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전10권의 내용과 사상*
중국 송대의 능엄경 주석가인 장수자선(長水子璿, 965~1038) 스님의 해석에 의하면
‘대불정(大佛頂)’ 3자는 이 경의 법체(法體)이며
‘여래밀인수증요의(如來密因修證了義)’ 8자는불과(佛果)를 나타내며
스스로 깊은 수행의 성과로써법을 설해 중생을 이익케 한다는 의미이며,
‘제보살만행수능엄(諸菩薩萬行首楞嚴)’은성불의 행(行)을 널리 닦아
자타의 수행을 구족한다는뜻이라고 한다.
또 경의 제목인 ‘수능엄(首楞嚴)’은 범어 Suramgama의 역어로서
미세한 번뇌를 단절하며,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능엄경은 원돈(圓頓)의 가르침을 가장 잘 나타내준 경전의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의 순서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화엄경"을 설하여 근본을 정립하셨고,
다음엔 "아함경"과 "방등경", "반야경"을 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근기에 맞추어 수행하도록 하셨고,
마지막으로 "법화경"을 설하여 실상을 나타내 보이셨다.
그러면 이 "능엄경"은 언제 설해진 것인가?
경전의 내용으로 보아 반야경과 법화경의 중간에 설해진 것으로
‘여래의 밀인(密因)’과 ‘보살의 만행(萬行)’이라고 할 수 있는,
즉 수행하여 깨닫는 법을 가장 자세하게 나타내 준 경으로
대승의 극치를 설한 경전이다.
제1권에서는
부처님의 제자 "아난존자"가 걸식수행 도중마등가녀(冕伽女)의
환술(幻術)에 이끌려 계율을 잊고 애욕에 빠져들뻔한 문제를 제시한 다음,
그 애욕의 번뇌와 업에서 벗어나는 길을설하는 부처님의가르침으로부터시작된다.
부처님은 아난존자에게, 항상 머물러 있는 참다운 마음[常住眞心]과
본성의 본래 청정한 실상[性淨明體]을 일깨워 주기 위해
마음의 존재에 관한 7문 7답을 전개한다.
이것이 유명한 칠처징심七處徵心으로,
재내(在內), 재외(在外), 잠근(潛根), 장암(藏暗), 수합(隨合),
중간(中間), 무착(無着)의 칠처징심(七處徵心)이다.
이 칠처징심의 문답은 주객내외의 집착에 의해서
마음을 고정적으로 파악하는 상념을 타파하는 법문이다.
즉 능엄경은 중생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번뇌의 근본을
추구하고일체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의 작용임을 설하고,
이 청정한 본체를 체득하지 못하면
비록 일체의 보고 듣고 느끼는 것-견문각지(見聞覺知)을 멸했더라도
법이니 번뇌니 하는 분별[法塵分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제2권에서는
각성(覺性)을 밝혀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아난과 바사닉왕을 비롯한 대중들은 지금까지
바깥 경계에 이끌려 번뇌의 환영(幻影)에 집착해 온 것을 반성하고
신심(身心)의 진망(眞妄)과 허실(虛實), 생멸(生滅)과
불생멸(不生滅)의 관계에 대해서 부처님께 여쭙는다.
여기서 부처님은 항하(恒河)의 비유를 들어
현상계는 생멸변화 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현상을 보는 마음 그 자체는 불생불멸임을 설하신다.
아난과 대중들은 “색신(色身)에서 산하대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묘하게 밝은 진심(眞心) 중의 물(物)이다.”라고
설하시는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의혹이 사라진다.
부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오음(五陰)은 허망하여
인연(因緣)도 자연(自然)도 아님을 말씀하신다.
제3권은
육입(六入),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
칠대만법(七大萬法 ; 地大, 火大, 水大, 風大, 空大, 見大, 識大)이
모두 여래장묘진여성(如來藏妙眞如性)이라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아난과 대중들은 몸과 마음이 평안하고 번뇌가 없는 경지를 얻어
각자 마음이 시방에 두루함을 깨닫는다.
즉 시방세계의 모든 것이 마치 손바닥에 한 물건을 올려놓고 보는 것과 같아서
일체 세간의 모든 물상이, 곧 일체중생의 청정한 본래 마음임을 깨닫고
게송을 지어 부처님의 깊은 법은(法恩)을 찬탄한다.
제4권에서는
“여래장묘진여성(如來藏妙眞女性)이 본래 청정하거늘
어찌하여 산하대지와 같은 유위상(有爲相)이 생겨났는가?
