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옥광산
안중걸
내 고향은 춘천의 금옥길 옥광산 마을이다.
행정구역으로는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동면 월곡리로 420만평에 달하는 드넓은 광구에 30만 톤의 매장량을 지니고 있으며 국내 최대·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연옥 광산을 지닌 전형적인 농·산촌 마을이다
이 옥광산은 196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옥을 채취한 후 반지, 팔지, 목걸이, 비녀 등 다양한 장신구로 가공되어 판매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옥 목욕탕과 옥 찜질방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옥광산 갱내 300m 지하에서 용출되는 옥정수는 각종 미네날이 풍부한 알카리 환원수로 먹는 샘물은 물론 샤워시설과 옥탕, 옥 동굴 체험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옥이 인체에 효험이 좋다고 알려지자 옥 광산을 찾는 이용객이 날로 급증하면서 옥 목욕탕, 옥 찜질방과 함께 옥동굴 체험장이 성황을 이루었으나,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지난 2019년 8월부터 무기한 휴업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곳 옥광산이 개발되기 전인 1950-60년대의 유년시절, 나는 지금의 옥 광산터 냇가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고 물놀이를 하며 자랐다. 특히, 여름철에는 냇가의 큰 웅덩이에서 미역을 감고 이곳을 지나는 내 나이 또래의 여학생들에게 물장난을 치던 기억이 아련하다.
옥은 대부분 활석과 공생하고 있으며 활석은 일명 곱돌이라고도 불리는데 운동장 위의 흙에 글씨를 쓰면 선명하게 나타남으로 초등학교 시절 상급생들로부터 우리 마을의 활석을 주어오라는 강요를 받은 일도 많았다.
내가 성년이 되어 직장생활을 할 때, 옥 광산은 옥 장신구의 가공·판매와 옥찝질방 및 옥 체험장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춘천 씨티투어 관광코스에 포함됨으로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친구들과 어울려 저녁에 소주를 한잔할 때면 종종 내 고향 옥 광산을 소개하며 나는 어린 시절에 인체에 그리 좋다는 옥정수를 먹고 옥탕에서 미역을 감고 자랐으니 너희가 감히 이런 나를 당할 수 있겠느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였다.
1994년도에 우리나라 민유림 중에서 최초로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소재 화악산 기슭에 집다리골 자연휴양림을 조성하여 개장·운영하였다. 당시 본 휴양림 운영을 책임지고 있던 나는 당시 이상룡 도지사님의 배려로 우리나라보다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이 20여 년이나 앞선 일본의 자연휴양림 실태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마침 일본에는 국내 산림청 소속으로 일본에서 자연휴양림을 전공하며 연수 중인 K 사무관이 계셨는데 그는 내가 일본 휴양림 연수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가 방학 중으로 자기 공부도 할 겸 특별히 가이드 역할을 해주겠다면서 기념품으로 쓰겠다며 나의 고향에서 생산되는 옥 반지 2-3개만 사다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기술고시 출신으로 수습사무관 시절 강원도 산림정책과에서 나의 옆자리에서 같이 근무하여 내 고향을 잘 알고 있었다. 옥 광산에 들려 옥 반지를 살펴보니 그 당시 옥 반지의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여 부담되지 않는 것으로 3개를 구입하여 우리를 안내한 K 사무관을 통하여 일본 정부의 휴양림 관계관에게 기념품으로 드렸더니 자기 부인에게 갖다주면 평생 최고의 선물이 되겠다고 몹시 기뻐하였다.
2002년 강원도 산림관리과장 근무 시절, 일본의 산림사업 등 산림정책을 연수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NHK에서 방영한 우리나라의 ‘겨울연가’로 한류열풍이 최고조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배용준씨와 최지우씨가 남이섬에서 촬영한 포스터 10여 장을 얻어 일본의 산림관계관에게 전달하자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같은 해 가을 내가 강원도 산림정책과장 근무 당시에 강원도 산림과학연구원에 산림박물관을 건립하여 개관하였는데 당시 옥 광산의 사장님으로부터 보람있는 일을 하시겠다며 산림박물관에 전시할 축구공만 한 희귀한 옥 원석을 특별히 기증받아 박물관에 진열하여 이곳을 찾는 이용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그 많던 옥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옥의 채굴이 용이한 곳은 대부분 굴취가 끝나고 채취가 힘든 악조건의 지대만 남아 있다. 그뿐 아니라 근래 급격한 인건비의 상승과 안전사고 대책 강화에 따른 채굴에 어려움이 많아 근래에는 옥 채취보다는 옥 찜질방과 옥 체험장으로 전환하여 춘천의 또 다른 볼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제 지루하고 힘들었던 코로나 19의 위기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옛날의 일상으로 돌아가 내 고향 옥 광산이 다시 개방되어 옥 찜질방과 옥 체험장이 활기가 넘치고 춘천시민은 물론 춘천을 찾는 관광객의 힐링과 온 국민의 사랑받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 자리매김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