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새벽 02시 48분.
: 세상은 온통 어둠속에 싸여있고
: 간간히 보이는 아파트 창문의 불빛은
: 이밤 나처럼 잠못 이루는
: 미련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려주기에
: 잠시나마 오늘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하여
: 후회를 멈추게 한다.
:
: 내가 이시간까지 잠 못이루고 있음은
: 우울해서도 아니고
: 그 누가 그리워서도 아니고
: 미련하다 못해 우둔하기까지한
: 오늘 하루의 바보스런 나의 행동때문이다.
:
: 그것은 다름 아닌 과식.
:
: 먹는 거에 원수진 놈처럼
: 이제 3시간후면 아침부터 먼길떠날 차비에
: 분주해야 할것을 뻔히 알면서도
: 왜그리 돼지처럼 냉장고 속을 비워버렸는지---
:
: 까스활명수를 먹어도 좀처럼 가라않지 않는
: 신뜨림과 배 아픔.
: 자고 싶어도 도저히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헛구역질.
: 세상에 나처럼 먹는 거 밝히며
: 소화제로 연명해가는 사람도 있을까 ?
:
: 낮에 본 아름다운 몸매의 댄서들을 부러워하면서
: 나도 노력하면 저들처럼 될 수있을거라고
: 쉼없이 스스로에게 다짐했었는데
: 작심 3일도 아니고 단 10분도 지나기 전에
: 난 냉동실의 이이스크림 한통을 거의 비워버렸다.
:
: 이제 또 다시 이런 바보스런 악순환은 절대로
: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 분명히 나는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까스활명수를 먹겠지.
: 도대체 난 왜 이렇게 먹는 걸 못 참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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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kg의 다비드 같던 내 몸매가
: 이제는 80Kg을 육박하는 드럼통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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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 옛날이여 ~
: 그 옛날 나도 뭇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 그 시절이 있었는데--
: 오늘따라 아니 매일 밤 그때가 너무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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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부터는 아니 오늘부터는 AB SLIDER를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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