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의 마지막 외식
밤하늘에 별들이 시가 되어 내리고
별이 사랑이 되지 못한 눈물이
길 위에 꽃이 되어 흩어지는
25일이 되면
손을 꼭 잡고 와서는
국밥 한 그릇을 먹고 가는 노부부가
있었는데요
"고기를 다 날 주면 임자는 뭘 먹누"
"내 걱정은 말고
영감이나 많이 들어요"
몸이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 그릇에
자신의 고기를 숟가락으로 덜어내고는
먹는 모습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할머니는
"저 여기…
.가위 좀 주시겠어요"
큼직한 깍두기를 잘게 잘라
할아버지 수저에 얹어 주며
"영감 많이 들어요 "
"임자도 바라보지만 말고 어서 먹어"
그렇게
메마른 눈빛으로 바라보던
할머니의 눈에 맺힌 눈물이 흘러
국밥에 간을 맞추고 있던 시간을 지나
고불고불하게 늙은 얼굴로
떠밀려 온 저녁을 걸어 나가는 뒷모습을
한참이나 서서 바라보던
국밥집 주인 부부는
가끔 머무는
시선 속에 행복이 있었다는 걸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고물을 주워가며
숨어 흘린 땀방울로 키운 자식들
소식은 지나는 바람에도 숨기고
싶어서였는지
삶과 삶 사이 그 어디쯤
끝이 보이는 인생의 한 귀퉁이에 서서
아픔을 품고 사는 늙음으로 조각난 하루를
폐지를 주워가며 티끌 모아 내 세상을 만들어가던 노부부가
어느 날부터인가
할머니 혼자 와서는
국밥 한 그릇을 시켜놓고
바라만 보다 가는게 아니겠어요
노령연금 받는 25일이 되면
두 분이 와서 먹는
국밥한 그릇의 행복으로 사시다
하늘에 별이 된 할아버지와
언제나 그랬듯
국밥한 그릇에 행복을 나누다
같은 슬픔으로 바람이 닦아놓은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내 죽는 그날까지
당신과 나눈 이 행복을 함께 하고 싶다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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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모음。
어느 노부부의 마지막 외식
첫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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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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