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에서 분기 피반령을 거쳐 팔봉산과 은적산을 지나 금강에서 맥을 다하는 46.6km의 산줄기가 팔봉지맥(八峰枝脈)이다.
높이 1~200m 내외의 잔구성 산지로 이루어진 이 지맥의 중심봉 은적산에 국조 단군을 기리는 단군성전(檀君聖殿)이 있다.
은적산(恩積山 205.7m)은 저산(猪山)이라고도 불렸으며, 멧돼지의 은혜에 대한 전설이 전한다.
은적산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
은적산 정상부엔 비지정문화재인 저산성(猪山城)이 있다고 하였으나 확인하지 못했다.
자료에는 ‘청주의 서쪽 30리에 있으며, 석축성으로서 둘레는 545척(尺)이고, 성안에 우물이 1개소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테뫼형 산성으로 백제, 신라, 고려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망덕산(望德山 175.7m)은 해동지도에 그 이름이 나오며, 큰 덕(德)을 바라본다는 이름으로 이 산에 망덕사가 있었다 한다.
학천산(鶴天山 167,5m)은 망덕산과 가까은 거리에 있으며, 하늘을 나르는 학의 형세여서 이름지어졌을 것.
팔봉지맥과 갈라진 후 올라선 마봉산(馬峰山 173.3m)은 임진왜란 때 일본인이 쇠말뚝올 박았다하여 ‘말봉’, 또 산정상에 말무덤을 썼다하여 ‘말봉(馬峰)’이라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아미산(蛾眉山 139.8m)은 세종시와 경계를 이루어 이곳을 지나면 세종시 권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촘촘이 세워진 ‘세종시계 둘레길’이정표엔 ‘밀양박씨오충정려’로 안내하고 있다.
세종시계 둘레길은 총 12구간으로 이 구간은 ‘11구간 급제의 길’이다.
아미(蛾眉)는 누에의 모양처럼 아름다운 미인의 눈썹을 말한다.
정상엔 전설을 담은 비석과 이층 팔각정(아미정)이 있고, 벤치와 운동기구도 있다.
이 비석에는 높을 ‘아(峨)’자를 써서 ‘峨眉山’이라고 되어있어 의아하다.
양세오충각(兩世五忠閣)은 세종시 연동면 예양길에 있는 조선시대 건축물.
20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세종시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재지정되었다.
안내판에는 ‘밀양박씨 오충정려(密陽朴氏 五忠旌閭)’로 소개되어 있고, 비각의 현판에는 ‘五忠閣(오충각)’이라 새겨져 있다.
‘양세(兩世)’는 부모와 자녀의 두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한 집안에서 부모와 자녀 다섯 명이 나라에 충성을 하였다는 뜻.
이 비각은 박천붕((朴天鵬, 1545-1592)과 그의 네 아들을 기려 세워진 정려이다.
날머리인 ‘미꾸지마을’은 아미산 능선 끝에 있는 마을이라 ‘미(眉)끝’에서 유래되었을 것.
마을 앞 ‘미호천(美湖川)’의 이름도 바로 이 ‘미꾸지마을’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 통설이다.
‘미꾸지’를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미곶진(彌串津), 연기군지도(1899년)에서는 미곶진(美串津), ‘조선지지 자료(1910년대)’에서는 미호진(美湖津)과 미호천으로 바뀐다.
그렇게 ‘미곶진(美串津)’이 ‘미꾸지’로 변한 것.
2022년 11월 3일.
코스: 연궁교회-생태교-은적산-유두고개-망덕산-학천산-50번 지방도-마봉산-아미산-91.4m-미꾸지-양세오충각(4시간)
궤적.
9km가 조금 넘는 거리에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고도표.
미리 준비한 표지기.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연정리 134-4'를 입력하여 '연정1리 마을앞' 정류소 옆에 버스를 댔다.
정류소는 연정1리 마을앞.
우사 옆...
마을길로 들어간다.
뒤돌아 본 모습.
고갯마루에서 우측 잘 닦여진 산길이 본격 들머리.
지맥은 연궁교회 뒤로 이어지지만 우리들은 네이버지도가 안내하는 정규 등산로를 따랐다.
임도급 수준의 산길.
잘 관리되는 무덤군을 지나고...
철망 사잇길로 이어가면...
다시 가족묘.
왜 뜬금없는 곳에 은적산 코팅지가 붙었노? 그 이유는 오래가지 않아 밝혀졌다.
정상부엔 이러한 표식을 붙일 공간이 마땅찮았기 때문으로 나의 표지기도 산길에다 달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
승용차는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고...
곧이어 목장승과...
비석들이 있는 곳에 오른다.
살짝 돌아 올랐더니 팔작지붕의 제법 커다란 건물.
홍익재(弘益齋)다.
은적산 정상부의 제법 널따란 마당엔 이화정(理化亭)정자와 솟을삼문(배달문)이 있고...
