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저주쯤으로 생각해요.” 어느 내과 전문의의 하소연. 고혈압은 약물로 조절해야 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 약을 먹는다는 것은 매일 아침 이를 닦고 일과를 시작하듯 고혈압 환자에겐 일상이 된다. 그러나 ‘평생’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에 보통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약 때문에 몸이 더 망가지진 않을까, 다른 의존증이 생기진 않을까, 혹시 제약회사의 음모는 아닐까 하는 것들. 의사들이 미신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부 약재의 재료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뉴스까지 나오면서 이런 의심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혈압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을 통해 적정 혈압으로 낮추지 않으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주변에 고혈압 환자가 많은 흔한 병이라고 해서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신장을 고장 낸다. 신장병은 고혈압을 유발하지만 반대로 고혈압도 신장에 이상을 일으킨다. 또 안과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만병의 원인.
혈압이 높아진다고 하면 보통 뒷목을 잡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제로 상당히 혈압이 높은데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혈압계를 통해 본인의 혈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혈압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보건소나 병원뿐만 아니라 약국 등에 전자동 혈압계가 설치된 곳이 적지 않다. 그저 한 번, 팔만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