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33
천자문222
동봉
0801갖출 구具Possess
0802반찬 선膳side dish
0803밥 손飱Supper
0804밥 반飯Cooked rice
쥐산순판具膳飧饭jushansunfan
-정성들여 만든음식 맛있게드니-
(입에맞아 허기진배 채우면됐지)
0801갖출 구具Possess
갖출 구具 자는 뜀틀 구具 자입니다
나는 늘 뜀틀을 생각하면서 외웠으니까요
여덟 팔八 부수에 뜻모임 문자입니다
두 손으로 상에 물건을 담아 바치는 모습과
물건의 품목을 뜻하는 눈 목目의 합자입니다
위에 얹은 것을 자개 패貝로 보기도 하지요
물건을 공급하여 모자라지 않게 함이며
갖추다, 갖추어짐으로 점차 변해 왔습니다
갖출 구具 자에 담긴 뜻은
1. 갖추다, 갖추어지다, 구비하다
2. 온전하다, 족하다
3. 모두, 일일이, 함께, 다 같이
4. 자세히, 상세히
5. 차림
6. 그릇, 연장
7. 설비, 준비
8. 힘, 기량 따위입니다
갖출 구具 자는 이름씨 뒤에 붙어
기구, 용구의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시체의 수효를 세는 단위이기도 하며
불보살상을 셀 때도 쓰는 단위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성씨의 하나지요
이《千字文》에서는 반찬을 갖춤이겠지만
나는 갖출 구具 자를 보면서
갖출 구具 자를 따로 독립시켜 놓으면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여기겠구나 싶습니다
갖출 구具 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맨 아래의 여덟 팔八자는 발이고
발 위의 한 일一 자는 받침대가 되겠네요
위 설명대로 손과 손에 든 쟁반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쟁반이든 받침대든 간에
그 위에 올려놓은 4개의 칸이 무엇일까요
뜀틀처럼 생긴 모양인데 4칸이 쌓여 있습니다
콩즈선생께서 한참을 보다가 중얼거렸습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 그래, 인의예지입니다."
옆에서 있던 붓다가 말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자비희사慈悲喜捨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지나가다 들른 아리스토텔레스가 보더니
"이는 물과 불과 바람과 흙입니다.
세상은 이들 4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을 온전하게 갖추었습니다 허허!"
먼저 와 있던 붓다가 놀라면서 얘기합니다
"어. 그거 내가 이미 발표한 설인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예를 갖추며 말했습니다
"붓다께서는 하신 말씀이 많으시니
이 4가지 요소설은 제게 양보하십시오."
"그럼 그렇게 하세요 아리스토텔레스 선생!"
가장 늦게 들어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오른손 엄지와 집게를 펴서 턱을 괴고는
"이는 자연을 움직이게 하는 4가지 힘입니다
맨 아래칸에는 중력重力이 들어있고
아래서 둘째 칸에는 전자기력이 들어있으며
아래서 셋째 칸에는 핵의 약력이 들어있고
맨 꼭대기 칸에는 핵의 강력이 들어있습니다."
라며 좌중을 둘러보았습니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의 법칙과
라쇼몽羅生門 효과가 반짝 빛났습니다
나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아! 궁금하여라!
