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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 하루빨리 ‘원팀’으로
자유일보
김용식
29일,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국무총리가 지명됐다. 많은 이들이 고사하는 탓에 4·10 총선 참패를 수습하고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비대위원장 지명에만 19일이 걸린 것이다.
국회에서 황 위원장과 호흡을 맞출 원내대표 선거 역시 당선된 중진들이 서로 피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는 새롭게 구성되는 국회 일정에 맞춰 5월 1일에 후보 등록을 받아 3일 당선자들이 투표를 진행한다. 그런데 후보 등록 하루 전까지도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이 없다. 의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워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부산 4선 김도읍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PK 출신의 4선 박대출 의원과 3선 추경호, 경기권 3선 송석준·김성원 의원, 충청권 3선인 성일종 의원 등도 후보로 거론은 되지만, 당사자들의 결심은 아직 없다. 영남권에서는 ‘도로 영남당’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22대 첫 원내대표가 되면 총선 참패로 어수선해진 당내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또 겨우 개헌 저지선을 넘긴 108석으로 강성 거대 야당을 상대하며 원 구성을 협상해야 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표결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까지 표명했던 것을 떠올리면,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이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가 단지 어렵고 복잡해서만은 아닌 듯하다. 원내대표 임기가 1년이기에 22대 국회 내에 선거에 나설 기회가 3번이나 더 있기 때문이다. 첫 원내대표가 골치아프고 책임까지 무거운 반면, 이후의 원내대표들은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와 2028년 총선에 임기가 겹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게 된다. 결국 이런 사사로운 생각에 사로잡힌 채 본인들을 태우고 표류하는 여당이 침몰하는 꼴을 지켜만 보는 꼴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는 ‘찐명 중의 찐명’이라 평가받는 박찬대 의원이 단독 출마해 ‘이재명 사당’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한몸으로 움직이는 거대 민주당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친윤 핵심’이라 비난받는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와 합의 추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론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았었기에 총선 참패의 책임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책임과 권한을 혼자 쥐고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비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더 큰 책임을 돌릴 수 없다. 이에 더해 간극이 벌어진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서 분열을 수습하고 일사불란한 ‘원팀’으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서 이철규 의원만한 인물도 없다.
벌써부터 거대 야당의 폭주가 예고된 22대 국회 임기 4년이 아찔하게 느껴진다. 이미 망쳐버린 총선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엉터리 공천으로 국회에 입성한 ‘초보 정치인들’을 하루빨리 수습해 야당과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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