또한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사대(四大)가
각각 시방에 두루하다면 어찌하여 서로 떨어짐이 없이 포용하고 있는가?
라는 "부루나존자"의 의문에 대하여,
부처님은 모든 세계와 중생 그리고 업과業果가,
서로 상속相續하고 있음을 말씀하시고,
중생들이 미혹에 덮여 있는 이유에 대하여,
미망迷妄과 공화空華의 비유로써 말씀하신다.
즉 각성覺性은 원래 주관과 객관이 끊어진 것이나
망념에 의해서 주관과 객관이 성립되고,
여기서 전개되는 객관세계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4대에 의한
중생이 생겨나고 탐욕이 일어나
살생, 도둑질, 사음 등이 윤회의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유명한 미치광이 "연약달다"가‘머리를 두고, 머리를 찾는
비유’가 나온다. 이는 중생이 깨달음을 등지고,
번뇌를 추구하는 모순되고 허망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된다.
제5권에서는
거친 번뇌와 미세한 번뇌를 영원히 끊는 방법을 설하시고
생사윤회의 근본도 우리들의 육근(六根)이며
해탈열반의 원인도, 우리들의 육근(六根)에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근진(根塵)이 같은 근원이며
속박과 벗어남이 둘이 아니라고 설하신다.
또한 육근의 미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매듭의 얽힘과 푸는일 에 비유한다.
즉 육근에 비유되고 있는 여섯 개의 매듭을 모두 풀고 마침내는
매듭의 바탕이 되는 하나의 수건까지도 없는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해탈의 경계라고 한다.
또한 부처님은 아난으로부터
말세의 수행자가 닦아야 할원통법문(圓通法門)에 관해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부처님은 직접 설법 하시지 않고 법회에 모인
여러 대비구와 보살들에게각기 깨닫게 된 수행방편을 말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능엄경"의 25원통이다.
25원통은 육근, 육진, 육식, 칠대를 종합하고
각각의 수행방편을 설한 것이다.
제6권에서는
25원통 중 마지막 원통인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에 관해서 설한다.
관세음보살은 자신의 수행방편인 이근원총에 대해 밝히면서
항하사겁 전에 출현하신 관세음 여래로부터
문(聞), 사(思), 수(修), 삼혜(三慧)를 닦으라는 가르침을 받고,
수행한 결과 위로는 시방제불의 본각묘심과 합일된 자력(慈力)을 얻었으며
아래로는 시방의 일체 육도중생(六道衆生)을모두 평등한 자비로써 구원한다고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문수보살의 25원통은우열과 전후 차별이 본래없지만,
사바세계에서는 귀를 통하여 듣지 않으면 안 되므로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이 가장 적절한 수행방편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문수보살의 견해를 인정하셨다.
또한 아난이 "마음 닦는 법칙"에 대해 질문하자
부처님께서는 내섭(內攝)과 외섭(外攝)으로써 구분하시고
내섭에 있어서는 섭심(攝心)으로 계(戒)를 삼고
계를 바탕으로 선정이 일어나고
선정을 바탕으로 지혜가 생기므로
이 삼학(三學)을 고루 닦아야 한다고 설하셨다.
제7권에서는
중생의 깊은 숙업을 멸하기 위해서는신주(神呪)를 독송해야 함을 강조하고,
"능엄주"를 외우는 도량의 작법(作法)과 행사의 순서를 설한다.
여기서 설해지는 신주를 능엄주(楞嚴呪)라고 하며이
"능엄주"를 지송하는 공덕을 열거한 후,
아무리 무거운 죄업을 지었거나,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수없는 "금강장왕보살"의 가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제8권에서는...
불삼매(佛三昧)를 성취하기 위한 삼점차(三漸次)와
초간혜지(初乾慧地), 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사가행(四加行), 십지(十地), 등각(等覺),
금강묘혜(金剛妙慧), 묘각(妙覺) 등...
깨달음 경지의 등위인 57위를 밝히고, 본 경의 다섯가지 명칭을 설하고 있다.
제9권과 10권에서는
중생이 업력에 따라 태어나는 색계(色界) 18천(天)과
무색계에 대해서 설하신다.
또한 중생의 수행과 정(定) 중의 바르고 그름을 알려주기 위해서
오음(五陰)이녹아질 때, 나타나는 50가지의 마경(魔境)을 밝히고있다.
이를 50변마장(辯魔章)이라고 한다.
끝으로 이 경을 수지하는 해설하는 공덕을 설하면서
능엄경의 전체를 끝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