저 갖출 구具 자 안에는
뭐가 들었기에 갖출 굿具잘까? 하고ㅡ
같은 뜻을 지닌 글자로는
俱 : 갖출 구/함께 구
倶 : 갖출 구/함께 구
備 : 갖출 비
备 : 갖출 비
俻 : 갖출 비
偹 : 갖출 비
僃 : 갖출 비
該 : 갖출 해/마땅 해
该 : 갖출 해/마땅 해
晐 : 갖출 해
賅 : 갖출 해
賌 : 갖출 해
赅 : 갖출 해
辦 : 갖출 판/분별할 변
辧 : 갖출 판/분별할 변
釆 : 갖출 판/분별할 변
弁 : 갖출 판/고깔 변
僎 : 갖출 선/돕는 사람 준
諨 : 갖출 복
咃 : 갖출 타
犕 : 소 이 갖출 비 자 등이 있습니다
0802반찬 선膳side dish
반찬 선/선물 선膳
육달월변月에 꼴소리 문자입니다
살, 몸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부수와
소릿값 착할 선善 자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육달월月이 변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아
채소반찬이 아니라 고기반찬입니다
우리는 밥이 주식이고
반찬은 주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가 밥 살께"라고는 있는데
"내가 반찬 살께"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아예 그런 말이 우리말에는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서양에서도 반찬은
메인 메뉴가 아니라 side dish입니다
동서양의 문화가 같아서일까요
그런데 영양소를 분석해 보면
밥이 더 많고 반찬은 적은 게 아닙니다
만약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있다면
반찬이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습니까
밥은 밥대로 영양소가 들어있고
반찬은 반찬대로 종류따라 영양소가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밥보다 반찬을 챙기라고 합니다
반찬은 결코 side dish가 아닙니다
이 반찬 선膳 자에 담긴 뜻은
1. 선물
2. 반찬
3. 생육
4. 희생 고기
5. 음식
6. 먹다
7. 올리다, 드리다
8. 조리하다, 요리하다 등입니다
반찬 선膳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饌 : 반찬 찬/지을 찬, 여섯 냥 선
馔 : 반찬 찬/지을 찬, 여섯 냥 선
篹 : 반찬 찬/반찬 전/대 제기 산
饍 : 반찬 선/차려낼 찬
䉵 : 반찬 찬/지을 찬
籑 : 반찬 찬/지을 찬
餸 : 반찬 송
䐍 : 반찬 추 자 등이 있습니다
0803밥 손飱Supper
저녁밥 손飱으로도 새깁니다
밥 식食 부수의 꼴소리 문자이고
밥 손飧은 밥 손飱의 와자訛字입니다
와자라면 잘못된 글자란 뜻인데
과연 어디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밥의 뜻 먹을 식食=식飠부수와
소릿값으로 뼈 발릴 알歹를 썼습니다만
이는 약자에서 보여주듯 저녁 석夕자입니다
바로 이 점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나
오히려 와자가 여기서는 본 뜻을 지닙니다
밥은 밥이로되 밤참을 가리키는 뜻입니다
어떤《千字文》은 말은 밥 손湌 자를 썼습니다
이 저녁밥 손飧에 담긴 뜻은
1. 저녁밥
2. 밥
3. 익힌 음식
4. 말다
5. 음식을 권하다
6. 먹다 따위가 있습니다
이 밥 손飱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喰 : 먹을 식, 밥 찬, 물말이할 손
湌 : 먹을 찬, 말은 밥 손
飡 : 저녁밥 손, 먹을 찬
䬸 : 밥 찬, 물말이할 손
餐 : 밥 찬, 물말이할 손
飧 : 저녁밥 손 등이 있습니다
0804밥 반飯Cooked rice
밥 반飯 자는 밥의 대표적인 글자입니다
밥식변食에 돌이킬 반反 자며
꼴소리 문자, 또는 뜻모음 문자입니다
밥 식食 자는 사람人이 선량良해짐입니다
불교에서는 식사 때 오관게五觀偈를 외는데
오관게 가운데 가장 마지막 게송이
위성도업 응수차식爲成道業 應受此食입니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받을 자격을 떠나
도업을 이루기 위해 이 음식을 받는다는
수행자로서 꼭 필요한 조목을 담고 있습니다
선량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음식을 받는다는 게 좀 억지스럽습니다
다소 구차한 '관게觀偈'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요
음식을 먹으면 선량한 사람이 되고
먹지 않으면 선량한 사람이 되지 못합니까
으레 주림의 고통이 오고 험악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보면 만물의 영장 사람이라고 해서
