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을 앞두고 경북 상주 모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포도 선별·포장 작업이 한창이다. [추석 대목장 점검] 포도·멜론 캠벨얼리 농가 작목 전환 샤인머스캣 재배면적 증가 추석 명절도 예년보다 빨라 품질 낮은 포도 유통 우려 멜론 작황 좋아 물량 늘지만 수요 많은 대과는 품귀 현상 당도 등 품질 저하로 값 흐림 올 추석 대목엔 <샤인머스캣> 포도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된다. <샤인머스캣>이 인기 선물 품목으로 떠오르면서 재배면적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값은 출하량 증가로 전년보다 약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멜론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물용 대과 물량은 부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도, <캠벨얼리> 줄고 <샤인머스캣> 급증…지난해보다 시세 낮을 듯=추석 대목 출하량은 <캠벨얼리> 포도가 지난해보다 10∼20% 감소하고 <샤인머스캣>이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캠벨얼리>는 재배면적이 줄고 열과 피해를 본 반면 <샤인머스캣>은 성목면적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정진 경북 상주 모서농협 상무는 “올해도 <캠벨얼리> 농가가 <샤인머스캣>으로 돌아서는 현상이 지속된 데다 가을장마로 인한 열과 피해 규모가 전체 과원의 40∼50%에 이를 정도라 <캠벨얼리> 추석 출하량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샤인머스캣>은 재배면적이 대폭 늘면서 추석 대목 출하량도 5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용 충북 영동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은 “열과 피해로 <캠벨얼리>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대목장 본격화 전에 출하가 마감될 것”이라며 “반면 <샤인머스캣>은 추석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샤인머스캣> 수출량이 줄어든 것도 추석 대목장 출하량 증가 전망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상재 경북 상주원예농협 APC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샤인머스캣> 수출이 다소 주춤해진 만큼 내수 유통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샤인머스캣> 특품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봄철 언피해로 알 크기가 작거나 균일하지 않은 과실이 많이 발생해서다.
올 추석이 예년보다 이른 만큼 숙기를 채우지 않은 <샤인머스캣>이 조기 출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상필 경북 새김천농협 상무는 “올해는 상품성 있는 <샤인머스캣>이 밭떼기거래로 많이 넘어갔다”면서 “대목장을 노리고 정상 숙기보다 이른 시기에 수확해 품질 낮은 포도가 유통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추석 대목 포도값은 강세였던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이번 추석에도 <샤인머스캣>의 인기는 지속되겠지만 반입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년 대비 상자당 3000∼4000원 내외의 시세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동균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캠벨얼리>는 반입량이 적어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물량이 급증한 <샤인머스캣>이 <캠벨얼리>의 수요를 일부 흡수해 <캠벨얼리> 시세가 지난해만큼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멜론, 추석 물량 늘어도 대과 부족…시세 전망 ‘흐림’=추석 대목 <머스크> 멜론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폭염으로 일부 지역의 작황이 좋지 않지만, 재배면적이 증가한 데다 장마ㆍ태풍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해보다 생육이 양호해 추석 물량이 늘 수밖에 없다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김주명 충남 부여군지역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팀장은 “부여 일부 지역은 폭염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했지만 올해 수박 시설하우스를 멜론으로 전환한 농가가 많아 추석 대목 출하량은 지난해를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명절 수요가 가장 많은 대과(1.7∼2㎏) 물량은 품귀 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름철 폭염 영향으로 과 비대가 원활해 특대과(2.3∼2.6㎏) 이상의 비중이 높아져서다.
윤주형 멜론전국연합공선출하협의회장은 “추석 대목엔 선물용 8㎏ 한상자당 멜론 4수가 담기는 대과 수요가 가장 많다”며 “올해는 생육기 고온으로 일교차가 작고 일조량 많은 날이 지속되면서 대과 비중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출하량 증가와 품질 저하로 대목장 값 전망은 밝지 않다. 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머스크> 멜론은 8㎏ 상품 한상자당 1만6378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3만2162원보다 49%, 평년 대비 27%가량 낮은 값이다.
이달 둘째주 이후 선물ㆍ제수용 수요가 늘면서 시세가 반등하겠지만 지난해보다 약세를 띨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석철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추석 물량이 전년 대비 늘 것으로 보이는 데다 폭염 영향으로 네트 형성(외관 발현)과 당도 등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며 “상품성 좋은 물건이 귀해 등급간 가격 차이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주=이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