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25.11.2 (일)
2 등반지 : 북한산 백운대 시인 신동엽길
3 등반형태 : 멀티 피치 클라이밍
등반장비 : 퀵드로우 2set, 캐머롯 1조
4 참석자 : 김재민 - 도우진 - 전은성 - 김영란
일몰을 넘어..
다소 낮아진 기온과 신선한 공기가 힘든 어프로치를 조금은 수월하게 해주었다.
1P는 첫볼트를 걸고 루트파인딩을 해보는데 발자리가 보이지 않던 중 볼트 바로 위쪽으로 움푹 패인 자리가 보였다. 반갑게 딛고 일어나 왼쪽 방향으로 딱지를 뜯으며 올라가다 보면 확보점을 맞이한다. 안도의 심호흡과 완료구호를 외친다. 다들 발자리가 없다고 볼트 따고 갔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난 볼트위 발자리를 찾은 것이다.
2P 밴드를 따라 걸어가서 중간에 .75 캐머롯 설치하고 끝부분 돌아 올라가는 10C 크랙 구간이 긴장감 있지만 잘보면 좋은 발자리를 찾을 수 있다.
3P는 완만한 침니 구간으로 스테밍으로 올라오면 나무옆 확보점이 넓어 편안하다.
4P 30m크랙구간으로 크랙에 발찍고 벽에 좋은 홀드 나오면 발 찍고 레이백으로 올라가면 수월하다. 올라오면 신동엽 테라스 도착. 여기서 잠깐 쉬면서 경치 감상하는데 해가 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어둡지 않아 빨리 5P, 6P 찍고 탈출하기로 했다.
5P 하단 크랙구간이 경사가 있지만 체력 소모가 크지는 않다. 크럭스는 윗부분 넓은 침니성 크랙 구간으로 진입할때 언더홀드 잡고 왼발만 딛고 오른발을 잠시 버려 발란스 잡고 넘어가야 하는데 이부분이 쉽지 않다. 두번만에 돌파하고 후등을 올리는데 모두가 힘겹게 넘어온다.
*탈출
5P 크럭스 구간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되었고 아직은 해가 지기 전이어서 전면 하강으로 탈출을 결정했는데 먼저 하강한 김영란씨가 다음 피치 확보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칠흑같은 어둠속에 고립되었다며 119 구조대를 불러야할 것 같다고 한다. 점점 더 추워지고 오한이 든다. 긴장하게 되는 순간 실수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먼저 한크랙에 현재 상황을 보고하고 팀원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당부하며 확보점을 찾아 하강한다. 볼트 하나하나 천천히 확인하고 등반라인을 복기하며 조심스럽게 내려가다보니 올라올때 보다 더 반가운 확보점을 발견했다. 하강완료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한명한명 내려올때마다 헤드랜턴을 올려 비춰줬다. 아마 김영란씨는 이쯤에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은 듯하다.
총 4번의 하강을 끝으로 바닥을 밟고나니 아찔했다.
걱정하는 한크랙에 무사히 내려왔음을 알리고 서둘러 하산한다. 도선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허웅영 회장님과 이정우가 기다리고 있다. 뒷풀이가 끝나고도 한참을 기다렸을 걸 생각하니 미안하고 마지막까지 기다려준 것에 너무 감사했다.
*교훈
지난 선등자들이 시간체크를 왜 그렇게 많이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낭만에서 위험으로 상황이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자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하고 타협하려 하지 말자.
첫댓글 두번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지만 생각보다 쉬웠음
담에는 빵잼 라인에 내가 합류해야 겠다.
총회에서 그 날의 기억을 새록새록 되새겨 봅시다...
이날 바람 많이불었던것 같은데..아찔한 상황에도 침착하게 잘 내려오셔서 다행입니다. 애쓰셨어요!
완전 알파인 경험했네. 위험한순간이 보이는데 팀을 안전하게 잘 이끌었네.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