외삼문인 홍익문 안으로...
3칸 맞배지붕의 단군성전이 있다.
'국조단군환검지비'와 단군상. * 환검(桓儉)은 단군을 신격화하여 이르는 말.
안내판.
정자에서 식사 중인 일행들에게 냉막걸리 한잔을 얻어마시고 배달문 앞 돌계단으로 내려가 홍살문을 벗어난다.
배달문.
현판의 글쓴이는 '양촌(陽村) 신영휘' 선생.
이화정 안내판.
이화정.
돌아나오는 한옥 앞마당에 진열된 장독.
내려서는 길은 목장승과 비석들 앞의 묘지 있는 곳이다.
나의 표지기도 이곳에다 걸었다. 정상부에 걸었다간 일주일도 못버틸 것이기 때문.
처음엔 제법 반듯한 길이었다가 나중엔 눈치껏 치고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만난 동래정씨 무덤.
무덤에서 내려가는 길은 반듯.
그러다가 다시 논을 가로질러 좌측 낮은 산자락으로 붙는다.
유동고개 직전 무덤가 양지바른 곳에 일행들이 점심보따리를 풀었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동작이 굼뜬 내가 보따리를 풀자 일행들은 우루루 자리를 틀고 있어나 버렸다.
우동고개를 가로질러...
다시 낮은 능선에 접속...
널따란 길을 이어가자...
이윽고 망덕산.
'준·희' 표지판을 지나자...
5분여 만에 학천산에 닿는다.
학천산 표지판.
50번 지방도에 내려서...
우측으로 살짝...
저산1구 표석을 지나...
다시 풀숲을 쓸며 성큼 산으로 올라선다.
조성중인 공단을 내려다보며...
밋밋한 산길을 오르다...
좌측으로 팔봉지맥을 흘려 보낸다.
철책을 잠시 따르면...
마봉산.
준비해간 표지기.
운동기구를 지나자...
곧 아스팔트도로에 내려선다. 'ㅗ'자 갈림길에서 정면으로 난 아스팔트를 200여m 걸으면...
세종시계 고개마루에 전원주택 분양이라는 선전물이 붙었다.
안으로 들어가...
벌목지대를 지난다.
돌아본 모습.
청주시와 세종시의 경계인데, 인허가는 어디에서 났을까?
(돌아본 모습) 누에의 눈섶처럼 아름답다는 아미산이 이처럼 망가져도 되는가.
산사태날까 겁난다.
체육시설이 있는 아미산에...
오석(烏石) 빗돌이 서 있고, 빽빽이 전설이 기록되어 있다. 표석엔 '누에 아(蛾)'자가 아니고 '높을 아(峨)'자를 썼다.
눈섶(眉)처럼 아름다울 필요가 없어서 온통 파헤쳐지고 있었을까.
전설.
낙엽이 깔린 아미산정에는...
2층 정자(아미정)가 있고...
세종시계둘레길 11구간 이정표도 있다.
이정표의 '밀양박씨오충정려'를 따라...
내려선 뒤 정면에 보이는 세멘트 포장 임도로 다시 고개로 붙을 것이다.
산등성이에 한옥과 우람한 노거수가 눈에 들어와...
들여다 보았더니...
영선문(迎先門) 안으로...
팔작지붕의 예곡재(禮谷齋)다. 예쁜 문살 무늬에 눈길이 갔으나 아무런 자료가 없으니 알길이 없다.
임도를 따라 산등성이를 타고...
'밀양박씨오충정려'를 따른다.
촘촘이 붙은 '세종시계 둘레길' 이정표.
체육시설을 지나...
마을로 내려서니...
우리 버스가 길가에 주차해 있다.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어서인 것.
오충각은 내려가는 마을길 우측에 있다.
뒤돌아 보는 내려온 길. 좌측 나무들이 성긴 잘록이에서 내려왔다.
정자와 비각이 나란히 서 있다.
오충각의...
비석을 문살틈으로 살펴보았다. ';양세오충기적비(兩世五忠紀績碑)'다.
'충신통훈대부행한성참군밀양박공천붕지려' 영종정묘팔월.
박천붕(朴天鵬)이 임진왜란 때 청주 의병장 조헌의 종사관으로서 영규대사와 협력하여 왜적을 쳐부수는 등 의병으로 활약하다가 청주 상당산성에서 전사하였고,
그의 아들 원겸(元謙), 인겸(仁謙),
예겸(禮謙), 의겸(義謙) 네 아들은 병자호란 때 전사하였는데 양 세대로 이어진 충정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안내판.
버스를 다리 건너 어디쯤에 댈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나 무리였던 듯.
길가의 안내판과...
세종시 둘레길 11구간 '급제의 길' 안내판.
청원군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승격(급제)한 지역임을 상징하여 '급제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