김영현에겐 큰 무기다. 217㎝의 신장과 150㎏대의 체중은 최홍만의 경우에서 보여지듯 이종격투기 선수로선 신이 내린 선물이다. 그 정도 체격이라면 장점을 뛰어넘어 최정상급 선수들도 제대로 된 타격을 함부로 구사하기 힘들다는 게 최홍만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김영현의 신장 217㎝는 최홍만에 견줘 불과 1㎝가 작을 뿐이다. 승부근성도 남다르다. 내성적이지만 ‘욱’하는 기질이 있어 타격전에서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씨름인들의 이구동성이다.
고진현기자 jhk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