마음 닦고心修 몸소 행하는躬行 자라 해서
동물보다 나을 게 하나 없는 것입니다
맹수猛獸 중의 맹수인 사자도 배가 부르면
눈앞의 먹잇감을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악어나 뱀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배가 부르면 아무리 좋은 먹잇감이라도
미리 죽여서 재어놓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미리 챙기고 재어놓았다가
배고플 때 하나씩 꺼내어 먹겠지요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재어둠입니다
먹을거리만 재어두는 게 아니라
입고 쓰고 지니고 볼거리까지 재어둡니다
몸과 관련된 것뿐만이 아닙니다
땅을 사서 재어두고 빌딩을 사서 재어둡니다
사람人이 어질어지기良 위해 먹는다食고요
맹수의 왕 사자도 악어도 뱀도 독수리도
배가 부르면 살생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어질어지기 위해 우선 배를 채웁니다
절집 안 수행자의 오관게 중 마지막 게가
도업을 이루기 위해 음식을 받는다는 말은
구차한 듯 보이나 음미해 보면 실로 명언입니다
밥식변食의 돌이킬 반反 자가 밥 반飯입니다
돌이킴이란 스스로를 돌아봄입니다
사람人으로서 밥食을 먹기食는 먹되
정말로 어질어良지기 위함인지
자신을 돌이켜反 보라는 게 밥 반飯 자지요
그러고 보면 옛사람들이 글자를 만들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구나 싶습니다
밥 식食 자 한 자에도 철학이 담겨 있는데
게다가 돌이킬 반反 자를 옆에 붙였으니
밥 반飯 자에는 중첩철학이 담긴 셈입니다
식당작법의 도업道業과는 연관이 있겠습니까
으레 도업과 연관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업業은 하드웨어니 잠시 미루고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도道란 무엇입니까
어렵게 생각할 게 없습니다
타오이즘Taoism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고
뭔가 대단히 심오한 게 있을 것 같지요
라오즈老子 철학의 알맹이가 타오道이고
그 타오에 관한 가르침이 도교道敎인데
그렇게 보면 밥을 받고 이루려는 도업이란
라오즈의 가르침 곧 타오이즘일까요
라오즈의 타오를 빌려 불교를 해설했으니
불도佛道이지 라오즈의 도는 분명 아닙니다
그런데 라오즈의 철학인 타오이즘이든
불교에서 말하는 불도이든 도道는 길입니다
도道가 곧 길 도道 자인 까닭입니다
길이란 사람이 다니는 길이요
동물들이 오가는 길이요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요
열차가 전철이 지하철이 다니는 길입니다
바다와 강에는 배가 다니는 길이 있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 있으며
태양계에는 행성이 도는 길이 있고
행성 주위로는 위성이 도는 길이 있습니다
궤도를 벗어나면 뜻밖의 사고를 일으킵니다
도업道業의 도道도 역시 길입니다
사람으로서 먼저首 걸어갈辶 길이 도道입니다
사람으로서 소중하게首 걸어갈辶 길입니다
사람으로서 고고하게首 걸어갈辶 길입니다
사람으로서 반듯하게首 걸어갈辶 길입니다
사람으로서 신중하게首 걸어갈辶 길입니다
사람으로서 청렴하게首 걸어갈辶 길입니다
성문聲聞에게는 사제팔정도의 길이 있고
연각緣覺에게는 십이연기의 길이 있고
보살菩薩에게는 육바라밀의 길이 있고
제불諸佛에게는 대자대비의 길이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많이 어려워지지요?
이 밥 반飯 자에 담긴 뜻은
1. 밥
2. 식사
3. 먹다
4. 먹이다
5. 사육하다
6. 기르다 등이 있습니다
이 밥 반飯과 관련된 한자로는
饣: 밥 식의 간체자
飰 : 밥 반과 통하는 자
饭 : 밥 반의 간체자
餐 : 밥 찬
䬸 : 밥 찬
喰 : 밥 찬/먹을 식
食 : 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
糪 : 밥 벽
饔 : 아침밥 옹
胏 : 밥찌꺼기 자/허파 폐
糷 : 밥 지을 란, 란
䬯 : 서로 만나 밥 먹을 념, 염
燀 : 밥 지을 천
糇 : 마린 밥 후
䊡 : 밥의 윤기 만
镏 : 밥 뜸들 류, 유
餿 : 밥 쉴 수
冟 : 잘못 지은 밥 석
返 : 돌이킬 반 자 등이 있습니다
식사 후에
우리절 비트차
한 잔씩 어떠실까요?
10/02/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아프신 몸으로 어김없이 가르쳐주시는 훌륭한. 가르침을 볼일 보러가는 버스안에서 익히고. 배운다 존경하는 님의글 닫기도 아까워라. 이제 내려야 하기에 닫아야 하네요 감사합니다
삼현행 보살님. 오는 일요일은 열일 제치고 오십시오